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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SH 사장 후보자 “'공공주택 반대' 아냐..양적 확대보다는 질적 향상 중요”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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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7-27 18:13:11

    ▲ 김현아 SH 사장 후보자가 27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베타뉴스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서울시의회가 김현아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후보자가 과거 SH의 사업철학과 배치되는 언행 및 언론 인터뷰를 했다며 SH 사장으로서의 철학과 가치관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현아 후보자는 부동산·도시계획 전문가로서 자신의 공공주택 공급에 대한 신념을 피력하며 SH의 설립 이유에 반하는 견해를 가진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서울시의원들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김 후보자가 2·4대책, 3기 신도시 등에 반대하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하며 ‘공공주택의 원활한 공급’을 표방하는 SH의 사명에 위배되는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김현아 후보자는 자신이 SH의 정책에 반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되 양보다는 질적인 확대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지적하며 서울시의 주택 공급은 서울시 안에서 적절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서울시의회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노식래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부위원장)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김현아 SH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김 후보자의 자질과 청렴성, 공공개발에 대한 신념에 대해 따져 물었다.

    ▲ SH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노식래 청문위원장 및 서울시의원들이 질의를 준비하고 있다. ©베타뉴스

    임만균 의원(관악3·도시계획관리위원회)은 “SH의 설립목적은 서울시민에게 안정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자가 지난 총선 출마한 일산에서 주민들이 공공주택을 반대하도록 독려한 것이 아니냐, 이는 SH의 철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최근 SH 사장에 지원하며 행복주택에 대해 칭찬할 만한 정책이라고 언급했지만 지난해에는 반대하는 입장에 있었다며 SH 사장으로서 공공주택 및 행복주택 건설을 과연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김현아 후보자는 “당시 일산 주민들이 3기 신도시를 일산에 조성하는 것에 반발이 있었다. 서울에 주택이 부족하다고 왜 경기도에 신도시를 만들어야하느냐는 주민 의견을 수용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임만균 의원은 김 후보자의 답변에 “SH는 이러한 반대를 이겨내면서 공공주택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는 이에 “이제는 공공주택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중요시되며 양적인 확대보다는 질적인 향상이 필요한 때”라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임 의원은 재차 김현아 후보자가 지난해 일산에서 총선 출마를 한 이유를 물으며 일산 집값이 떨어질까봐 염려하는 일산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이제 와 김 후보자가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임대주택을 확대하는 업무를 할 수 있느냐며 질책했다.

    또한 그는 시민단체인 ‘총선주거연대’가 김 후보자가 세입자의 이익에 반하는 활동 및 언행을 한다며 그를 ‘주거역주행상’ 수상자로 선정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 ©베타뉴스

    다음 질의에 나선 장상기 의원(강서6·도시계획관리위원회)은 김현아 후보자에게 공공개발에 대한 평소 소신을 물었다.

    김현아 후보자는 “지난 2016년~17년에는 주택이 부족하지 않았으나 이후 집값이 급등하면서 ‘부동산 광풍’이 일어 일시적으로 공급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한다”며 “수도권보다는 서울 안에 적정한 규모의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평균 13년이 걸리는 민간 재건축사업보다는 공공개발이 서민에게 훨씬 도움이 된다며 김 후보자가 인터뷰와 SNS를 통해 2·4 대책에 반대소신을 펼치며 공공주택 사업을 비판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이러한 반대와 비난 때문에 공공주택 복합사업·주민공무사업에서 서울을 제외시켰다며 김 후보자의 평소 소신으로 SH의 공공주택 사업이 이룰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공공주택의) 양적인 확대보다는 질적인 면이 중요하다며 SH는 정책수립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와 국토부 등의 정책을 손과 발이 되어 실행하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경 의원(비례·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김 후보자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시절 직원 교체를 수없이 하고 보좌관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의원실 직원 관리도 미흡했는데 1300명의 SH 조직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현아 후보자는 인턴의 잦은 교체에 대해서는 가급적 많은 청년들에게 국회 인턴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던 것이며 보좌관들이 인간적으로 힘들었다는 말은 오해이며 자신의 의원실이 업무량이 많았기 때문에 "인간적이 아닌 일적으로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임만균 의원은 김현아 후보자가 과거 ‘문재인 한센병’ 등 막말을 했다며 SH 사장으로서의 품격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현아 후보자는 자유한국당 의원 시절 문재인 대통령을 한센병 환자에 비유해 한센병 환자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는 비난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당시 국회 정론관에서 '한센병 발언'에 대해 한센병 환우들과 상처받은 분들에게 사과를 했다며 거기에는 문 대통령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과를 따로 하는 것은 불필요한 말들만 많아 질 것며 새롭게 (문 대통령에게) 사과하지는 않겠다라고 답했다.

    또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이끄는 사단법인 ‘도정포럼’이 기부금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등 운영에 투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고 당초 도정포럼 제휴사에 SH가 포함돼 있었으나 사장 공모 이후 SH를 삭제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SH가 회비 납부가 안 돼 제휴사 목록에서 뒤늦게 삭제했을 뿐 SH 사장 공모 시점과는 관계가 없다고 항변했으며 SH 사장이 되면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현재 국민의힘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김현아 의원은 “의원님들의 지적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답했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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