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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활동 위축 vs 자본시장 선진화”...논란 휩싸인 '이사충실의무 확대'


  •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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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6-25 17:25:07

    ▲ 한국경제인연합회 CI(위)·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CI © 각 단체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를 포함하는 상법 개정안을 놓고 경영계와 시민사회단체가 맞붙었다. 경영계는 기업 활동 위축이 우려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낸데 반해 투자자단체는 자본시장 선진화의 첫걸음이라며 국회의 선택을 당부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상법개정안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행 상법 382조 3항에 따르면 기업 이사는 ‘회사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22대 국회 들어 정준호·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사의 충실의무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추가해 회사에는 피해가 없더라도 일반주주의 가치가 훼손되는 경우 이사에게 주주에 대한 보호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경영계, "소송 남발로 사법리스크 증가" 우려

    한국경제인협회 등 8개 경제단체들은 지난 24일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경제단체들은 공동건의서를 통해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가 기업의 경영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지적했다.

    우선, 이들 단체는 상법상 이사가 회사의 대리인으로서 주주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총회에서의 결의로 회사에 의해 임용되는 것이므로 주주와 이사 간에는 법적 위임관계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법령으로 이를 의제하는 것은 현행법 체계에 반하는 것이며 회사법 체계 전반에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또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회사 성장을 위한 구조조정이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이사들이 내리는 정당한 의사결정을 모두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결정’이라고 왜곡하고 부당하게 책임을 추궁하는 등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기업의 경영판단에 대한 배임죄 처벌이 막중한 상황에서 이사의 충실 의무까지 확대되면 수많은 경영 판단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판단하는 주주들이 이사들에게 소송을 남발해 사법 리스크가 증가하고, 기업가 정신이 위축되며 오히려 기업 가치 상승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포럼,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지극히 상식적 원칙"

    이에 대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5일 논평을 통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는 자본시장 정상화와 선진화의 기초 중에 기초”라며 “주주 전체에 대한 충실의무는 모든 주주가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주주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포럼은 “우리와 법제가 비슷한 일본과 독일을 포함해서 선진국의 법제는 주주들 사이의 이해충돌 상황에서 이사 또는 지배주주에게 다른 주주를 보호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기본”이라고도 짚었다.

    아울러 포럼은 “한경협 등 의견은 마치 ‘지배주주가 곧 회사’이니 다른 주주는 그저 따르라는 주장으로 들린다”며 “상장으로 일반주주들로부터 자본을 조달할 때는 각종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을 상장회사들이 일반주주의 이익을 더도 아니고 지배주주와 같은 정도로 공평하게 보호할 의무나 책임은 왜 부담하지 않으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포럼은 “앞으로 추구해야 할 자본시장이 대다수 일반주주를 보호하는 선진 자본시장인지, 소수 지배주주만을 위한 자본시장인지, 정부와 국회는 명확하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베타뉴스 박영신 기자 (blue073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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