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하이엔드PC에도 '묻지마 파워'를?

요즘 PC가 점차 고성능·고속화 되어감과 동시에 전원공급장치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되고 있다. 고성능 제품일수록 전력 소모량도 늘어나고 안정적인 전력 출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PC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범하는 대부분의 오류는 전원공급장치는 단순히 '전원만 잘 들어오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단순하면서도 매우 중요한 이 부분이 잘못된 방향으로 왜곡되어 지금의 상황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과거엔 굳이 고성능 전원공급장치를 사용할 이유가 없었다. 당시에는 전원공급장치에 대한 중요도도 낮았거니와 안정적 전력 공급이라는 필요성도 크게 부각되지 못한 것도 한 몫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런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

 

흔히 '묻지마 파워'로 대변되는 제품들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 나름대로 '고성능'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CPU, 하드디스크, 그래픽카드 같은 것들은 좋은 것을 사용하는데 정작 이를 이끄는 전원공급장치는 검증받지 못한 제품을 쓴다. 이것은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 좋은 제품을 사용할 수록 전원을 공급할 장치는 충분히 '검증'된 제품을 사용해야 옳지 않은가?

 

이는 전원공급장치가 CPU 및 다른 부품들과 다르게 눈으로, 몸으로 성능을 체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능 체감이 되지 않는데 고성능 전원공급장치는 고가이다보니 쉽사리 선택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고급 전원공급장치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묻지마 파워를 구입하는 것은 죄악이다. 고성능 PC를 꾸미려면 그에 걸맞는 심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 속까지 하이엔드를 외치며 등장한 제품이 있으니 한 번 눈여겨보자.

 

 

 

 

고효율·고출력 전원공급장치, 커세어 TX850W

고성능 메모리 제조사로 유명한 '커세어'가 선보인 전원공급장치

 

대부분 커세어라 하면 고성능 메모리 제조사로만 알고 있는 사용자가 많다. 사실 커세어는 메모리 뿐만 아니라, SSD·전원공급장치·케이스·쿨링 시스템 등 PC 부품 전반에 걸쳐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전원공급장치 또한 선보이고 있다.

 

전원공급장치 전반적인 인상은 '우직하다'라는 느낌이다. 오로지 필요한 역할만 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일 정도.

 

이번 제품은 입맛이 까다로운 하이엔드 사용자를 위해, 철저히 고출력·고효율 및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80플러스 인증을 통해 신뢰성과 효율성을 보장한다는 점은 특징.

 

TX850W의 효율, 80% 이상의 효율을 보여 '80플러스 스탠다드' 인증을 획득했다

 

4단계로 분류된 80플러스 인증은 효율이 82~85%일 경우엔 '브론즈', 85~88%인 경우 '실버', 87~90%의 효율을 보이면 최고 등급인 '골드'를 받는다. 이 제품은 모든 부하에서 80% 효율을 보이면 받을 수 있는 '스탠다드' 인증을 획득했다.

 

처음 구입하면 파우치에 들어있는 제품을 발견할 수 있다

 

140mm 크기의 냉각팬으로 내부 발열과 PC 내부 공기 순환을 돕는다

 

고출력 전원공급장치의 경우 내부의 발열이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충분한 성능의 냉각장치는 필수로 지니고 있어야 한다. TX850W는 140mm 냉각팬을 얹어 발열 문제를 최대한 해결하고 있다.

 

대형 냉각팬은 풍량은 넉넉하면서도 소음은 적기 때문에 정숙성에 큰 도움을 주는데, 여기에 별도로 PWM 방식의 쿨러를 얹었기 때문에 능동적인 쿨링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벌집 모양의 통풍구와 프리볼트 방식의 전원 입력 단자

 

전면에는 여러 국가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프리볼트 방식의 전원 입력단자를 갖췄다. 통풍구는 열 배출 효과가 뛰어나다 알려진 벌집 모양의 구조를 채택하고 있어 140mm 냉각팬이 흡입한 공기를 신속하게 외부로 배출한다.

 

고용량 전원공급장치 답게 많은 수의 전원 연결 커넥터를 갖췄다

 

TX850W는 850W라는 용량에 걸맞게 보조 전원 커넥터를 여럿 갖추고 있다. 특히 PCI-익스프레스 보조 전원은 4개를 지녀, 3-웨이 SLI는 힘들지만 GTX285 SLI 정도의 구성은 손쉽게 할 수 있다.

 

TX850W는 케이블이 모듈러 방식이 아니다. 이 부분은 조금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겠지만 모듈러 제품이 출력 면에서는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제품의 케이블 방식은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굳이 모듈러 제품을 고집한다면, 커세어는 '모듈러'와 '비모듈러' 제품을 별도로 구분해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 쪽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이 제품은 비모듈러 제품 라인업 중 최상위 제품에 속한다.

 

속이 꽉 들어찬 전원공급장치의 내부

 

대형 방열판이 눈에 띈다

 

제품의 내부를 살펴보면 빈틈을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부품이 가득 들어차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나 메인 트랜스포머나 콘덴서, 코일 등이 고출력 전원공급장치답게 큼지막한 것으로 얹은게 눈에 띈다.

 

대형 트랜스를 얹은 것이 눈에 띈다

 

메인 트랜스는 용량에 맞는 대형 부품을 얹었다. 옆에는 보조 트랜스를 얹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트랜스(또는 트랜스포머)는 전자기 유도 작용을 이용해 교류 전압 및 전류 값을 바꾸는 장치다.

 

부품에는 모두 간섭으로 인한 손상을 막기 위한 차폐 테이프가 둘러져 있으며, 주변 부품에도 고무 재질의 절연재를 이용해 손상을 보호한다.

 

과전류를 방지하는 접지 장치

 

과전압을 미연에 방지하는 퓨즈 회로도 갖췄다

 

전면에 빽빽이 들어선 EMI 노이즈 필터와 코일들로 구성된 전원 입력부

 

노이즈 킬러 회로를 갖춰 냉각팬 및 기타 부품의 노이즈를 억제한다

 

제품의 안정성을 위한 안전회로들 역시 제품엔 빠짐없이 갖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접지·퓨즈회로는 물론, EMI 필터 등을 빼곡이 얹어 제품 작동시 발생되는 노이즈를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부품들의 마무리도 깔끔하게 처리해 신뢰도를 높였다.

 

80플러스 인증을 얻은 제품인 만큼, 고출력과 그에 맞는 효율에 의한 노이즈를 최대한 억제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부품 대부분에는 차폐 테이프 및 절연재를 씌워 부품 간섭으로 인한 제품 손상을 방지했다.

 

450V. 470 마이크로패럿 용량의 콘덴서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액티브 PFC 회로를 얹었다

 

고성능·고효율의 전원공급장치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회로와 함께 고용량 콘덴서 또한 좋은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TX850W는 일반적인 제품과는 다른, 고성능 제품만의 특별한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 450V 470 마이크로패럿 고용량 콘덴서를 얹었다.

하이엔드의 하이엔드에 의한, 하이엔드를 위한 전원공급장치

싱글채널 출력이 특징, 무려 70A의 대용량이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12V 싱글출력에 있다. 요즘 고용량 전원공급장치 대부분이 듀얼 또는 쿼드로 12V 출력을 하는 가운데, 이 제품만 유독 싱글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안정적 12V 출력'에 있다. 다중 12V 출력이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100% 완벽한 출력을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요즘같이 12V가 중요해진 지금에서는 다중 출력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그래서 TX850W의 싱글채널 12V는 더욱 빛이 난다. 70A라는 수치가 단순히 고출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개로 쪼갠 다중 12V 보다는 화끈한 고출력 싱글 12V 쪽이 출력 안정성 면에서는 더욱 뛰어나다.

 

 

◇ 하이엔드의 하이엔드에 의한, 하이엔드를 위한 전원공급장치 = 이젠 PC도 고성능화 되면서 믿음직한 전원공급장치를 원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전원공급장치는 가격이 높아 쉽게 접근하기 힘든게 사실.

 

이 제품도 마찬가지다. 다만, 한가지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TX850W는 일반 PC 사용자에 초점을 맞춘 제품은 아니라는 점이다. 어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TX850W의 가치는 제대로 성립될 수 없다.

 

850W라는 수치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일반적인 PC라면 450~500W의 제품이면 충분히 PC를 돌리고도 남는다. 이것은 곧 제품의 태생 자체가 하이엔드 및 마니아를 위한 전원공급장치임을 뜻한다.

 

제대로된 PC를 갖추고 있거나, 지금 고성능 PC를 구성하기 위해 준비 중은 유저들은 한 번 자신이 어떤 전원공급장치를 쓰고 있는지 한 번 유심히 살펴보자. 혹시 묻지마 파워는 아닌가? 아니면, 출력이 다소 부족하고 효율이 낮은 제품은 아닌가?

 

만에 하나라도 해당이 된다면, 지금 바로 PC의 새로운 심장을 준비해야 한다. 커세어 TX850W와 같은 제품으로 말이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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