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먹기 좋은 떡? 빛 좋은 개살구? 윈도우 8 ARM


  • 박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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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2-03 17:40:16

    옛말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이 있다. 이 반대되는 말로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으로 보면 실제 써보기 전까진 이것이 ‘먹기 좋은 떡’인지, ‘개살구’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물론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경우 이미 많은 이들의 검증을 거쳐 ‘먹기 좋은 떡’으로 판명 났다. 그럼 자연스레 안드로이드 계열 기기로 시선이 옮겨진다. 안드로이드 계열 기기는 애플의 기기와 달리 같은 운영체제를 쓰지만, 각 제조사별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된다. 그럼 사용자는 여기서 문제와 당면하게 된다. “과연 이 제품은 좋을까?”

     

    최근 사용자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기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선택한다. 그렇지만 안드로이드 계열 기기는 워낙 다양한 제원을 가지고 있고, 업데이트의 지원여부도 있기 때문에 실제 구입하고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렇지만 안드로이드 계열의 기기라도 만족스러운 제품이 많기 때문에 최근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은 ‘iOS vs 안드로이드’의 치열한 경쟁 속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두 개의 모바일 운영체제의 경쟁 속에 PC 운영체제에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가 슬그머니 수저를 얹었다. 예전 윈도우 모바일(이하 WM)이란 운영체제로 PDA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MS는 애플의 iOS가 강세를 보이면서 쓴잔을 들이킨 전적이 있다.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MS는 다시금 윈도우폰7이란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렇지만 삼성과 LG, 노키아 등 유수의 제조사가 윈도우폰7 운영체제를 쓰는 소위 ‘윈도우폰’을 여러 모델 선보였지만, 사용자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런 이유 중 하나로 PDA폰이라 불리던 시절, 종전 WM 6.5까지의 불신이 깔려있는 점을 들 수 있다.

     

    ▲ 독특한 유저 인터페이스로 눈길을 끈 윈도우폰7

     

    최근 MS는 윈도우폰7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깔끔한 UI(유저 인터페이스)와 XBOX 라이브 연동 등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부족한 앱 때문에 사용자 유치가 더뎌지고 있다.

     

    이런 때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iOS처럼 운영체제 통합을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바로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이하 ICS)을 발표하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운영체제를 하나로 묶은 것이다. 현재 ICS가 적용된 기기는 적지만, 통합 운영체제이면서 많은 개선이 이루어져 사용자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MS의 승부수 윈도우 8 ‘ARM’

     

     

    MS 역시 iOS, 안드로이드에 맞설 태블릿용 운영체제로, 자사의 차기 운영체제인 윈도우 8과 같은 네이밍을 쓰는 ‘윈도우 8 ARM’ 버전을 발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많은 사용자가 자신의 휴대기기가 PC와 동일한 환경이길 원한다. 때문에 ‘윈도우 8 ARM’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윈도우 8 ARM은 걱정부터 앞서는 운영체제다. 아직까진 베일에 가려진 부분이 많지만 MS는 기본적으로 ARM용은 PC용 윈도우 8의 어플리케이션과 호환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또한 윈도우8 ARM이 공개되기는 했지만, 실제로 써본 이들이 드물다. 발표할 때도 단순히 ‘전시’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 화면만 보자면 PC용 윈도우 8과 진배없다

     

    그런데 이렇게 아직까지 접해본 이들이 많지 않은 윈도우 8 ARM 이지만, 공개된 영상만 보면 사용자의 가슴을 설레게 할만하다. 윈도우 8의 메트로UI를 그대로 가져온 것은 물론, 윈도우 8 PC용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있는 모습은 사용자를 설레게 할만하다.

     

    윈도우 8 ARM은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가 적지만 PC용 윈도우를 기반으로 출시되는 운영체제라 많은 이들이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걱정이 더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PC용 어플리케이션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ARM 전용 앱을 따로 개발해야 된다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윈도우 8 ARM을 굳이 윈도우의 정식 네이밍 계열 선상에 두어야 하는지 괴리감을 느낄 이들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윈도우폰8과 같이 ‘윈도우태블릿8’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또 현재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윈도우폰7의 경우 전용 앱의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윈도우 8 ARM 역시 처음부터 앱 개발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답습할 만한 소지가 다분하다. 또한 윈도우폰7, 8과 앱 호환이 된다고 하면, 이는 이대로 윈도우의 정식 네이밍 계열에 넣기에도 애매해진다.

     

    ■ MS 세 플랫폼의 연동 가능성

     

    앞으로 MS의 운영체제는 PC용 ‘윈도우 8’과 태블릿용 ‘윈도우 8 ARM’, 그리고 스마트폰용으로 준비 중인 ‘윈도우폰8’ 세 가지로 나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MS는 이런 세 가지 운영체제의 유대를 다지게 될 것이다.

     


    ▲ 과연 윈도우 8 계열군을 통해 진정한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능할까?

     

    향후 MS는 이런 ‘윈도우 군단’을 통해 현재 애플이 서비스하는 ‘아이클라우드’를 넘어서는 윈도우기반 클라우드를 구축해 PC를 비롯한 각종 휴대기기로의 점유율을 높이려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강세를 보인다고 해도 역시나 사용자의 메인이 되는 기기는 PC일 수밖에 없는 데다, PC에서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윈도우는 절대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MS가 이런 세 운영체제의 연동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다면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처럼 데이터, 사진 등 일반적인 데이터 공유 뿐 아니라, 윈도우 8과 윈도우 8 ARM의 리모트 서비스 역시 보다 진보될 확률이 높다.

     

    또한 윈도우 8 ARM은 PC용 앱을 쓸 수는 없지만, 앱이 출시된다면 PC와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우 8 ARM의 기본적인 메뉴와 익스플로러10을 보면 PC와 동일한 화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직까지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 윈도우 8 ARM이지만, 현재 많은 제조사에서 앞다퉈 윈도우 8 태블릿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 8 태블릿은 이미 많은 이들이 기대를 하고 있지만, PC용 어플리케이션과 호환되지 않는 문제점은 두고두고 ARM 버전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윈도우 8 ARM은 아직까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고, 공개되지 않은 부분도 많은 운영체제다. 그렇지만 윈도우 8의 정식 네이밍을 따라가는 만큼, ‘내 PC와 동일한 환경’에 가장 가까워질 만한 요소를 가진 운영체제임이 틀림없다. 


    베타뉴스 박선중 (dc3000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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