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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조합장' 한형기 “'재건축 표류' 은마아파트, 7년 안 이주 및 원베일리 넘는 50억 이상 만들 것“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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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6-22 18:19:03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18년째 지지부진하고 있는 것은 누구 책임입니까?"

    '스타조합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한형기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이 '은마아파트 재건축 설명회'에 모인 은마아파트 소유주들에게 일갈했다.

    79년 만들어진 서울 강남의 대표적 아파트로 최근 '재건축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이 은마아파트 최대소유주 모임인 '은마반상회'가 한형기 조합장을 초청해 지난 18일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은마 재건축을 위한 설명회를 가졌다.

    ▲ 한형기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이 18일 저녁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은마아파트 재건축 설명회 전 소개를 하고 있다. ©베타뉴스

    이 자리에 모인 은마아파트 소유주들은 한결같이 재건축을 답보 상태로 만들고 있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17일 현대건설이 'GTX-C'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은마아파트를 관통하는 안이 유력해지자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술렁거렸다. 여기에 조합은 커녕 정비구역 지정도 받지 못한채 요원해져가는 착공에 은마 소유주들은 "속이 타들어간다"라며 심정을 토로했다.

    한형기 조합장은 설명회에 앞서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최정희 은마반상회 대표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다시는 어떤 재건축조합의 조합장도 맡지 않으려고 생각했지만 최 대표의 진심을 보고 전문가로서 은마아파트에 자문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 조합장은 "오늘 설명회를 위해 10일 이상 꼬박 PPT자료를 만들었다. 또 일체의 수고비나 거마비도 받지 않았다"라며 "다만 강남 재건축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은마아파트의 딱한 사정과 더불어 재건축 전문가로서 모 언론(MBC PD수첩)에 의해 실추된 나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한형기 조합장이 ppt를 띄우고 은마 재건축 설명을 하고 있다. ©베타뉴스

    이어 그는 "오늘 설명회에 500명 이상의 은마 소유주들이 참석해 나의 의견에 동의하고 각자 다른 주민 10명을 설득하면 (7년 안에 이주하는 것이) 희망이 보인다고 생각한다"라며 "7월17일 총회를 열기까지 앞으로 한 달이 은마아파트 재건축의 명운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조합장은 "재건축은 시간이 돈"이라며 자신이 추진한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가 이주에서 각종 인허가를 병행하면서 4년 8개월이 걸렸고, 자문한 반포 래미안원베일리는 추진위부터 8년 7개월 만에 이주를 한 사례를 들었다. 그는 두 단지 모두 최고분양가를 기록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 임기 안에 정비구역 지정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난 시간동안 은마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서울시에 불필요한 대립각을 세웠던 것은 필패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한 조합장은 은마 소유주들 앞에서 PPT 화면을 직접 넘기며 비슷한 분양가에서 출발한 선경, 쌍용 등이 조합 설립, 재건축 인가 등의 시점마다 아파트 가격이 뛴 것을 제시했다. 같은 기간에 처음에는 더 가격이 높았던 은마아파트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최정희 은마반상회 대표(오른쪽)이 설명회를 마친 한형기 조합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베타뉴스

    그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표류하고 있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우선 이정돈 추진위원장의 무능에 대해 언급하며 "이 위원장은 추진위를 장악하는 10년 동안 100억원을 쓰면서도 조합 설립은 물론 정비구역 지정도 받지 못했다"라고 성토했다.

    한 조합장에 따르면 이정돈 추진위원장은 2011년 50층 고도 제한 문제로 서울시와 충돌하고, 2017년에는 초중학교 기부채납을 거부해 은마 재건축 답보 사태를 자초했다는 것.

    그는 이 위원장의 실수를 지적하며 아크로리버파크의 예를 들어 재건축하는 단지 안에 기부채납으로 공공보행통로가 들어온다고 해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초중 부지 기부채납 거부로 이웃 학교에 돈을 대면서도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학세권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놓쳤다고 성토했다.

    이 위원장이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8개의 소송을 건 것도 어리석은 행동이었다고 꼬집었다. 강남구와 척을 지고, 500여명의 상가 조합원들과 소통을 거부한 것도 그의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둘째로 이런 사태를 방조한 은마 소유주들의 무관심이 추진위원장의 독직보다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이 정비구역 지정이 늦어지는 재건축단지 최장 신기록을 세우는 것을 목도하면서도 추진위원회의 무능한 일처리를 방임했다는 것.

    셋째로 정부 및 서울시정책에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한 조합장은 서울시 '2040서울 플랜'을 언급하며 "이미 1대1 재건축은 불가능해졌다. 최대한 규제를 피해 재건축을 잘 성공시켜 주민 재산권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오세훈 시장이 잠실, 성수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하면서 정책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은마아파트 소유주들이 19일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한형기 조합장의 설명회를 청취한 후 현대건설 규탄 대회를 갖고 있다. ©베타뉴스

    한 조합장은 "이 모든 사태의 해결책은 7월17일 추진위원장 선출총회이며 여기서 이 위원장을 반드시 해임시키고 새 집행부를 꾸려야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회에 2800명 이상의 소유주들 참석 또는 서면 제출을 해 이 위원장 해임과 새 집행부 선출에 찬성하면 현 추진위원회가 새 집행부를 상대로 총회 무효소송을 걸어도 절대 이기지 못한다는 것. 이날 (새 추진위 구성에)성공하지 못하면 해마다 추진위 선출총회를 열고 싸워야 한다며 소유주들의 단합을 요구했다.

    새 추진위원장이 세워지면 서울시 및 강남구와 재협상을 통해 반드시 '정비구역 지정'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 조합장은 이정돈 위원장이 그가 도로 기부채납을 줄인 만큼 임대주택 비중이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소유주들이 1조5000억원의 이득을 봤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

    이어 또다른 소유주 모임인 '은소협'에서 1대1 재건축을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에서 절대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 조합장의 설명이 끝난 후 한 은마 소유주는 "현대건설의 GTX-C 은마 통과안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며 이것을 저지할 묘안이 없을 지 질문했다.

    그는 "GTX-C 공사가 시작되면 내 땅에 건설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일이 생긴다. 이를 최대한 저지해야 한다"면서도 "통과는 안 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공사가 시작되면 50m 밑 암반조사를 안했기 때문에 새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교통부를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새 집행부가 뽑히면 현대건설을 상대로 제대로 집회를 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해야한다"라며 "우선 7월17일까지는 현대건설을 성토하는 플래카드 정도만 걸어 격한 반응을 하지 말고 기다렸다가 단체 행동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한 조합장은 "이정돈 위원장은 '은마' 추진위원장이라는 자리의 마약을 버리지 못한다"라며 "최정희 은마반상회 대표로 대안을 삼아 과반을 목표로 새 추진위를 구성하는 것이 옳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시 한번 "강남 아파트의 대명사인 '은마'의 상징성이라는 게 있다. 그것을 알기에 재건축을 꼭 성공시켜 주고 싶다. 그리고 재건축 전문가로서의 명예도 지키는 것이 나의 포부"라며 "나는 앞으로 1개월 간 은마를 위해 자원봉사하겠다. 반드시 7년안에 이주를 성공시키고 50억 이상 가는 아파트로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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