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0-01 16:50:11
풀HD를 넘어 2K, 4K 영상을 찾고, 128Kbps, 320Kbps 가량의 비트레이트를 갖던 MP3 파일은 손실을 줄인 무손실 음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최근 디지털 콘텐츠들은 고해상, 고용량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어지간한 고음질 MP3 파일의 용량은 약 10MB 가량이고 무손실 음원은 이것의 몇 배에 달할 정도로 묵직해졌다. 영상 또한 다르지 않다.
심지어는 촬영한 사진이나 이미지들도 고해상도가 주를 이루며 용량이 커졌다. 일부 고화소 스마트폰 카메라 이미지 파일 용량은 3~5MB 수준에 달하고 DSLR 카메라나 하이엔드 카메라들의 이미지도 2,000만 화소를 상회하면서 JPG 파일은 약 8~10MB 가량, 무압축 이미지는 20~30MB를 넘나드는 수준에 이르렀다.
덩달아 이를 담아두는 저장장치의 용량도 커지고 있다. 아직 시장의 주를 이루는 저장장치 용량은 1TB~2TB 수준이지만 시장에는 4TB 이상의 대용량 저장장치도 세를 늘려가고 있다. 그만큼 우리가 접하는 콘텐츠의 용량이 크고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굳이 많은 저장장치를 쓰지 않겠지만, 일부 PC 사용자는 연결할 수 있는 공간이 모자랄 정도로 저장장치를 연결해 쓰기도 한다. 그것도 모자라 더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찾아 떠난다. 웨스턴디지털의 WD60EZRX 같은 제품을 말이다.
웨스턴디지털 WD60EZRX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용량의 하드디스크(HDD) 중 하나다. 그 용량은 무려 6테라바이트(TB), 6,000기가바이트(GB)에 해당하는 용량으로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는 1TB 하드디스크의 6배, 2TB 하드디스크의 3배에 달하는 공간이다.
● 6,000GB… 상상을 뛰어넘는 대용량 하드디스크
6,000GB의 용량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대부분 소비자는 500GB~2TB 가량의 제품을 쓰고 있을 것이고 그 이상의 저장장치를 쓰는 부류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저장장치로 무엇을 얼마나 담을 수 있을까? 단순 계산을 해보니, 약 20GB 용량에 달하는 윈도우 운영체제를 300번 설치할 수 있다. 10GB 가량의 고화질 영상을 600개 가까이 담을 수 있으며, 10MB 가량의 사진 파일이라면 60만 장이 담기는 수준이다.
이렇게 계산하면 6TB 하드디스크의 저장공간의 위대함이 실감난다. 단일 장치로 저장공간이 크기 때문에 물리적인 공간 절약도 가능하다. 2TB 하드디스크 3개 설치할 공간이라면 이 녀석은 1개로 충분하다. 1TB 하드디스크로 같은 용량을 구현할 때의 물리적 공간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반면에 WD60EZRX의 외형은 지극히 평범하다. 여느 3.5인치 규격의 하드디스크 장치와 다를 바 없다. 대신 이 제품을 손으로 쥐어 들었을 때, 그 용량이 조금은 실감이 된다. 꽤 묵직한 무게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1TB~3TB 용량의 하드디스크는 600g대 무게를 지녔지만 WD60EZRX는 약 750g으로 더 무겁다. 인터페이스는 PC에 주로 쓰는 직렬방식(SATA)으로 6Gbps 규격에 대응한다.
이는 플래터나 부품의 탑재 수 차이에서 온다. WD60EZRX는 총 5장의 플래터를 품었다. 플래터(Platter)는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금속 원판으로 하드디스크는 이를 빠르게 회전시켜 데이터를 읽고 쓴다. 빠르게 돌리면 돌릴수록 속도가 빨라지지만 안정성과 발열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단점이 있다. 현재는 분당회전속도(RPM) 7,200 또는 일부 기업용에서 10,000~15,000rpm 상당의 고속 하드디스크를 쓰기도 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총 5장의 플래터는 단순히 나누면 장당 1.2TB의 용량을 가지고 있다 해석 가능하다. 한 장의 플래터에는 데이터를 읽고 쓰기 위한 두 개의 헤드가 자리하게 되므로 WD60EZRX의 내부 구성은 5플래터, 10헤드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일반적인 3TB 하드디스크가 4플래터, 8헤드로 구성되고 1~2TB 하드디스크는 그보다 더 적은 플래터와 헤드가 탑재되니 그에 따른 무게 차이가 손에서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부품을 탑재하고 빠르게 회전시키면 발열이나 안정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웨스턴디지털은 이를 인텔리파워(IntelliPower) 기술로 해결하고자 했다. 이 제품은 저전력과 저발열, 저소음 등에 초점을 맞춘 그린 라인업인데, 인텔리파워는 상황에 따라 지능적으로 플래터 회전속도를 변경해 성능과 효율을 높였다.
WD60EZRX는 플래터 회전속도를 5,400rpm에서 7,200rpm까지 자유롭게 변경한다. 소음과 발열을 위해서 천천히 회전하다가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불러와야 할 때 고속 회전으로 성능을 높이는 방식. 자연스럽게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고 발열이나 성능도 안정적으로 구현 가능하게 된다.
하드디스크는 헤드가 플래터 내에 위치한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불러오는게 관건. 이에 하드디스에는 최적의 탐색 속도를 능동적으로 계산하는 인텔리시크(IntelliSeek) 기술을 탑재했다. 빠르게 회전하는 플래터 속도를 통제해, 미리 움직이며 대기할 필요 없이 정확하게 데이터가 담긴 구역으로 헤드가 이동하는 식이다.
여러 장의 플래터가 탑재되고 낮다고 하지만 여전히 빠르게 회전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안전성 구현도 중요하다. 때문에 웨스턴디지털은 제품에 안전 견인(Stable Trac)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모터 샤프트가 플래터 양쪽을 고정, 회전할 때 발생하는 진동으로부터 부품을 보호한다. 또한 데이터를 읽고 쓰는 헤드가 플래터를 건드리지 않는 기술(노터치 램프 로드) 기술도 적용했다.
하드디스크나 SSD 등 대부분 저장장치에는 기기간 병목현상을 줄이기 위해 미리 데이터를 담는 캐시 메모리를 탑재한다. WD60EZRX에는 64MB 용량의 캐시 메모리를 달아 안정적인 데이터 읽기, 쓰기가 가능하게 했다.
이제 WD60EZRX를 PC 시스템에 연결해 어느 정도 성능을 내는지, 실제 용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봤다. 먼저 하드디스크에 연결해 초기화를 진행했다. 대부분 시스템은 6TB 용량을 가진 이 하드디스크를 알아채지만 일부 구형 시스템은 호환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최종 확인되는 용량은 5.45TB(5,588.9GB). 약 420GB 가량이 빠진 것으로 표기된다. 때문에 이것이 실제 하드디스크가 6TB의 용량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제조사 표기 용량과 운영체제간 표기 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하드디스크 제조사는 1000GB를 1TB로 표기하는 반면, 운영체제는 1MB를 1,048,576바이트(byte)로 계산해서 용량을 산정하기 때문에 실제 용량간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5.45TB로 표기되는 것도 이런 부분에 기인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오해하는 소비자들도 꽤 있지만 이 제품만 그런게 아닌 저장장치 전부 이러하니 큰 문제 삼을 필요는 없겠다.
이제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HD Tune 유틸리티를 구동했다. 하드디스크의 성능을 알려주는 것으로 최소/최대/평균 값을 알려준다. 먼저 읽기 성능을 확인한 결과, 최소 초당 77.7MB, 최대 176.5MB 가량의 전송속도가 나왔다. 평균 133.9MB의 전송속도. 대용량 하드디스크의 성능으로는 적합하다고 보여진다.
읽기 성능을 보자. 읽기보다는 다소 낮지만 비교적 무난한 모습이다. 최소 58.3MB, 최대 171.2MB를 기록했다. 평균 120MB의 쓰기 성능. 초기에는 성능이 나오지만 용량 한계에 접근하면서 성능이 하락하는 그래프를 그렸다. 10GB 용량의 단일 파일을 저장할 때, 약 2분 가량 소요되는 시간이다. 상황에 따라 다르니 참고만 하자.
● 어마무시한 저장공간에 한 번 담아볼래?
6,000GB의 용량을 담을 수 있는 웨스턴디지털 WD60EZRX. 굳이 비유하자면 1TB, 2TB 하드디스크가 승용차일 때, 이 제품은 마치 대형 승합차나 버스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무엇이든 그만큼 당신의 욕망(?)을 많이 채울 수 있다.
물론, 인터넷 최저가 기준 30만 원대의 가격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 수 있다. 동일한 브랜드의 4TB 하드디스크가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절반 가량이고 2TB 정도로 눈을 낮춰도 약 4개 정도는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다. 출시 시기가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인 가격은 높다.
마음만 먹으면 6TB의 공간을 채우는 것은 일도 아니지만, 이를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결국 선택과 가치의 차이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더 이상 저장장치를 연결할 단자나 공간이 없는 상황이라면 WD60EZRX는 충분한 해결 방법이다. 그게 아니라면 조금 귀찮아지더라도 비용을 절약해 동일한 용량을 구성하면 된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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