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2011년 IT업계 트렌드는? 효율성과 시장 확대


  •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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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1-30 08:16:34

    새해 들어 인텔과 AMD는 새로운 GPU 통합형 CPU를 출시하고 소비자 시선 끌기에 한창이다. 2011년 PC, 태블릿, 스마트폰, e북 리더 시장은 어떤 흐름으로 진행될까? 분야 별로 정리해 봤다.

     

    새로운 CPU, 2011년 PC 시장을 뜨겁게
    PC 업계는 히트상품이 적었던 2010년을 뒤로 하고, 2011년 새로운 CPU로 산뜻하게 출발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 대상의 PC 판매가 호조를 이어가면서 2009년 이후 거의 정체에 가까웠던 기업 클라이언트 PC 부분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우XP 기술 지원이 종료되는 이후 업그레이드 수요까지 겹칠 경우 새로운 CPU와 플랫폼 판매 확대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인텔과 AMD는 새로운 CPU를 내놓고 대기 수요를 기다리고 있다. 인텔은 2011년 주력 제품으로 샌디브릿지를 정식 발표했다. AMD는 지난 1월 4일 CES에서 저전력 기반의 밥캣 코어의 새로운 플랫폼 브라조스를 내놨다.

     

    = 샌디브릿지라는 개발 코드명으로 불리는 '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인텔 샌디브릿지는 CPU와 GPU를 동일 다이에 집적한, 32나노 High-k/Metal Gate 공정으로 만든 프로세서다. 이른바 Tick-Tock 모델의 Tock(마이크로 아키텍처의 개선)에 해당하는 제품으로 후속 아이비브릿지(Ivy Bridge, Tick, 제조 공정 개선)과 함께 인텔 이스라엘 디자인 팀이 담당한다.


    인텔은 1세대 코어 프로세서 클락데일과 애런데일을 시작으로 프로세서에 그래픽 기능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는 서로 다른 다이에 위치하는 CPU와 GPU/메모리 컨트롤러를 하나의 패키지에 묶은 것일 뿐, 동일한 다이에 CPU와 GPU를 집적한 것은 샌디브릿지가 처음이다.

     

    GPU가 CPU보다 높은 제조 공정을 적용하던 기존과 달리 샌디브릿지는 제조 공정이 같다. 그에 따른 소비 전력 하락 및 성능 향상과 함께 4개의 코어를 탑재한 노트북까지 출시될 예정이라 인텔의 기대가 크다.


    샌디브릿지는 또한 ‘Quick Sync Video’ 기능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Quick Sync Video는 샌디브릿지의 미디어 기능 전반을 지칭하는 것으로 그 가운데서도 하드웨어 기반의 MPEG-2와 MPEG4-AVC/H.264 대응 비디오 인코더 지원은 범용성보다 효율성을 중시한 결과로 풀이된다.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AMD 퓨전
    한편, AMD가 내놓은 플랫폼(개발 코드명: 브라조스)은 새로운 프로세서 ‘AMD C’ 시리즈(온타리오, 1~2 코어, TDP 9W) 혹은 'AMD E' 시리즈(자카테, 2코어, TDP 18W)를 기반으로 한다. AMD C/E 시리즈는, 새롭게 설계한 전력 절약형 밥캣 코어의 CPU와 다이렉트X 11 호환의 GPU 기능을 하나의 다이에 통합한, AMD가 ‘APU’라 부르는 AMD 퓨전 제품이다.

     

    = AMD는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라는 GPU 통합형 CPU를 내놓고 모바일 시장에 재도전한다.


    인텔 아톰 CULV 클래스를 타깃으로 하기에 브라조스 플랫폼(AMD C/E 시리즈)을 샌디브릿지 혹은 노브툭 전용 플랫폼 ‘휴런 리버(Huron River)’의 대항마로 볼 수는 없다. 과거 AMD는 기본적으로 서버전용으로 개발한 프로세서 코어(개발 코드명 ‘Stars’ 코어 혹은 ‘Greyhaund+’)를 데스크톱PC나 노트북용으로 변경, 이용해 왔다. 그 결과 노트북의 경우 성능은 둘째 치고, 인텔 제품과 비교해 배터리 구동 시간은 짧고 뜨겁다는 인식이 사용자 사이에서 팽배했다. AMD는 서버용과 완전히 다른 디자인의 밥캣 코어로 그러한 인식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


    2011년 중반 서버 및 고성능 데스크톱PC전용으로 출시될 새로운 ‘불도저’ 코어 역시 독특한 위치를 확보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2개의 코어로 페치나 디코드 등을 공유하는 불도저는 순간 최고 성능보다 효율성을 중시한다.

     

    현재 AMD의 메인 스트림 프로세서는 동일한 클록의 경우 인텔 메인 스트림 프로세서와 비교해 60~70%의 성능에 머무른다. 이미 3년이나 흐른 구시대 코어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고, 시장에서 AMD 6코어 프로세서가 보급형으로 판매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AMD는 불도저 역시 코어 성능 향상에 크게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다. AMD는 보다 효율성을 중시하고, 이는 에너지 효율은 물론 트랜지스터 효율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요컨대, 인텔 대비 코어 다이 면적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정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크기는 대개 정해져 있다. 코어 면적이 작으면, 같은 다이에 집적할 수 있는 코어 수는 증가한다. 늘어난 면적에는 코어 또는 GPU 자리로 할애할 수 있다.

     

    아마도 AMD는 같은 제조 공정을 전제로 했을 때 인텔 대비 코어 성능은 뒤떨어져도, 코어수를 곱한 전체 성능에서 앞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혹은 통합 GPU의 기능에서 앞서고자 할지도 모른다. 코어를 줄이면 제조 단가는 물론 소비 전력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밥캣 코어를 이용하는 브라조스 플랫폼이 노트북에서도 비교적 보급형 시장을 타깃으로 하듯이 불도저 코어 역시 서버 시장의 저가형, 2소켓 서버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이는 이 시장의 규모가 크기 때문이고, AMD로서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사업 전략으로서 바람직한 움직임이다.


    문제가 있다면 기존의, 특히 'AMD 팬'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지금까지 AMD 프로세서를 지탱해온 것은 이른바 조립PC 사용자로 성능 지향적이다. 그러나 코어수가 많은 프로세서는 반드시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에서의 성능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불도저 코어를 이용한 데스크톱PC전용 프로세서의 최초 제품 ‘잠베지’는 2011년 2사분기 등장할 전망이다.


    AMD는 밥캣 코어와 불도저 코어 두 플랫폼으로 CPU와 GPU의 융합, 그간 준비해온 퓨전 전략을 추진한다. 단순히 동일한 다이에 CPU와 GPU를 집적하는 것이 아닌 연산 자원이나 메모리 공간까지 통합해, 결과적으로 명령을 하나로 통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2011년에 출시되는 프로세서들은 그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2011년 태블릿, 스마트폰, e북 리더는?
    별다른 히트상품이나 이슈가 없었던 PC업계와 달리 태블릿, 스마트폰, e북 리더 등 모바일 분야는 수많은 제품들로 시선을 끌었다. 모바일 운영체제 싸움은 더욱 더 그러했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iOS와 안드로이드는, GUI 환경의 인터넷 접속을 기본 지원한다. PC로 할 수 있는 작업의 6할 정도를 커버하는 능력을 갖췄다. 장기적으로는 나머지 4할은 인터넷 환경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 올해에도 수많은 화제를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e북 시장은 콘텐츠나 디바이스, 서비스가 충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를 극복하는 기업 혹은 그룹이 성공하겠지만 진정한 승자가 탄생될지는 의문이다. 단말기마다 다른 DRM, 각 그룹에 따른 콘텐츠 형태를 둘러싼 e북에 회의적인 거대 출판사 등 풀어야 할 숙제는 산적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e북 시장의 미래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성장을 더디게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 2010년은 애플 아이폰4와 갤럭시S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장이 열렸다.


    2010년 가장 많은 화제를 낳고 실제로 판매된 상품은 스마트폰이다.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삼성전자 갤럭시S와 애플의 아이폰4다. 특히 iOS로 불리는 아이폰 OS는 완성도가 높고, 사용하기 편리하다.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 유통의 아이튠즈 스토어/앱 스토어 제공으로 모바일 생태계를 확립한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아이폰/iOS를 뒤쫓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삼성전자, HTC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다양한 단말을 발표해 판매량은 꽤 많지만 OS뿐만 아니라 앱 유통 흐름에서 애플에 미치지 못한다. 완성도로 iOS를 따라 잡아 추월하는 것이 아니라, 개방성을 앞세워 또 다른 방향으로 진화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지금의 안드로이드에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사가 영화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은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이 두 회사와 달리 한 때 스마트폰 시장의 주역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리는 희미하다. 미국과 유럽에서 윈도폰7을 출시했지만, 시선을 끄는데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2011년 스마트폰 시장은 어떠한 방향으로 흘려갈까. 아무래도 전반기까지는 지난해처럼 다양한 기종이 출시되고 시장은 커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이유는 스마트폰이 휴대폰이기 때문.

     

    휴대폰은 흔히 말하는 ‘노예제도’가 있고, 대다수 사용자는 2년 동안 사용해야 한다. 또, 신규개통은 쉽지만(비교적 저가형) 기기변경에는 인색하다(비교적 고가). 현재 사용자의 상당수는 6개월 미만 사용 기간으로 어느 정도의 주기로 새로운 제품을 구입할지 궁금하다.


    2년 단위의 사용 계약은 현재 속도로 계속 성장하는 것을 방해한다. 이러한 휴대폰 시장의 관례가 스마트폰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2011년 어떻게 표면화될지 궁금하다.

     

    = 2010년은 태블릿 시장이 본격화된 해였다. 사진은 애플 아이패드


    그 점을 생각하면 스마트폰과 동일한 OS를 탑재하면서, 반드시 계약조건이 필요치 않은 태블릿은 매우 흥미로운 존재다. 안드로이드 2.x가 태블릿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 현재는, 애플 아이패드가 독보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만 이 문제가 해소되고 다양한 제조사로부터 최적화된 버전의 안드로이드 OS(안드로이드3.0)를 탑재한 태블릿이 출시되면 재미있어질 것이다. 노트북에 버금가는 히트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뒤처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태블릿 전용 OS로 윈도우7을 밀고 있는데, 이는 태블릿이라기보다 태블릿PC에 가깝다. 태블릿PC는 전용 애플리케이션 부족하고 사용형태는 노트북과 별반 차이가 없다. 소비자는 PC와 다른 장르의 제품으로 태블릿을 요구하며 그런 이상, OS가 PC와 같아서는 안 된다. 어느 쪽이 좋다는 것이 아닌 다른 제품이 필요함에도, 거기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대처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는 얘기다.


    한편, 미국 경제지 ‘포천’은 아이패드 1년을 짚어주면서 올해 출시될 태블릿만 110종에 이른다고 전했다. 애플이 오는 4월 아이패드2를 내놓을 경우 태블릿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베타뉴스 이상우 (oowoo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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