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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대출 옥죄기에 금융소비자들 ‘비명’인데…은행들 이자 장사 호황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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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9-20 09:48:32

    ▲ 정부의 강력한 대출 억제책 요구에 은행들은 앞다퉈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5대 금융그룹 올해 상반기 약 20.4조 이자 이익
    순익 9.3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

    고공행진 중인 집값과 불어나는 가계부채를 잡기위해 정부가 전방위 대출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은행 수익성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 한도 축소,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돈줄 조이기에 금융소비자들은 비명이지만 은행들은 이를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등 예대금리차를 키우는 기회로 활용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추석 이후에 추가 보완대책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실무적으로 20∼30가지 세부 항목에 대해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 네 번째)과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고 위원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지주 회장. ©연합뉴스

    이는 집단대출(중도금 대출)과 전세대출 등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으로 대출을 더욱 옥죄는 종합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은행을 비롯한 모든 금융권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6% 내에서 틀어막겠다는 금융당국의 '창구 지도'에 순응해 가계대출을 전방위로 옥죄고 있지만, 더 강한 대책이 동원될 전망이다.

    이미 금융권은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줄이는 한편 우대금리를 내리고 가산금리는 올리는 쪽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를 기존 '100∼120% 이내'에서 '70% 이내'로 축소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낮은 금리가 적용되던 일부 부동산 대출과 신용대출 상품의 판매를 11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은행권은 신용대출 최대 한도도 이미 '연 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보험사 중에서는 상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초과한 삼성생명이 개인별 DSR 운영 기준을 40%로 조정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데다 정부가 강력한 대출 억제책을 요구하자 은행들은 기다렸다는 듯 다투어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3개월간 0.50%포인트 안팎 상승했다. 수익성 유지를 위해 가산금리는 올리고,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부여했던 우대금리는 낮추는 식이다.

    이런가운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약 20조4000억원의 이자 이익을 거뒀다. 여기에 힘입어 이들 금융그룹은 9조3000여억원의 순익을 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다.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등 취약계층은 코로나19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주택, 주식, 코인에 대한 '영끌' '빚투' 열풍으로 가계대출이 폭증하면서 은행들은 막대한 이익을 얻은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대출 총량을 억제하겠다고 하지만 6%까지는 늘릴 수 있는 데다 한은은 지난달에 이어 오는 10월이나 11월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출 규제나 중앙은행의 긴축을 이익을 늘릴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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