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치솟는 아파트 인기, 외면받는 빌라시장…보증보험 완화로 균형 찾을까


  • 곽정일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24-05-21 08:40:58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올해 주택 거래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반면 빌라시장은 더욱 침체의 늪에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전세보증보험 완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거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 비중은 75.8%로 정부가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비아파트 거래 비중은 24.2%로 2006년 조사 이래 가장 작았고, 이 가운데 다세대·연립의 비중은 2022년 25.5%에서 지난해 15.4%, 올해 1분기 14.9%로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22~2023년 부동산 하락 당시 전세 사기사건이 많이 일어난 빌라 시장이 침체되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12월 인천 미추홀구, 서울 강서구, 경기도 부천 등의 빌라 전세 사기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한 것에 더해 정부도 빌라에 대한 보증보험 가입요건을 까다롭게 해 가입이 되지 않자 더욱 사람들이 빌라 등의 주택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전세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22년 당시 전세사기 대량 발생 당시 '전세보증보험의 문턱이 너무 낮아 도덕적 해이를 만들었다'라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전셋값이 공시가격의 126%(집값은 공시 가격의 140% X 전세가율 90%) 이하일 때만 가입이 가능하도록 전세 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했다.

    최근 빌라는 공시가격이 많이 하락했는데 거의 매매가격의 절반 수준정도인 경우가 많다. 결국 전세보증금이 빌라 공시가격의 126%를 넘어서는 경우가 허다하게 나온 것이다. 전세보증보험의 가입이 안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정부는 일단 공시가격의 126%, 이 비율은 내린 지가 얼마 안 됐으니 건들지 않고, 대신 집값에 해당하는 계산 공식을 좀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공시가격과 함께 감정평가도 같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공시가격으로 먼저 계산하고 감정평가는 뒷순위로 하게 했다. 예전에는 빌라 주인이 감정평가회사를 찾아가 부탁해서 감정평가를 자의적으로 받아 집값을 뻥튀기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전으로 돌아가느냐'라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감정평가업체를 엄격하게 선발해 제한된 업체가 감정한 것만을 채택한다는 방식을 택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감정을 좀 과도하게 한 감정평가사 업체는 감정평가업체협회가 추천한 업체 리스트에서 제외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아예 임대인이 감정평가회사를 고르지 못하게 하고, 평가업체를 선정하는 권한을 아예 주택도시보증공사한테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방안에 대해 반론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감정평가업체를 다시 등장시킨다는 것인데, 그 감정이 뻥튀기 됐는지 안됐는지에 대한 시비 구분도 쉽지 않을 뿐더러, 제한된 업체가 감정한 것을 채택한다는데 그 업체를 어디로 선정할 것인지, 그리고 선정에서 제외된 업체들의 항의는 어떻게 할 것인지 그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