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4-12 14:36:39
한국은행이 연 3.50%인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소비자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에 이르고, 유가까지 들썩이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금리를 내리면 자칫 물가상승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 연준이 물가를 걱정하며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데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낮출 이유도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2일 오전 9시부터 열린 올해 세 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지난 2021년 8월 이후 계속되오던 금리인상 기조가 지난해 2월 동결된 이후 10차례 연속 3.50%로 묶은 것이다.
이날 이창용 총재는 금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일치였다”고 밝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동결한 것은 불안한 물가와 국제유가 상승,가계부채 증가세,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주요 경제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2.8%)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농산물 가격 상승과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반등해 2월(3.1%)과 3월(3.1%) 두 달째 3%대를 기록했다.
또한 국제유가는 최근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도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생활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 목표(2%) 수렴에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향후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도 경제 규모(GDP)에 비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신용(빚)의 비율은 100.6%를 기록했다. 여전히 경제 규모보다 가계 빚이 더 많은 상황이다.
원지환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앞서 11일 가계대출 동향 브리핑에서 "통화정책 전환 과정에서 부동산 상승 기대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늦춰지고 있는 점도 한은의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의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20%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이 7월쯤부터 한 두차례 금리를 내리면, 한국은 이후 하반기에 한 차례 또는 두 차례 정도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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