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엔 캐리 청산’에 금융시장 휘청...“경계심 여전”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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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8-12 15:34:41

    일본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주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렸다. 주 후반으로 갈수록 변동성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추가 청산 우려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 캐리 전체 규모를 정확히 추정할 수 없으며 최근 어느정도 청산이 됐는지도 주요 외사 기관 간 편차가 크다는 점이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

    ▲ 지난주 '엔 캐리 트레이드'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린 가운데, 주 후반으로 갈수록 변동성은 줄어들었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일본은행(일본 중앙은행)의 정책 변경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촉발된 지난주 시장 급락이 '짧은 진동'에 그친 것으로 보이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에 따른 시장의 취약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세계 최저 수준으로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자금을 빌려 멕시코 채권,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나 비트코인 등 고금리·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장기간 이어진 일본의 저금리로 대출 상환 비용이 낮아지면서 전 세계 헤지펀드는 이 같은 엔 캐리 트레이드를 활용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BOJ가 지난달 금리 인상에 나서자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달 31일 BOJ가 연 0.0~0.1% 정도였던 단기 정책금리를 0.25%로 인상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엔화 차입 비용이 제로(0)에 가깝게 유지될 것이란 믿음이 깨지면서 투자자들은 빠르게 주식 등 자산 처분에 나섰고, 그 여파로 지난 5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하루에만 12% 넘게 하락해 사상 최악의 날을 맞았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1990년대부터 이어져온 만큼 정확한 규모조차 제대로 추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 사이에서도 엔 캐리 트레이드가 얼마나 청산됐는지 의견이 엇갈린다. JP모건은 지난주 전 세계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4분의 3분이, UBS는 약 40%가 청산됐다고 판단했다. 시티그룹은 현재 시장이 ‘위험 영역’을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반면 BNY는 아직 추가 청산 여지가 있다면서 엔·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30% 더 내려가 100엔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한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이 엔화 약세에 베팅한 순포지션은 6일까지 일주일간 6만2천계약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1일 2.49%, 2일 5.81% 내렸고 미국의 실업률 상승에 따른 침체 우려까지 겹친 5일에는 12.40%나 급락했다. 3거래일간 시가총액은 1조1천억 달러(약 1천500조원) 줄어들었다.

    이후 6일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10.23% 급등했고 7일에는 금융시장 환경이 불안정할 경우 금리 인상을 자제할 수 있다는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의 발언 이후 1.19% 상승 마감한 바 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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