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성비 최고 SSD의 새얼굴! OCZ 어질리티4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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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9-07 18:37:52

    가성비 높은 SSD, OCZ 어질리티 시리즈


    한 때 PC의 저장장치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였다. 현재도 하드디스크는 PC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제 1의 저장장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CPU나 그래픽카드, 메모리 등이 최근 10여년 사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한 것과 달리, 하드디스크는 상대적으로 발전 속도가 더뎠다. 물론 저장 용량은 MB(메가바이트), GB(기가바이트)를 넘어 오늘날 TB(테라바이트)대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증가했지만, 특유의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늘어나는 용량 대비 성능 향상은 항상 뒤쳐져왔다.

     

    때문에 수 십여년 동안 주된 저장장치로 사용됐던 하드디스크는 어느덧 PC 성능의 발목을 잡는 존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하드디스크를 대체하는 저장장치로 SSD(Solid State Drive)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하드디스크의 고질적인 ‘성능 한계’를 극복한 빠른 데이터 처리 능력 덕택이다.

     

    ▲ OCZ 어질리티4(Agility 4)

     

    처음 SSD가 나왔을 때는 하드디스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용량에 가격도 매우 비싸서 아무나 쓸 수 있는 제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러 제조사들이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과 가격 하락이 시작되고, 용량도 초기에 비해 크게 늘어 올해인 2012년 들어서는 ‘살 만한 제품’이 되었다.

     

    특히 작년 말 업계를 강타한 ‘태국 홍수 사태’로 하드디스크의 가격이 급등해 가격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고,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번지기 시작하면서 SSD는 ‘여유가 되면 장만하고 싶은 하드웨어’ 수준으로 격상됐다.

     

    메모리 관련 브랜드에서 어느덧 ‘SSD 전문 브랜드’로 떠오른 OCZ테크놀러지(이하 OCZ)는 발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소비자들의 구색에 맞춘 다양하고 세분화된 제품을 공급하면서 SSD 하면 떠오르는 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OCZ의 ‘어질리티(Agility) 시리즈’는 우수한 가격 대비 성능비를 내세워 ‘SSD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제품으로 꼽히는 인기 라인업이다. 그런 OCZ 어질리티 시리즈 중 가장 최신작이 출시됐으니, 바로 ‘어질리티 4’다.

    최신 컨트롤러인 '인디링스 에베레스트2' 플랫폼 적용

    OCZ 어질리티 4는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일반 소비자용 SSD 제품들처럼 가장 보편화된 2.5인치 폼팩터로 출시됐다. 덕분에 2.5인치 폼팩터가 기본인 노트북에는 기존 하드디스크를 대체해서 바로 장착할 수 있으며, 데스크톱에서도 2.5→3.5인치 변환 브라켓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장착할 수 있다.

     

     

    또 일부 최신 PC 케이스들은 SSD를 장착하기 위한 2.5인치 전용 베이를 제공하므로 더욱 쉽고 편하게 장착 가능하다. 다만 어질리티4는 변환 브라켓이 들어있지 않아 사용자가 별도로 구해야 하는 점은 조금 아쉽다.

     

    그 외에 어질리티4의 두께는 2.5인치 드라이브의 표준인 9.3mm로, 7mm 두께의 드라이브만 장착할 수 있는 일부 울트라북 등에는 장착할 수 없으니 구입 시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신 제품인 만큼 OCZ 어질리티4는 SATA3(6Gbps)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 최근의 SSD들은 보급형 제품군도 평균적인 읽기/쓰기 전송속도가 기존의 SATA2(3Gbps)를 훌쩍 뛰어넘기 때문에 SATA3 인터페이스는 SSD가 제 성능을 내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물론 기존의 SATA2 포트에도 장착 및 사용이 가능하다.

     

     

    SSD를 구매하는데 있어 크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OCZ 어질리티4는 제품 상단은 플라스틱 소재를, 하단에는 스틸 소재를 채택했다. 스틸 소재를 채택해서인지 SSD치고는 다소 묵직한 느낌이 든다.

     

    OCZ 어질리티4와 상위 모델 ‘버텍스4’의 가장 큰 특징은 SSD용 컨트롤러 개발사이자 현재 OCZ에 인수된 ‘인디링스(Indilinx)’사의 기술이 적용된 ‘에베레스트 2’ 플랫폼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참고로 인디링스는 MLC(멀티레벨셀) 플래시메모리를 채택한 본격적인 2세대 SSD 시대가 열렸을 때 업계에서 우수한 성능과 안정성으로 인기를 끈 ‘베어풋(Barefoot)’ 컨트롤러를 개발한 바 있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토종 개발사다.

     

    ▲ 인디링스의 플랫폼을 적용했음을 알려주는 '인디링스 인퓨즈드' 로고

     

    실제 OCZ가 SSD 사업에서 본격적인 두각을 나타낸 것도 인디링스 베어풋 컨트롤러의 힘이 크며, OCZ가 이후 SSD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디링스를 인수한 것도 업계에서 충분히 인정받은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OCZ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OCZ 버텍스4 및 어질리티4에 쓰인 에베레스트 2 플랫폼은 안정성으로 이름높은 마벨(Marvell)사의 컨트롤러에 인디링스의 펌웨어 기술이 접목된 것으로, 일종의 커스텀 컨트롤러인 셈이다.

     

    특히 이 컨트롤러를 채택한 버텍스4가 시장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같은 컨트롤러를 채택한 이번 OCZ 어질리티4도 충분히 기대할 만한 가치가 있다.

     

    ▲ 인디링스 로고가 새겨진 컨트롤러를 중심으로 낸드플래시와 캐시 DRAM이 배치되었다

     

    OCZ 어질리티4의 내부 기판 디자인은 중앙의 컨트롤러를 플래시메모리와 버퍼용 DRAM 등이 둘러싼, 다소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물론 기판 디자인은 제조사 고유의 설계 기술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제품마다 다를 수 있으니 ‘이렇게 생겼구나’라고 봐주면 될 것이다.

     

    인디링스 로고가 선명한 중앙의 컨트롤러를 중심으로 기판 앞뒤에는 각각 8개씩 총 16개의 MLC 플래시메모리(리뷰용 샘플 128GB 모델 기준)가 실장되어 있으며, 캐시 역할을 하는 DRAM 역시 기판 앞뒤로 1개씩 붙어있는 구조다.

     

    샘플 제품에는 마이크론의 비동기식(asynchronous) MLC 플래시메모리가 장착되어 있다. 물론 메모리 수급에 따라 장착되는 플래시메모리의 제조사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 두자.

     

    같은 컨트롤러를 쓴 고급형 ‘버텍스4’에 비해 어질리티4가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동기식이 아닌 비동기식 플래시메모리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OCZ 어질리티4가 ‘보급형’ 제품임을 감안하면 다소 처지는 면이 있지만 가격이 좀 더 저렴한 비동기식 플래시메모리는 납득할 수 있는 구성이다.

     

    ▲ 컨트롤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발열의 해소를 위한 써멀패드가 부착되어 있다

     

    한편, SSD는 하드디스크만큼 열이 발생하는 저장장치는 아니지만 대량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읽고 쓰다 보면 자연스레 컨트롤러나 플래시메모리에서 어느정도 발열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OCZ 어질리티4는 보급형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컨트롤러와 스틸 커버가 맞닿는 부분에 열배출을 위한 써멀패드를 부착, 행여라도 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기존 PC 업그레이드 및 신규 PC용 SSD로 기대돼

    서두에서 언급한 대로 사람들이 SSD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하드디스크보다 빠른 속도’다. 비록 보급형 모델이긴 해도 OCZ 어질리티4 역시 하드디스크 대비 우수한 전송속도를 제공, SSD를 구매하는 이유를 충분히 만족시켜 준다.

     

    다수의 플래시메모리에 병렬로 데이터를 읽고 쓰는 요즘 SSD 들은 용량이 커질수록 성능또한 자연스레 향상된다. 샘플로 제공된 128GB 모델은 OCZ 자체 테스트 결과 기준으로 읽기 최대 400MB/s, 쓰기 최대 300MB/s의 성능을 제공한다.

     

    ▲ AS SSD 벤치마킹 테스트 결과

     

    테스트 시스템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일단 성능 테스트 결과에서도 OCZ가 제시하는 성능에 상당히 근접한 결과가 나왔다.

     

    가장 최신 하드디스크라 하더라도 읽기/쓰기 속도가 보통 100~150MB/s 언저리(7,200rpm 기준)에 머무는 것을 고려하면 OCZ 어질리티4는 보급형이긴 해도 일반 하드디스크 대비 2~3배의 성능을 충분히 뽑아주는 셈이다.

     

    ▲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 테스트 결과

     

    특히 검색속도는 전자의 흐름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는 ‘메모리’ 반도체 소자의 특성상 자기 디스크에서 헤드가 물리적으로 이동하며 검색하는 하드디스크보다 체감상 월등한 성능을 제공한다. 또 저장장치의 실질적인 성능에 영향을 끼치는 4K 성능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준다.

     

    성능 뿐만 아니다 OCZ 어질리티4는 보급형으로 출시됐어도 SSD의 성능을 항상 최선으로 유지할 수 있는 TRIM 명령어와 GC(Garbage collection) 기술을 지원한다.

     

    ▲ 윈도우 7에서는 자동으로 TRIM 명령어를 지원해준다

     

    덕분에 윈도우 7처럼 TRIM 명령어를 기본 지원하는 운영체제에서는 늘 처음 구매했을 때와 큰 차이 없는 성능을 유지할 수 있으며, SSD 스스로 불필요한 데이터를 정리하는 GC 기술로 인해 TRIM 기능과 더불어 늘 최상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OCZ에서는 XP 등 비지원 운영체제서도 TRIM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 때문에 어떠한 운영체제서든 TRIM과 GC 두기능의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다. 또 OCZ 특유의 발빠른 펌웨어 업데이트 역시 이번 OCZ 어질리티4의 손에 꼽을 만한 장점 중 하나다.

     

     

    ◇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비를 갖춘 ‘실속형 SSD’ = 요즘 PC 시장의 분위기는 예년만 못하다. 세계적인 불경기로 인해 시장 경기가 위축된 데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PC 기능을 일부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가 득세하면서 상대적으로 PC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PC를 새로 구매하는 것 못지 않게 기존에 가지고 있는 PC를 업그레이드해서 성능을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전체적인 PC의 제원과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아주 구형의 PC가 아닌 이상 일부 부품의 업그레이드만으로 상당한 성능 향상을 노릴 수 있고, 그만큼 최소 비용 투자만으로 마치 새 PC를 사는 듯한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업그레이드 방법 중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하드디스크를 SSD로 바꾸는 것이다. 이는 데스크톱은 물론 노트북도 마찬가지며, 업그레이드의 제약이 큰 노트북에서는 더욱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OCZ 어질리티4는 이러한 업그레이드용 SSD에 최적인 제품이다. 안정성과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최신 컨트롤러를 적용한 데다,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기 때문이다.

     

    물론 업그레이드용이 아니라 새로 PC를 장만하는 경우에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좀 더 부담 없는 가격으로 하드디스크보다 월등한 시스템을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어질리티4를 통해 절감되는 비용을 메모리나 보조용 하드디스크 등에 더 투자할 수도 있다.

     

    우수한 가격대비 성능비로 SSD 대중화에 한 획을 그은 OCZ 어질리티 시리즈. 그 최신작인 이번 ‘OCZ 어질리티4’ 역시 인기 SSD의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앞선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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