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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보다 먼저 방향 튼 ECB...“일부 위원들, 금리인하 신호 너무 강했나 후회”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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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6-07 15:18:37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발빠르게 통화정책 방향을 바꾸면서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다만 ECB는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여기에 ECB의 일부 위원들은 금리 인하 신호를 너무 강하게 줘서 입장을 바꾸기 어려웠다고 후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유럽중앙은행(ECB)의 일부 위원들은 금리 인하 신호를 너무 강하게 줘서 입장을 바꾸기 어려웠다고 후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이하사진=©연합뉴스

    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CB 일부 위원들은 금리인하에 관해 너무 명확하게 메시지를 보낸 데 유감을 표했다. 몇몇은 금리인하가 기정사실로 돼 있지 않았다면 다른 결정을 내렸을 수 있다고도 말했다. ECB는 이날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했으며, 동결 소수의견은 1명뿐이었다.

    ECB는 일찌감치 금리인하 깜빡이를 켰다. 그러나 최근 들어 물가 상승 압박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오면서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물가상승률이 내년 중반까지 목표(2%)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ECB의 전망이 의심을 사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ECB 위원들이 7월 18일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ECB가 9월과 12월에 두 차례 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초 ECB가 5회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금리 결정 위원회에서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매파 위원들은 경기 반등으로 높은 금리가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ECB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일부 위원들은 임금 인상률과 서비스 물가 등을 고려할 때 다음 달에 금리를 또 내릴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ECB의 금리 인하가 비둘기파적이지는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제 위기 조짐이 없는데 통화완화 정책을 펼친 것은 처음이고, 연준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도 특이하다고 말했다. 특히 성장률, 임금, 서비스 물가 등의 지표가 모두 금리인하를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ECB가 올해는 9월에 한차례 내리는 데서 끝낼 것으로 보고 있다. ECB가 금리인하에 적극적이라거나 연준과 다른 방향으로 너무 멀리 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이 2년 여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이 언제쯤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지에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미국 연준이 이를 따라 곧바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미국의 물가나 임금, 경기 변화 추이 등이 유로존과 다르며, 따라서 금리인하 시기도 다를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첫 금리인하로 예상하는 시기는 각종 경제지표 동향에 따라 매일 시시각각 달라지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9월을 점치는 이가 가장 많다.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CB에 이어 미국 연준까지 금리 인하에서 나설 경우 이를 외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전망이 제각각인 상황이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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