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컬럼] 트위터 시대! 진실은 무엇인가?


  • 김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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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6-28 11:00:54

     

     알림 : 해당 컬럼은 외부 필자의 성향에 따른 것으로 베타뉴스의 편집방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이점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2010년 대한민국의 월드컵은 끝났지만, 그 여운은 아직 계속되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IT 마케팅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이다 보니, 월드컵 뉴스를 보더라도 IT에 관계된 것에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직업병인가 보다.

     


    야후 뉴스 (http://yhoo.it/d21nAP)를 보면 이번 월드컵기간에 트위터 역시 새로운 기록을 마구 갈아치운 모양이다. 미국에서 특히 인기 있는 NBA 결승전 때 초당 3085 트윗을 기록했는데, 일본이 월드컵 조 예선에서 카메룬 격파할 땐 2,940 트윗이었다고 한다. 참고로 평소엔 750 트윗정도라고. 그런데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인 일본-덴마크전 종료직후 초당 3,283 트윗의 신기록을 작성했다고 한다. 트윗 기록만으로는 이미 결승 진출인 셈인데, 트위터가 얼마나 보편적으로 쓰이는지, 관심사들을 얼마나 자주 트윗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뉴스가 아닐 수 없다.

     

     

    비슷한 뉴스가 하나 더 있었다. 졸전 끝에 아르헨티나에 4:1로 진 다음날,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이 외신을 통해 한국대표팀을 강하게 비판했다는 내용의 뉴스였다. 트위터나 블로그는 물론 주요 언론에도 소개된 이 뉴스는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 축구 전문지 풋볼 인터네셔널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 축구를 강하게 비판하고, 제목 역시 “한국은 축구 아닌 야구를 했다”로 거의 모든 언론이 똑같았다. 충격적인 패배 다음이라 나름대로 많은 공감을 얻었던 이 뉴스는, 그러나 얼마 뒤에 히딩크 감독이 인터뷰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런데 이 뉴스의 뒷맛이 그리 개운치 않았다.

     

    히딩크의 한국 대표팀 비판에 대한 뉴스는 네이버 검색만으로도 거의 40-50개 이상을 찾을 수 있었는데, 오보에 대한 뉴스는 20개를 넘지 않았다. 그 가운데 한 언론사는 정정 뉴스를 했지만, 대부분의 뉴스는 새로운 뉴스로 예전 뉴스를 대신할 뿐, 예전 잘못된 보도에 대한 어떤 사과나 뉴스도 없었다.

     

    만약이기는 하지만 이게 스포츠뉴스가 아니고 경제뉴스였다면 어땠을까? 예를 들어 누군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마치 석유전문가임을 가장해서, 또는 석유전문가의 트위터로 “지금까지 알려진 석유 매장량보다 실제로는 훨씬 적어” 또는 “지금처럼 석유 쓰면 약 10년을 못 버텨” 따위의 뉴스를 올렸다면, 아마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바로 실시간으로 이를 리트윗하고, 뉴스로 확대 재생산되며, 여기에 또 다른 전문가의 견해나 안 그래도 TV출연하기 좋아하는 에널리스트들이 한 두 명 TV에 나와 떠들어주면 누구나 믿는 뉴스가 된다. 아마 몇 년 전에 개봉했던 ‘작전’이라는 주식관련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마음만 먹고 말 그대로 작전만 잘 세운다면 얼마든지 이런 일들을 꾸밀 수 있다.

     

    유가는 급등하고,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에너지 소비 업종 주식은 크게 출렁일 것이며, 이른바 그린 에너지 관련 산업의 주식은 없어서 못살지도 모른다. 물론 얼마의 시간이 지난 다음, “한 트위터의 장난으로 밝혀져” 정도의 정정기사를 슬그머니 올렸을 때 반응은 어떨까? 모르기는 해도 이번 히딩크의 파문처럼 그 전파속도는 훨씬 느리고, 제한적일 것이다. 심지어 이를 통해 이득을 보거나 손해를 본 사람들 사이에 다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결론은 트위터는 단지 개인끼리 주고받는 문자 메시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내용이라도 유명인의 트위터를 통해 알려지면 그것은 뉴스가 되고, 이것이 리트윗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닌 사실처럼 굳어진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완벽한 해결책은 없지만, 인터넷 시대, 트위터 시대, 문명의 편리함만큼 이에 대한 윤리 역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뉴스, 신기한 뉴스라고 무조건 리트윗할 것이 아니라. 과연 이게 사실일까 하는 진지한 성찰 또한 트윗 시대를 살아 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책임이다. 세상에 의무 없는 자유는 없으며, 이는 트위터 시대에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베타뉴스 김영로 (bea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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