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서울 물난리로 본 재난방송으로서의 소셜미디어의 역할


  • 윤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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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7-28 16:00:27

    7월 26일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27일에는 새벽부터 엄청난 비를 뿌려대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28일 오전에도 장대비를 퍼붓더니 이제 좀 잠잠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우면산 산사태가 남부순환로를 덮친 일은 정말 상상하기조차 힘든 천재지변이었다. 이일 외에도 서울 물난리는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히고 있다.

     

    그런데 이번 물난리에서도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가 큰 활약을 펼쳤다. 특히 트위터는 비 피해 상황과 도로상황, 교통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이 정보를 서로서로 공유하면서 빠르게 확산시켜 나갔다. 각 지역 물난리 상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됐으며, 거주 지역의 상황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수시로 올리면서 다른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관계 중심인 페이스북에 비해 정보 전달과 확산의 속성이 강한 트위터의 속보 전달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대목이다.

     

     

    또한 유튜브를 통해서도 현재 상황이 발 빠르게 공유 됐다. 스마트폰 1,000만 명 시대에 걸맞게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찍은 동영상을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에 업로드하고 트위터를 통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

     

     

    특히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속보 전달의 측면에서는 트위터의 역할이 컸던 반면 자신의 상태를 지인들에게 알리는 데는 페이스북의 역할이 컸다 할 수 있다. 결국 빠른 확산이냐, 관계를 통한 전달이냐의 차이이다.

     

    이번 서울 물난리를 겪으면서 소셜미디어의 위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감탄하다가 끝낼 일이 아니다. 위기상황에서 소셜미디어의 재난방송으로써의 역할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도 정부주도의 논의가 필요하다. 이번 서울 물난리 트위터 생중계에서 문제점이 전혀 노출되지 않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가 확산되다가 시간개념이 상실되면서 이미 복구 작업을 마치고 정상화 된 도로가 아직까지도 침수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처럼 정보를 전달한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를 재난방송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정립하는 노력과 함께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e_security)에서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과 같이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국가 비상 사태 발생시 발 빠르게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도 갖춰져야 할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제 기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속보를 전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언론권력이 아니라 소셜권력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이번 물난리를 겪으면서 많은 학습이 이루어졌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학습을 바탕으로 소셜미디어 기반의 보다 정교한 대국민 재난방송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기대해 본다.


    베타뉴스 윤상진 (genie.y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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