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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 '공짜 골프' 논란...사적모임에 구청직원 동원 의혹도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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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06-08 22:42:42

    ▲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 ©성장현 SNS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이 법적지위를 잃고 사적모임으로 전락한 '용산체육회'의 잡무에 구청 공무원 인력을 사적으로 동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이 모임의 몇몇 회원들은 성 전 구청장이 체육회 회비도 내지 않은채 골프모임에 참석하는 등 예산을 자기마음대로 썼다고 주장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용산구청 및 용산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성 전 청장의 지시 아래 '용산체육회'의 통장을 구청 직원이 관리하는 한편 이 모임의 회의 자료를 작성하게 하는 등의 잡무에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구청의 지원 및 관리를 받는 법정단체인 현 '용산구체육회'는 당초 용산지역의 생활체육회와 엘리트체육회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체이다.
     
    과거 생활체육회와 엘리트체육회로 나뉘어 있었던 것이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되면서 두 단체가 통합된 것.
     
    이에 2019년 경 법정단체 지위를 잃게 된 옛 '용산구체육회'는 ‘용산체육회’로 이름을 바꾸고 일반단체로 남았다. 소속 회원들이 친목모임으로 원활하게 유지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엘리트체육회가 생활체육회와 통합해 엘리트체육회는 사라져야 하지만, 용산구 엘리트 체육회가 타 구 엘리트 체육회에 비해 활발하게 잘 운영되고 있어 용산체육회가 탄생한 것.
     
    이에 엘리트 체육회인 옛 '용산구체육회' 때에는 구청장이 당연직 회장이었으나, 통합하면서 구청장은 회장 자격을 잃게 됐다.
     
    용산구체육회가 '용산체육회'가 되면서 모임 통장에는 1억 7000여만원 정도의 회비가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용산체육회 회원들에 따르면 소속 회원인 30여명의 용산 유지들은 연 120만원의 회비를 냈으나, 성장현 전 구청장은 이 회비를 내지 않았다는 것. 이들은 이에 따라 4년전 통합이 이뤄진 후에는 구청장은 회원 자격을 상실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장현 구청장은 용산체육회 회장 자리를 여전히 당연직처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용산구체육회 시절 관례처럼 회비도 내지 않고 지나갔던 것.
     

    한 회원은 2021년 경 회비가 8000만원 가량 남아 있었는데, 3번에 걸친 골프대회를 통해 회비를 다 소진했다고 밝혔다. 용산체육회 회원들은 이 3번의 골프대회에 회원도 아닌 성장현 전 구청장이 참석했다며 무슨 자격으로 참석해서 회비를 소모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
     
    회원들은 용산체육회 예산을 성 전 구청장 등 일부회원들이 써버렸다며 회원 동의 없이 이런 일을 벌여도 되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이들은 법정 단체 자격을 잃은 용산체육회 통장을 용산구청 문화체육과에서 관리하고 행사 준비도 했으며 구청장 비서실이 관여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회비를 다 소모해버린 용산체육회는 사실상 단체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 지난해 6월 용산구청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용산체육회 회의자료. 이 자료에는 용산체육회 예결산 내역이 나와있으며, 성 전 청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사가 감사 자격으로 서명했다. ©제보
     
    용산구청 관계자는 8일 "용산체육회 총무의 요청으로 경조사비 등을 관리하고 화환을 보내는 등 구청 직원이 통장을 관리했으며, 회의 자료도 작성해준 것은 맞다"며 "성장현 전 구청장이 이 모임에 있기 때문에 구청 직원이 도와준 것으로 안다. 용산체육회 전신이 용산구체육회였고, 구청에서 지원업무를 했었기 때문에 이어졌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성 전 구청장이 퇴임한 지난 6월 이후로 그런 일(용산체육회 업무에 동원되는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용산체육회의 잡무에 구청 직원이 동원된 것은 지난해까지 4년 정도로 알고 있으며, 성 전 구청장이 요청이 있었는데다 크게 손이 가는 일도 아니어서 해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은 이날 <베타뉴스>와의 통화에서 "친목모임인 용산체육회는 용산구체육회 시절 적립한 회비가 남았기 때문에 이를 소진하기 위해 지속된 모임일 뿐이며 (자신은) 그 모임의 회장도 아니었고 용산체육회에는 운영진이 따로 있다. 회비가 다 소진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모임이)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구청 직원을 용산체육회 잡무에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자신은 절대 직원들에게 사적 모임을 지원하는 일을 시킨 적이 없다며 누가 그런 일을 지시받았는지 알고 싶다며 반문했다.
     
    한 용산주민은 "용산구체육회가 합쳐지고 친목모임이 생겼다고만 어렴풋이 알았고, 성장현 전 구청장이 체육회 돈을 많이 썼다는 얘기는 들었다"며 "선출직 공무원 신분으로 지켜야 할 선이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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