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블리자드 신작 ‘하스스톤’ 리뷰, 과몰입 느낌 아니까!


  • 최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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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10-14 17:58:21


    블리자드의 신작 ‘하스스톤: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 지난 10월 11일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했다. 아마 많은 이들이 블리자드표 전략 카드 게임(CCG)의 등장에 기대를 품고 베타 키를 찾아 헤맸을 일. 완벽한 한글화까지 끝마쳤다는 하스스톤을 먼저 즐겨봤다. 이 녀석, 금요일 밤 시작했는데 정신 차리니 월요일 아침이다.

     

     
     
    카드 판이 들썩들썩, 전략 카드 게임 재미가 쏠쏠


    맛깔나게 만들었네? 하스스톤의 첫인상이다. 깔끔하면서도 그동안 봐왔던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익숙한 분위기가 화면에 담겼다. 귀에 쏙 들어오는 성우의 목소리도 만족. 워크래프트가 연상되는 BGM과 어울려 감칠맛을 더한다. 이용자 인터페이스(UI) 부분도 눈에 잘 들와 처음부터 막힘없이 게임을 진행했다.


    카드의 생김새와 카드를 낼 때 등장하는 효과 또한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 워크래프트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일러스트는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희귀한 카드는 그만큼 화려하게 치장돼 눈길을 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강력한 카드를 내놓거나 공격할 때 나오는 화면효과로, 흡족한 내 마음을 대변하듯 화면을 들썩이며 상대방에게 일격을 가한다. 그때 효과음으로 터지는 관객의 감탄 소리란. “한 방 먹였다”는 기분이 난다.

     

    ▲ 버프 걸고 디버프 걸고, 전략을 써야 이긴다


    연습 모드를 끝마치고, 다른 이용자와 한판 대결을 펼치고, 투기장을 돌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렀다. 초반에 허무하게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한 게임당 걸리는 시간은 5~7분 내외. 서로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10분 게임도 종종 나온다. 생각보다 꽤 오래 걸린다고? 단언컨대, 영웅 9명의 카드 덱을 짜다 보면 몇 시간은 훌쩍 갈 것이다. 블리자드 게임 하루 이틀 해본 거 아니지 않은가. 하스스톤 역시 한 과몰입한다.

     

    ▲ 마지막까지 치열한 혈투를


     

    지피지기면 승률 상승, 전략성 충만하네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하스스톤은 직업군인 영웅 캐릭터가 9개로 나뉘어있다. 저마다 독특한 기술과 특화 카드를 지녔는데, 예컨대 사제 계열 ‘안두인’은 카드를 강화하는 버프에 능하고 치유 기술을 가졌으며, 사냥꾼 ‘렉사르’는 수많은 야수를 소환해 판을 장악하기 좋다. 튜토리얼부터 만나는 마법사 ‘제이나’는 강력한 주문을 지닌 영웅이다.


    이러한 영웅의 특성은 승부에 쓸 전략과 덱(Deck)을 짜는 데 큰 영향을 준다. 영웅의 전용 카드를 더 넣을까 중립 카드에 힘을 줄까. 카드를 강화하며 판을 이끌까 머릿수를 늘려서 상대를 몰아넣을까. 아니면 아예 주문으로 적의 하수인을 묶어놓고 버티다가 고 비용 카드로 단숨에 끝장낼까. 이는 모두 이용자의 입맛대로 선택하면 된다. 영웅과 카드 조합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 본격 야수 덱 초반 뱀 몰아치기!

     

    때문에 조언하자면 처음에는 영웅 모두를 다뤄보며 이것저것 써보는 게 좋다. 인공지능을 상대로 연습하면 기본적인 카드 연계법이나 해당 영웅에게 유리한 전술도 배울 수 있다.(인공지능에게 진다고 우울해하지 말자. 생각보다 잘한다) 또 영웅 레벨을 10까지 올리면 해당 영웅의 기본 카드를 두루 획득하니 시간 낭비는 아니다. 나중에 이용자를 상대할 때 어느 정도 전술 예측도 가능하다.

     

    ▲ 인공지능이라고 무시하면 큰코 다칠지도

     

     

    좋은 카드에 목매지 마라, 운이 더 중요하다


    게임을 즐기다보면 금세 카드와 덱 욕심이 난다. 덱 한 묶음에 들어가는 카드의 수는 모두 30장. 왠지 직접 덱을 짜면 무언가 굉장한 게 튀어나올 것 같다. 확실히 그렇다. 30장 대부분을 특정 카드로 채워 넣으면 꽤 그럴듯한 ‘테마 덱’이 만들어진다. 이를테면 야수나 멀록을 이용한 머릿수 전술이 나올 수도 있고 영웅 자신을 강화해 몰아치는 방법도 있다.

     

    ▲ 내 영웅에 어울리는 덱을 짜보자


    하지만 처음부터 테마 덱을 짜기는 만만치 않다. 하스스톤은 블리자드 게임 최초로 ‘무료’ 게임인 대신 카드팩은 유료로 구매해야 한다. 처음엔 보상을 통해 몇 개 얻을 수 있지만 그다음부터는 퀘스트와 실력, 돈으로만 구할 수 있다. 카드팩에 관한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더 중요한 점부터 말하자면 기본 덱으로도 이길 판은 이긴다는 점이다.


    블리자드는 국내 하스스톤 CBT를 시작할 때 “게임에 필수적인 카드는 모두 기본 카드에 속해있다”며 “북미의 실력자들 상당수가 비과금 유저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본 카드로도 무난하게 전략을 꾸밀 수 있다. 물론 왠지 없어 보이고, 내 카드가 지겹고, 승리를 거머쥐려는 순간 상대방의 전설 등급 카드 1장에 패배하면 의심이 좀 들겠지만, 어떡하겠는가. 어차피 제일 중요한 덕목은 ‘운’인걸. 필요한 카드만 계속 손에 턱턱 떨어지면 전설카드 10장 안 부러운 게 하스스톤이다.

     

    ▲ 카드를 추출하면 마력의 가루를 얻을 수 있다

    ▲ 마음 같아서는 카드팩을 이렇게 구매하고 싶지만...

    ▲ 카드 뽑기, 걸려라 전설 카드

     
     
    골드가 부족한 당신, 투기장으로 떠나라


    이제 다시 게임을 해보자. 인공지능을 모두 때려잡고, 대전도 이겨 ‘골드’를 조금 모았다면 카드팩을 사기보다는 ‘투기장’에 도전하길 권한다. 투기장은 입장료 150골드나 현금 2,000원을 내야 입장할 수 있는데, 알고 보면 여기가 진짜 하스스톤의 매력이다. 하스스톤 게임 디자이너 밴 브로드(Ban Brode)가 “투기장이야말로 가장 공정한 모드”라고 말한 이유가 있다.


    우선 투기장은 다른 이용자와 맞붙을 기회 3번이 주어지며, 3번 패배하기 전까지 승리한 횟수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승리를 쌓는다면 ‘카드팩’과 더불어 골드, 카드 제작에 쓰이는 ‘마력의 가루’가 주어지는데, 이 보상이 생각보다 더 쏠쏠하다. 만약 7승 이상까지 기록한다면 한 번 더 입장할 골드 정도는 따논 당상이다. 어느 정도 게임 감이 잡혔다면 카드팩 구매보다 투기장 입장이 더 카드를 쉽게 모은다.

     

    ▲ 투기장은 무작위 영웅과 카드를 선택한다


    마지막으로 알아둘 점은 이 투기장의 영웅 선택과 카드 선택은 ‘무작위’라는 것! 내 주력 영웅이나 덱을 가져오지 못하고, 무작위 영웅 3명 중 하나를 고른 뒤 카드 30장을 하나하나 짜게 된다. 상대방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과금 이용자와 비과금 이용자의 차이가 없는 것과 다름없다. 어떤가, 이래도 100골드로 카드팩을 구매할 것인가? 현재의 하스스톤은 투기장이 답이다.

     

    ▲ 승리를 쌓을수록 보상이 더 좋아진다

     

     

    마치며


    이틀 동안 즐긴 하스스톤은 꽤 잘 만든 카드 게임이다. 한 번 게임을 실행하면 몇 시간은 붙잡게 되는 매력을 지녔다. 칭찬하고 싶은 점은 한글화로, 우리나라 풍토에 맞도록 현지화를 거쳤다. 카드의 배경 글을 읽다 보면 웃음이 절로 나는 유머를 뽐낸다. 블리자드, 카드 게임을 무척 좋아해서 하스스톤을 만들었다더니 진짠가 보다.


    마지막으로 이제 하스스톤을 즐기려는 당신, 신용카드 꽉 붙들고 게임에 접속해라. 앞서 열심히 기본 카드도 좋고 투기장을 돌면 카드팩을 얻는다고 설명했지만, 당장 번쩍이는 상대방의 전설 카드를 만나면 마음이 그렇지 않다. 그 카드 때문에 이길 판까지 졌다면? 음, 아마 이미 배틀코인을 충전하고 있을 것 같다. 무시무시한 한방 카드를 꿈꾸면서 말이다.

     

    ▲ 전설 카드 한 장으로 판세를 뒤엎는다

    ▲ CBT때 현금을 쓰면 선물받는 전설 카드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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