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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해도 내 얼굴 알아볼까? 애플 페이스ID의 원리는?


  • 안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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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1-07 11:35:53

    2017년 11월 3일 아이폰X이 미국에서 출시 되었다.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나온 이 제품은 전작인 아이폰7이나 함께 나온 아이폰8에 비교해 다른 점이 많다. 디스플레이가 IPS에서 AMOLED로 변경되었고 화면이 더 커졌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홈버튼과 터치 ID의 제거였다.

    터치 ID가 없어지면서 아이폰X의 인증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애플이 선택한 것은 얼굴 인식이었다. 페이스 ID라는 얼굴 인식 인증시스템을 탑재하였다. 기기에 화면을 꽉 채우기 위해 홈버튼을 삭제하고, 화면 상단에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을 장착하며 얼굴 인식을 인증 수단으로 선택했다.

    보통 얼굴 인식은 지문 인식보다 보안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애플은 페이스 ID가 터치 ID 못지않은 강력한 생체 인증 시스템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과연 페이스 ID는 어떻게 동작하는지, 터치 ID를 대체할 만한 기술인지 이제부터 확인해보자.



    얼굴 인식 기술이란?

    사람이 가진 고유한 생체 정보들을 이용해 신원을 인증하거나, 개인을 구별하는 것이 바로 생체 인식 기술이다. 얼굴, 목소리, 지문, 정맥의 패턴, 홍채 등 다양한 고유 정보를 보안의 열쇠로 쓰는 것이다. 얼굴 인식은 문자 그대로 얼굴을 열쇠로 사용한다.

    얼굴인식이 처음으로 나온 것은 수십 년 전이었다. 하지만 얼굴을 인식하려면 정면을 바라봐야 하고 인식 실패가 많아 보안성이 더 높은 지문인식에 밀렸다. 그러나 최근 기술 발전으로 인식 방식이 진보하면서 인식률과 보안성이 높아져 다시 주목받고 있다.



    얼굴인식 과정

    그렇다면 얼굴 인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얼굴인식은 크게 두 가지의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 단계는 얼굴 부분의 인식이다. 사진이나 영상의 데이터에서 얼굴이 어디인지 구분해 내는 것이다. 데이터에서 얼굴 부분을 찾아 추출하는 것을 얼굴 인식을 위한 필수적인 단계이다. 얼굴을 구분해 내기 위해 다양하게 확인을 한다. 얼굴의 피부색 정보, 얼굴의 구성요소인 눈 코 입 등의 위치추정, 눈 코 입의 구성 각도 등을 차례로 확인해 얼굴인지 아닌지를 추측해낸다.

    하지만 피부색은 다양하며, 촬영 각도에 따라 눈 코 입의 위치나 구성 각도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얼굴 검출에는 유사 하르 특징(Haar-like features)이 사용된다. 사람 얼굴의 명암에는 패턴이 존재한다. 두 눈과 그 사이의 미간을 보면 눈은 어둡고 미간은 밝다. 눈과 코를 보면 역시 눈이 어둡고 코가 밝다. 이런 여러 가지 패턴의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의 차이가 특정 값을 넘어가면 사람 얼굴에 대한 유사 하르 특징이 있다고 판단해 얼굴을 특정해낸다.

    두 번째 단계에서 그 얼굴이 누구의 얼굴인지 감별하거나 등록된 얼굴과 일치하는지 검사한다. 얼굴을 인식해 특정하기 위해서는 얼굴의 주요 부분인 눈, 코, 입의 거리와 모양을 이용해 판별한다. 하지만 각 부위를 정확히 추출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모자나 안경 등의 장애물이 있으면 정확한 인식이 어렵다. 그래서 가장 많이 쓰인 것이 주성분 분석법이다.

    얼굴 이미지들에 대한 고유의 값을 구하여 고유성분 얼굴들을 추출하고, 이 값을 주어진 입력 얼굴 이미지의 값과 비교해 일치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조명이나 표정 변화에 따른 얼굴의 변화를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선형판별 분석이나 독립성분 분석 등 다양한 알고리즘이 나왔고 이용되고 있다.


    애플의 페이스 ID

    아이폰X에 탑재된 얼굴인식 기술인 페이스 ID는 기기의 전면에 장착된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을 이용한다. 이 시스템은 전면 카메라만이 아니라 적외선카메라, 투광 일루미네이터, 근접 센서, 주변광 센서, 도트 프로젝터로 이루어져 있다.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은 사용자 얼굴을 30,000개 이상의 점으로 입체적으로 스캔하고 이를 저장한다. 스캔한 정보는 아이폰 X의 A11 바이오닉 칩에 내장된 듀얼 코어 뉴럴 엔진이 등록된 얼굴 정보와 비교한다. 뉴럴 엔진은 초당 6,000억 회 이상의 연산 작업이 가능하다. 얼굴인식 처리에 인공지능 학습을 이용했다. 10억 개의 얼굴 샘플로 훈련을 시켜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였다. 그리고 적외선 카메라로 어두운 곳에서도 페이스 ID를 사용할 수 있다. 꼭 기기에 얼굴을 정면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 편안하게 기기를 보기만 하면 된다.


    페이스 ID의 장단점

    페이스 ID는 안경이나 모자를 쓰거나, 화장하고, 수염이 자라는 등 얼굴의 일부분이 가려지거나 변화해도 인식하는 데 문제가 없다. 인공지능 기계학습과 뉴럴 엔진을 이용하여 수염이 자라거나 살이 찌거나 빠지는 등 얼굴이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학습하기 때문에 문제없이 인식한다.

    그리고 자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이 페이스 ID로 내 아이폰X를 잠금 해제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용 시 화면 주시 필요 옵션을 켜면 사용자가 눈을 뜨고 카메라를 봐야만 작동한다. 자고 있거나 의식을 잃을 사람의 얼굴에 댄다고 해서 아이폰이 열리지 않는다. 얼굴 인식을 위한 원본 정보의 유출 또한 걱정이다. 페이스 ID의 30,000개 이상의 점으로 스캔한 얼굴 정보를 별도의 메모리에 암호화해 저장한다. 터치 ID 때와 마찬가지이다.

    다만, 애플은 13세 미만의 어린이 중 사용자와 얼굴이 닮은 쌍둥이나 형제자매의 경우 뚜렷한 얼굴 특징이 완전히 발달한 상태가 아니라는 이유에서 페이스 ID 대신 암호를 사용한 사용자 인증을 권장하고 있다. 그래서 페이스 ID가 아직은 불완전한 시스템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페이스 ID와 생체인식 기술의 미래

    기존의 터치 ID는 1/50,000의 확률로 다른 사람의 아이폰을 열 수 있지만, 페이스 ID는 1/1,000,000의 확률로 더 안전해진 보안 시스템이라고 애플에서는 이야기한다. 이전의 얼굴 인식은 단순히 영상을 분석하거나 특징을 세분화하여 분석했다면 페이스 ID는 더 입체적이고 세밀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 정교하게 인식한다.

    이제 스마트폰에 손대지 않고 보기만 해도 잠금을 해제할 수 있게 되었다. 음성인식인 시리까지 이용하면 두 손이 바쁜 상황에서도 문제가 없다.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양손에 자유가 생기는 셈이다.

    터치 ID의 등장 이후 스마트폰의 인증은 지문이 대세였다. 우려도 컸지만, 지문인식은 대중적인 기술로 자리 잡았다. 편리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페이스 ID의 등장이 얼굴인식을 대중적으로 자리 잡게 할 것인지는 아직 모든다. 기존 지문인식이 그대로 대세가 될 것인지, 다른 생체 인증이 등장할 수도 있다. 어쨌든 그만큼 생체인식이 안전하고 편리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기술 발전을 계속 기대해보자.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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