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세계 과학 기술, '미·중 2강' 구도 선명


  •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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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6-13 04:42:10

    혁신의 원천이 되는 과학 연구 논문 분야에서 최근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기존 '미국 1강' 구도에서 '미·중 2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경제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문부과학성 소관 과학기술 진흥기구의 조사를 인용, 컴퓨터 과학 및 화학 등 4개 분야에서 중국이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어 중국이 주요 8개 분야를 미국과 나누는 형태가 되면서 기조 '미국 1강'에서 '미·중 2강' 시대에 돌입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과학 기술 예산이 급증한 것 외에도 해외 거주 중국인 연구자의 획득과 젊은 세대 교육 등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조사는 전 세계 학술 논문을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사용, 다른 논문에 인용된 횟수로 본 영향력을 분석한 것으로 인용 횟수가 상위 10%인 논문에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에 소속된 연구자의 멤버를 산출했다.

    그 결과, 2015년 현재 '컴퓨터 과학·수학' '화학' '재료 과학' '공학'에서 중국이 선두를 차지했고 미국은 '물리학' '환경·지구과학' '임상 의학' '기초 생명 과학'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약진을 상징하는 분야가 슈퍼 컴퓨터 및 암호화 기술 등 보안과 관련된 '컴퓨터 과학'이라고 강조했다.

    인용 논문의 21%가 중국 연구자의 성과에서 나온 것으로 17%의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가장 많았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2000년 시점에서는 미국의 20분의 1 수준인 3%에 불과했지만 15년이 지난 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의 컴퓨터 과학 강국이 된 것이다.

    슈퍼 컴퓨터 성능에서도 중국산은 2013년부터 세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1,2위를 모두 중국이 독점하기도 했다.

    미국의 전담 분야로 불리던 '물리학'에서도 중국은 20%를 기록, 26%의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은 현재 60억 달러(약 6조 7,920억 원) 이상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의 가속기를 건설 중이다.

    이 가속기는 질량의 근원인 힉스입자를 발견한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 대형하드론충돌기(LHC)의 2배 규모로, 최첨단 분야인 입자 물리학에서도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러한 중국의 약진의 배경에는 풍부한 자금과 인력에 대한 투자가 있었다. 연구비는 2000년 민관을 합해 5조 엔(약 51조5,180억 원) 정도였지만, 2014년에는 38조 엔(약 391조 5,368억 원)으로 급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조~19조 엔(약 185조4,648억 ~ 195조7,684억 원) 안팎의 일본보다 2배 많고 미국의 46조 엔(약 473조9,656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또 선진국에서 공부한 중국인 연구자를 본국으로 불러들이고 있으며, 유학이나 파견 등을 통해 해외 연구 인맥과 연결하고 있다.


    과학기술 진흥기구의 이토 유코 연구원은 "중국이 여러 분야에서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당분간 미국의 우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학 예산을 대폭 줄일 방침을 나타내고 있어 중국의 존재감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은 전문 분야인 화학 분야에서 5위를 기록했으며 나머지 분야에서도 5~6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벨상 수상자는 21세기 들어 17명을 기록,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지만 30년 이상 된 연구가 대부분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 신문은 3년 연속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은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혁신과 산업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베타뉴스 박은주 (top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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