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3300·3400, A6-3500 추가로 탄력 받은 APU 라인업

AMD가 야심차게 내놓은 가속처리장치(APU)는 시장에 많은 파장을 불러왔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결합이 신선했기 때문이다. 결국 만날 수 없을 것 같던 두 처리장치가 한 방을 쓰게 되면서 판도는 조금씩 바뀌게 됐다. APU는 PC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통합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APU는 CPU와 GPU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는 점이 특징이다. 본래 따로 장착 했어야 할 두 제품이 하나로 합쳐지니 PC가 커질 이유가 없다. APU가 소형 PC 시장에서 각광 받는 이유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제품의 라인업이다. 초기 APU를 선보인 AMD는 A6, A8에서 각 하나의 제품을 구성해 선택의 폭이 좁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가격대 성능을 앞세운 APU 라인업이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듀얼코어부터 쿼드코어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확보한 AMD는 APU를 통해 틈새를 공략하면서 새로운 컴퓨팅 시장을 창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에는 새로 추가된 APU인 A4-3300·3400, A6-3500이 있다. 앞서 선보인 APU보다 저렴하지만 오히려 매력 넘치는 제품들이다.

 

◇ APU를 맛보는 쉬운 방법 A4-3300 = 가장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APU인 A4-3300은 듀얼코어 기반의 CPU에 라데온 HD 6410D 그래픽 프로세서를 합쳤다. 8만원이 되지 않는 가격에 접할 수 있는 이 제품은 가격대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가장 알맞다.

A4-3300 APU는 소켓 FM1 기반으로 A75, A55 칩셋 메인보드와 호흡을 맞추고 작동 속도는 2.5GHz다. 그래픽 프로세서의 속도는 443MHz. 전력 소모는 65W 수준으로 CPU와 외장그래픽을 따로 장착하는 것보다 적은 양의 전력을 쓴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래픽 프로세서는 160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를 지녔다. 외장 그래픽카드인 라데온 HD 6450과 동일한 수다. 다이렉트X 11을 지원하고 고화질 영상을 직접 가속해 CPU의 부담을 줄인다.

 

◇ 인상적인 ‘가격대 성능비’ 갖춘 APU A4-3400 = A4-3300 APU의 속도 업그레이드 버전인 A4-3400은 8만원대에 위치한 APU 제품이다. A4-3300과 함께 보급형 시장을 공략할 선봉장이 될 전망이다. 작동 속도는 2.7GHz, 그래픽 프로세서는 600MHz다.

이 제품의 매력 포인트는 단연 가격. 저렴한 A55 메인보드와 호흡을 맞추면 전체 시스템 구매 비용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외장 그래픽을 필요로 하지 않는 APU의 장점으로 시스템 크기가 작아지면서 보급형 데스크톱 못지 않은 성능을 발휘한다.

속도 업그레이드 버전인 만큼, 기본 사양은 A4-3300과 같다. 듀얼코어 구조를 하고 있고 라데온 HD 6410D가 장착된다.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멀티미디어 가속에 조금 더 유리하다. 실제 시장에서 A8-3850 다음으로 인기 있는 품목이기도 하다.

 

◇ 성능 조화가 눈에 띄는 APU. A6-3500 = 듀얼코어는 아쉽고 쿼드코어가 부담스럽다면 트리플코어를 한 번 생각해 봄직 하다. 과거 AMD가 내놓은 페넘II-X3 프로세서는 그런 틈새 시장을 잘 노려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 바 있다. APU도 마찬가지로 듀얼과 쿼드코어 사이에 트리플코어 제품을 배치해 라인업을 더 탄탄하게 가져가고자 했다.

A6-3500 APU는 트리플코어에 라데온 HD 6530D 그래픽 프로세서를 더한 제품으로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작동 속도는 2.1GHz이지만 터보코어를 통해 최대 2.4GHz까지 빨라질 수 있다. 터보코어는 애플리케이션 상황에 따라 여러 개의 코어가 필요 없는 경우, 쓰지 않는 코어를 끄고 한 코어에 속도를 집중시켜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내부에 담긴 그래픽 프로세서는 라데온 HD 6530D는 상위 APU에도 장착된 바 있다. 320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는 다이렉트X 11 기반의 3D 게임 및 고화질 영상을 부드럽게 처리한다. 10만원대 가격에 다양한 매력을 담은 점이 A6-3500의 최대 장점이 될 것이다.

더 강해진 ‘가격대 성능비’ 장점 충분히 갖췄다

▲ APU와 경쟁사 보급형 CPU의 평균 가격 및 제원을 정리한 표.

새로운 APU의 실력을 알아 볼 차례다. 이번 제품은 가격대 성능이 크게 향상된 점이 특징이다. 제품의 가격은 약 7~10만원대로 경쟁사 보급형 프로세서 제품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제품이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어떤 매력을 갖고 있을까?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 봤다.

게임 성능을 알 수 있는 3D마크 06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과 CPU 성능을 가늠하는 시네벤치 11.5, 인기 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블리자드사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엔씨소프트사의 아이온 등으로 성능을 비교했다. 모두 테스트는 기본 설정 하에 진행됐고 시스템은 각 플랫폼에 맞는 제품을 썼다.

표에 나타난대로 그래픽 처리 성능이 뛰어난 AMD APU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이 좋다기 보다 CPU 처리 성능도 중요하기에 전체적인 밸런스가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경쟁사 프로세서는 CPU 성능은 더 뛰어나지만 그래픽이 CPU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 가격대 성능비 AMD A시리즈 APU ‘우세’ = 테스트에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가격대 성능비를 계산했다. 결과는 CPU 성능 부문을 제외하고는 AMD APU가 우위를 보였다. 3D마크 06의 결과로는 경쟁사 제품의 절반 이상 수준의 가격대 성능비를 뽐냈고 일부 항목에서도 좋은 결과가 도출됐다.

▲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가격대 성능비를 산출한 결과, 테스트에 쓰인 APU들이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항목에서 3D마크 06은 A4-3300이 1점당 19원으로 가장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를 기록했다. A4-3400, A6-3500이 각각 20원, 21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경쟁사 제품은 48원, 52원으로 1점당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아이온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APU가 전체적으로 좋은 가격대 성능비를 보인 것.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A4-3300이 아이온에서는 A4-3400이 뛰어났다. 1프레임당 가격은 각각 2,876원과 4,102원이었다. 전체적으로 APU가 2,800원대에서 4,400원 수준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CPU 파워 측면에서는 경쟁사 제품이 뛰어났다. 시네벤치 11.5 테스트에서 경쟁사 CPU가 4만 3,000원에서 4만 4,000원대로 5만원대를 기록한 APU보다 뛰어났다. 그러나 전체적인 균형을 따져본다면 APU가 높은 만족감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 대체로 APU의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CPU 성능에서는 경쟁사 프로세서가 APU를 앞섰다. 그러나 전체적인 밸런스를 비교하면

APU 쪽이 더 메리트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 APU 대중화 서막 열린다 = 듀얼코어부터 쿼드코어까지 APU 라인업이 점차 촘촘하게 펼쳐지면서 다양한 패턴의 PC 구성이 가능하게 됐다. 만족감이 높은 A4-3300, 3400은 보급형 데스크톱 PC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고 트리플코어 기반의 A6-3500은 기존 APU의 고민을 덜어 줄 대안으로 부상했다.

5종으로 늘어난 A시리즈 APU가 시장에 줄 파급력, 아직은 미진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중·보급형 PC 시장에서 크기와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기 때문이다. 컴퓨팅 성능과 미디어 가속 성능 둘 다 갖춘 APU는 한 PC에서 많은 것을 누리려는 소비자에게 안성맞춤이다.

업무, 게임, 거실용 멀티미디어 PC 등 올라운드(All-Round)로 쓰기에 부족함 없는 탄탄한 성능을 갖춘 APU. CPU와 GPU의 완전한 통합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원하는 작업을 제약 없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컴퓨팅 시대를 이끌어 갈 것이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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