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터뷰

글로벌 칠러 시장 1위 위한 초석, LG전자 평택 칠러 공장 가보니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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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6-28 17:10:31

    2001년 칠러 사업에 본격 진출한 LG전자는 칠러 사업을 공조 사업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연평균 10% 이상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에 LG전자는 전북 전주에 있었던 칠러 공장을 지난 해 11월 현재 위치인 평택으로 옮겼다. 14만8천제곱미터에 달하는 대지 위에 들어선 사업장은 전주에 있던 공장에 비해 약 2.5배 넓다.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LG전자 칠러 공장은 주로 대형 상가, 오피스 시설, 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냉난방기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주요 생산 품목은 터보 냉동기, 흡수식 냉온수기, 스크류 냉동기, 공조기 등이다. LG전자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국내시장은 물론 글로벌 주요 시장에 공급한다.

    평택 공장은 제품의 설계부터 제작, 테스트, 출하에 이르는 전 공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지리적으로는 인근에 평택항이 위치하고 있어 수출 물량을 항구까지 운송하기 쉽다. 연간 최대 생산량은 냉동기 기준으로 1천 대 수준이다. 냉동기에 연결되는 실내기 등 부속 제품을 모두 포함하는 경우 2천 대까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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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공장 칠러 생산동(사진=LG전자)

    LG전자는 평택공장의 생산능력이 기존 전주공장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덕분에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도 적기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생산 설비를 확대하는 것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한국의 평택공장과 중국의 청도공장에서 칠러를 생산하고 있다.

    ■ 축구장 4개 크기 규모…로봇 공정 도입

    평택공장은 B2C 공조 사업을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생산동의 면적은 축구장 4개 넓이와 비슷하며 5개의 생산 구역에는 최대 50톤까지 들어올릴 수 있는 대형 크레인이 설치되어 있다. 칠러는 완제품의 무게가 최대 50톤에 달하는 제품으로 크레인을 사용해야만 옮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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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산 공정에 로봇 자동 용접을 적용했다(사진=LG전자)

    칠러는 100% 주문제작 방식이고 제품에 따라 용접 위치가 달라 공정 자동화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LG전자는 용접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평택에 있는 LG전자 생산기술원과 협력해 지난 3월 칠러 용접 로봇을 생산현장에 도입했다. 용접 로봇의 도입을 통해 작업자의 피로를 덜어 근무여건을 크게 개선시켰다.

    생산공정의 마지막 단계는 제품에 색을 입히는 도장 공정이다. 제품의 크기가 큰 만큼 도장 설비도 거대하다. 높이가 9m에 달하는 도장 설비는 최대 50톤 규모의 대형 제품까지 작업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에어리스 스프레이(Airless Spray) 방식으로 색을 입히는데, 고압 펌프와 건조 설비를 이용한다. 고압 펌프가 색상이 입혀진 미세한 입자들을 뿜어내는 방식으로 제품에 색을 입힌 후 열을 가해 건조시키는 원리다. LG전자는 도장 품질을 고르게 하기 위해 적정 건조 온도인 60℃로 유지해주는 자동화 건조 설비를 적용했다.

    에어리스 스프레이 방식은 조선소나 건설 현장처럼 대형 도장이 필요한 곳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제품 규모가 큰 칠러 생산에 최적화된 방식이다. 분진과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 셀 생산방식과 엄격한 성능시험으로 품질 높여

    LG전자가 생산한 칠러는 엄격한 성능시험을 통과해야 완성된다. 제품이 당초 설계한 대로 작동하고 최상의 성능을 내는지, 혹은 향후 있을지 모르는 오류를 사전에 테스트한다.

    제품의 신뢰성은 LG전자가 평택에 신공장을 지으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칠러의 특성상 생산 과정에서 생긴 작은 오차로 인해 실제 성능이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정확한 성능시험을 위해 생산공정 마지막 단계에 총 6개의 시운전 설비를 구축했다. 이 설비는 최대 3천냉동 톤(1냉동 톤은 24시간 안에 0℃ 물 1톤을 얼음으로 만드는 냉동 능력) 용량의 제품까지 자체적인 테스트가 가능하다.

    엄격한 성능테스트를 통과한 LG전자 칠러는 미국냉난방공조협회(AHRI)를 비롯해 미국기계기술자협회(ASME), 국제표준화기구(ISO) 등 여러 국제공인기관으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았다.

    생산현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공정이 컨베이어 방식이 아닌 숙련된 작업자들이 제품 하나에 대한 전체 공정을 책임지는 셀(Cell) 생산방식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칠러 생산은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맞춰 설계부터 생산, 검사, 시운전이 이뤄지는 점과, 제품의 크기, 생산공정 등을 감안하면 컨베이어 방식보다는 셀 방식이 적합하기도 하다.

    여기에 산업현장 작업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9년에 달한다. 신입사원이 교육을 마치고 생산현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려면 약 5년이 걸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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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러 연구 시험동(사진=LG전자)

    LG전자는 신공장을 지으면서 연구시험을 위한 전용공간을 새롭게 만들었다. 차세대 칠러 기술 확보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포석이다. 연구원들은 이곳에서 차세대 칠러 기술과 핵심 부품을 개발한다.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무급유 칠러 기술도 연구시험동을 거쳤다.

    LG전자 칠러선행연구팀장 정진희 수석연구위원(부사장)은 “평택공장은 칠러 개발과 생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며 “오차율‘제로’의 1등 품질을 앞세워 글로벌 칠러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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