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사이비 언론사'의 선정적인 낚시 기사, 포털이 책임져라?


  • 최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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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7-06 18:05:21

     

    6월 15일 소위 ‘메이저 언론’으로 꼽히는 몇몇 보수 언론이 사이비 언론 문제를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 문제로 지적하고 나섰다. 이날 보도가 난 뒤 광고주 협회는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기업을 위한 ‘반론보도닷컴’을 만들었다. 거대 포털을 등에 업은 언론이 내놓는 왜곡 보도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반론보도닷컴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사이비 언론이 광고와 금품을 요구하며 협박성 기사를 낸다는 내용이다. 기업에 부정적인 기사를 쓰고 돈을 내놓지 않으면 삭제하지 않겠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견해다.

     

    중요한 것은 모든 내용의 골자가 ‘포털의 책임’으로 돌려졌다는 점이다. 현재 웬만한 뉴스는 포털을 통해 읽는 시대다. 이 때문에 우후죽순 사이비 언론사들이 생겨났으며, 힘을 악용하는데도 포털이 관리하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는 논리다.

     

    참고로, 6월 15일은 그 몇몇 보수 언론이 신문협회 회의에서 포털 제휴 중단을 검토한 날이라고 알려졌다.

     

    보수 언론의 포털 때리기 대상은 '네이버'가 도맡았다. 이를테면 ‘선정적 만화’가 노출됐다는 점에 네이버의 책임을 물었다. 또 네이버의 검색시장 독점, 파워 블로거 사기, 인터넷 신상 털기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짚어졌다. 최대한 포털의 부도덕성을 강조한 기사지만, 사실상 사이비 언론과는 큰 관계가 없다.

     

    하지만 네이버로서는 억울한 눈치다. ‘뉴스 캐스트’란에 기재되는 언론의 기사 제목은 네이버가 편집하는 것이 아니다. 네이버는 3년 전 뉴스 편집권을 언론사에 돌려줬다. 가장 많이 노출되는 뉴스캐스트의 선정적인 낚시 제목은 오히려 ‘메이저 언론사’가 직접 달고 있는 마당이다.

     

    또 그들이 앞장서 말하는 ‘기업에 광고를 뜯어내는 사이비 언론’의 경계가 모호하다. 보수 언론이 겨냥한 사이비 언론은 ‘인터넷 매체’란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종이 신문도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등록해놓고 네이버 뉴스 캐스트에 기사를 올린다. 선정적인 제목을 써 트래픽에 집중한다. 어디까지가 기업을 음해하는 인터넷 사이비 언론인지 기준을 알 수 없다.

     

    특히 포털의 영향력을 발휘하며 기업을 협박할 만한 언론은 막상 그들이 비판하는 ‘뉴스 캐스트’에 모여있다. 힘 있는 언론이 힘없는 언론을 사이비라 말하는 모양새다.

     

    결국 포털에 모든 화살을 돌리는 것은 오히려, 몇몇 보수 언론이 종이 신문 쪽으로 힘을 싣게 하려는 목적은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그 때문에 선정적인 낚시성 제목이 판을 치고 관리를 하지 않아 사이비 언론이 판친다는 등 포털에 대한 비판을 더 거세게 한다는 내용이다.

     

    포털도 분명 책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선정적인 기사와 낚시성 기사 제목을 모두 포털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정말 포털 혼자 사이비 언론을 키웠는지 생각해볼 문제다.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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