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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영국 법인, 지난해 매출 1840억원 법인세 고작 760만원?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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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0-12 15:27:14

    미국 최대 소셜 미디어 그룹 페이스북이 지난해 영국 종업원에게 자사주 상승분을 포함한 급여와 보너스를 평균 21만 파운드 지급한 반면, 법인세는 4327파운드 밖에 내지 않았다고 영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다국적 기업의 탈세 방지를 위해 노력해온 OECD가 10월 5일 지나친 절세의 틈새를 막는 “세원 침식과 이익 이전(BEPS)”을 둘러싼 새로운 규칙을 발표하고, 10월 8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승인된 직후에 알려진 것이다.

     

    세계적 인기 축구 선수 메시나 네이마르(바르셀로나 소속)가 잇달아 탈세로 적발되는 등 국제적으로 과세 제도가 강화되고 있다.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와 조세 회피 지역(조세 피난)을 이용한 절세로 기업 이익을 높여온 다국적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하고 있다.

     

    페이스북 영국 법인은 지난해 1억 500만 파운드의 매출을 올렸으며, 런던 내 직원 362명에게 3540만 파운드 가치의 주식을 제공했다. 한편 법인으로는 2850만 파운드의 손실을 계상하고 영국 세무 당국의 세입 관세청에는 단 4327파운드를 납부했다.

     

    평균적인 영국 노동자는 연봉 2만 6500파운드 중 3180파운드의 소득세와 2213파운드의 사회 보험료를 내고 있다.

     

    페이스북은 영국 고객으로부터 올린 이익을 법인세가 낮은(12.5%) 아일랜드 소재의 국제 본사에 송금했다. 영국의 법인세는 20%. 또 조세 피난처로 알려진 영국 해외 영토 케이맨 군도(카리브해)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줄였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전세계에 걸쳐 125억 달러의 매출, 29억 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영국 내 매출은 그중 10% 정도.

     

    다국적 기업의 지나친 절세가 영국에서 문제가 된 것은 3년 전 가을. 커피전문점 체인인 스타벅스 영국 법인이 과거 3년간 총 12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법인세를 전혀 내지 않았다. 스타벅스에 대해 화난 납세자들은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과세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코카콜라, 인텔 등이 도마에 올랐다. 절세에 매진하던 다국적 기업에 대한 비판이 전세계적으로 퍼졌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은 예컨대 더블 아이리시 위즈 더치 샌드위치로 불리는 수법으로 법인세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와 네덜란드의 자회사를 조합하고, 이익을 높은 세율의 나라에서 세율이 낮은 나라고 옮겨 법인세 납부를 가능한 낮췄다.

     

    OECD의 추산결과 다국적 기업 포탈 규모는 년 1000억~2400억 달러에 이르러 세계 법인세 수입의 4~10%에 해당한다.

     

    톰슨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유럽 기업의 59%가 조세를 회피하고 기업 이익을 최대화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변경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미주 아시아·태평양 기업의 48%가 같은 답변을 했다. 아마존과 스타벅스는 이미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할 방침임을 밝혔다.

     

    절세 천국이던 아일랜드도 2020년까지 틈새를 막을 방침이다. 세계화에 따른 국제 과세도 대전환점을 맞고 있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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