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빚 제때 못 갚는 자영업자 속출…1분기 연체율 8년 만에 최고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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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06-26 12:15:26

    2금융권 중심으로 연체율 빠르게 늘어
    다중채무자 비중 71.3% '역대 최대'

    자영업자 연체율이 8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경기 부진, 고금리, 코로나19 충격 속에서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 가운데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자영업자 연체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 최근 수년간 코로나19 충격과 경기 부진의 고통을 금융기관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 가운데 더 이상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기말 기준)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작년 3분기와 4분기에 이어 세 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어섰다.

    1분기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1.00%로, 2015년 1분기(1.13%)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0.65%)보다도 0.35%p(포인트) 높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도 1분기 6조3000억원으로, 작년 4분기(4조1000억원)보다 53.7%나 늘었다.

    소득별로 보면 저소득(소득 하위 30%)과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각각 1.6%, 1.8%로 나타났다.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0.9%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2019년 3분기(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주로 비(非)은행권인 제2금융권에서 대출 연체율이 높게 나타났다. 1분기 기준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각 0.37%, 2.52%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해 은행에서 0.11%p 오르는 동안 비은행권에서는 0.92%p나 급등했다.

    자영업자 가운데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비중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37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보다 17조2000억 원(2.4%) 증가했다.

    전체 자영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개월 사이 70.6%에서 71.3%로 커졌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원으로 집계됐고,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이자와 1인당 평균 연이자는 각 1조3000억원, 74만원 느는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한국은행은 21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자영업자 대출 연체를 방지하기 위해 한 차례 경고한 바 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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