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새 영토 개척 나선 식품업계①-대상] ‘인공고기’ 배양육 사업 진출...2025년 대량생산시대 열 것


  •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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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10-07 17:55:53

    [베타뉴스=박영신 기자] 식품업계가 신규사업 발굴로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구 감소, 소비자 입맛의 변화 가속화·먹거리 다양화 등으로 인해 주력사업이나 인기제품의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히면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거나 미래먹거리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새 영토 개척에 나선 식품업계를 조명하고 앞으로의 발전상을 전망하기 위한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 대상주식회사 본사 © 대상주식회사

    대상주식회사는 60년대 ‘국민 조미료’ 미원에서 출발했다.

    1956년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을 설립하고 1962년 사명을 미원(주)으로 변경한 후 60년대 미생물 발효법 개발로 조미료 대량생산 시대를 열고 국내 조미료 시장에서 선두로 나서면서 식품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90년대 종합식품 브랜드인 청정원 브랜드를 출범하고, 이후 미원(주)과 세원(주)의 합병을 통해 ‘대상’으로 그룹명을 변경해 종합식품사업, 발효사업, 전분당사업 등 3대 주력사업을 축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대상은 현재 식품사업과 소재사업에서 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동안 축적한 아미노산·발효 연구·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아미노산 사업의 일환인 배양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체육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미개척 분야인 배양육 시장을 선도해 미래먹거리시장을 선점해 나가려는 것이다.

    식품·소재사업 등 안정적 성장세...글로벌식품사업 성장 가능성에 주목

    ▲ 대상주식회사 글로벌 사업 © 대상주식회사

    대상은 최근 식품사업을 중심으로 주요 품목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식품 사업 매출은 지난 2018년 2조4831억원에서 2020년 2조5047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53억원에서 1287억원으로 올랐다.

    최근 1인 가구 및 소가구 단위 식사가 늘면서 HMR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가정 내 식사가 증가하면서 특히 간편식과 신선식품, 소스류 등에서 꾸준한 성장을 기록했다.

    ‘안주야’, ‘호밍스’ 등 대표 HMR 브랜드를 비롯해 온라인전문브랜드인 ‘집으로ON’, ‘라이틀리’ 등을 선보이며 식품사업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식품사업은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확대에 따라 매출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2018년 3669억원에서 2020년에는 5255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 대비 19.7%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대상은 최근 신규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해왔다. 지난해 베트남 하이즈엉과 중국 연운항에 신규 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갔으며, 미국 현지 공장도 연내 본격 가동 예정입니다. 또 카타르와 이라크 등 그동안 한국 식품기업들이 많이 진출하지 않았던 중동시장 메인스트림 유통채널에 정식으로 입점하고 거래처를 확대하고 있다.

    본연의 바이오기술과 시너지+미래성장성에 배양육 사업 출격

    ▲ 대상주식회사 CI © 대상주식회사

    대상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본연의 핵심 사업에서 축적한 역량을 발휘해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는 신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대체단백질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가운데 미래먹거리 시장 공략을 위해 배양육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최근 환경과 지속가능성 등을 중요시하는 가치소비에 힘입어 대체단백질이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대체단백질 소비량은 지난해 1300만t에서 2025년 2400만t, 2030년 6500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업계에서는 국내 대체단백질 시장을 약 2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기업의 대체단백질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체단백질 중 유일한 동물성 식품인 배양육(Cultured Meat)은 동물의 배아줄기세포를 배양액에서 인공적으로 키워 만드는 ‘인공고기’다. 배양육은 일반 육류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 물 소비량 등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 기술로 평가받는다. 공장식 도축 등 동물 윤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미국, 이스라엘 등의 선도업체들은 수백억 수준의 투자를 유치해 배양육 상업적 생산 기반을 갖춰 나가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배양육 시장이 2030년 25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배양육의 생산과정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배양액에 대상의 주요 소재 사업품목인 식품·의약품용 아미노산이 사용되고 있다.

    이에 지난 65년 간 바이오소재(아미노산·조미소재·클로렐라 등)를 생산·판매해 온 대상은 미래 식품으로서의 배양육의 성장가능성과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배양육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상은 현재까지 두 개의 스타트업 업체와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지분투자를 실행했다.

    지난 8월18일 배양육 배양에 있어 국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페이스에프와 '배양육 및 세포 배양용 배지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2025년까지 배양육 대량생산 설비·공정을 갖춰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6월 무혈청 배지 전문기업‘엑셀세라퓨틱스’와 ‘배양육 배지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두 업체와의 협업 연구·개발을 통해 배양육 상업생산을 위한 초기 기술 개발의 단계로, 이 과정에서 배양육의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높은 원가 문제를 해결하고, 배양육 배지 원료를 식품에 사용가능한 원료로 대체하는 연구도 수행할 계획이다.

    ▲ 배양육 소시지 © 스페이스에프

    임정배 대상 대표는 스페이스에프와의 협약식 자리에서 "혁신적인 기술개발 역량을 보유한 벤처기업과 협력을 통해 국내외 배양육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 경영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배양육 제품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상 관계자는 “기존의 육류 생산방식의 한계로 인해 앞으로 육류를 소비하는 방식이 바뀔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체육의 한 형태인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 대체육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실제 동물세포를 키워서 만드는 배양육에 있어서,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배양육 제조기술 개발 또한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배양육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업생산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조 및 판매에 관한 허가 기준 마련, 소비자의 인식 변화 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타뉴스 박영신 기자 (blue073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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