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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속 성능과 기능의 조화’ 인텔 코어 i7-11700KF 프로세서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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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4-28 17:09:35

    PC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프로세서(중앙처리장치)는 치열한 발전이 거듭되며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인텔은 펜티엄 – 코어 2 – 코어 프로세서로 이어지는 계보를 통해 꾸준히 성능을 높여왔다. 매번 세대교체를 통해 꾸준히 미세공정을 도입하고 아키텍처의 변화와 개선을 바탕으로 상품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계가 드러나게 되었고, 제품 개선과 발전에 대한 계획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틱-톡(Tick-Tock)에서 파오(P-A-O) 형태로 프로세서 개발 전략을 개편한 인텔도 이런 변화를 겪은 제조사 중 하나다.

    그런 변화의 시작이 담긴 프로세서가 등장했다. 바로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그 주인공이다. 로켓레이크(Rocket Lake)라는 코드명으로 개발된 이 제품은 그간 코어 프로세서에 적용되었던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를 뒤로하고 새로 개발한 사이프레스 코브(Cypress Cove) 아키텍처를 사용, 성능과 처리 효율을 개선했다.

    차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받아들이면서 얻은 성능적 변화 외에도 여러 변화가 적용되었다. PCI-Express 4.0 부터 시작해 USB 3.2 Gen 2x2, 썬더볼트 4 등 고속 전송 대역도 활용 가능해졌다. 큰 변화를 담았지만, 플랫폼은 10세대에서 도입되었던 LGA 1200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흥미롭다. 그렇다면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변화는 어떤 결과로 나타났을까? 하이엔드 라인업의 핵심 제품 중 하나가 될 코어 i7-11700KF로 경험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 5세대만에 이뤄진 아키텍처의 대격변, 포인트는?

    프로세서의 핵심은 아키텍처에 있다. 집을 지을 때 기초가 되는 뼈대가 중요한 것처럼, 프로세서 마이크로아키텍처는 전반적인 성능에 큰 영향을 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서 11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는 큰 변화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바로 ‘코브(Cove)’ 아키텍처가 그것이다. 모바일(Mobile)과 스케일러블(Scalable) 라인업을 통해 먼저 모습을 드러낸 코브 아키텍처는 데스크톱으로 이동하면서 조금 달라진 면모를 보인다.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에는 사이프러스 코브(Cypress Cove) 아키텍처가 적용되었다. 기본적인 틀은 모바일이나 타 프로세서와 다를 것이 없지만, 10nm 공정 구조로 설계된 것을 14nm 공정으로 재설계(백포팅)해 현실적인 요소를 만족시키고자 했다. 공정은 기존 데스크톱 프로세서와 동일하지만, 뼈대 자체의 변화가 존재하므로 그에 따른 성능 향상은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코브 아키텍처의 장점은 실행 능력의 향상에 있다. 캐시 용량을 늘렸고 동시에 명령어 처리 구조와 분기 예측기를 도입해 효율을 높였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기능도 존재한다. 인텔 딥러닝 부스트(Intel DL Boost)의 도입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은 AVX-512 명령어에 기반한 벡터 신경망 명령어(VNNI – Vector Neural Network Instruction)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실행 환경에서 성능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

    메모리와의 호흡도 빨라졌다. 기본적으로 최대 DDR4-3200까지 대응하는데, 인텔은 코어 i9 시리즈를 제외하면 제품에 따라 기어 1, 기어 2 형태로 메모리 동기화 모드를 분류해 두었다. 기어 1은 메모리 컨트롤러와 메모리를 1:1로 동기화하고, 기어 2는 1:2 비율로 동기화해 속도를 높여 대응하는 형태다. 코어 i7-11700KF는 기어 1 모드에서 DDR4-2933, 기어 2 모드에서 DDR4-3200에 각각 대응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이 외에도 PCI-Express 4.0 인터페이스가 채택되면서 고속 저장장치 및 그래픽카드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레인은 총 20개가 제공되며 그래픽카드 1개, NVMe SSD 1개를 연결하면 부족함 없이 대역을 쓸 수 있다. 메인보드에 따라 썬더볼트 4, USB 3.2 Gen 2x2 같은 기술도 제공하므로 시스템을 구성할 때 이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 인텔 코어 i7-11700KF의 성능은?

    사이프러스 코브(Cypress Cove) 아키텍처가 적용되어 있는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이 중 상위 라인업인 코어 i7-11700KF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프로세서 정보 확인 및 일부 소프트웨어, 게임 등을 실행해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메인보드는 Z590 기반의 제품과 DDR4-3200MHz 메모리, 지포스 RTX 2080 Super 그래픽카드 등을 활용했다.

    메인보드 – GIGABYTE Z590 VISION G (피씨디렉트)
    메모리 – PNY XLR8 DDR4-3200(PC4-25600) 16GB (8GB x 2)
    저장장치 - 마이크로닉스 WARP GX1 512GB
    그래픽카드 –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Super
    파워서플라이 – 마이크로닉스 캐슬론 M 700W
    운영체제 - 윈도우 10 프로 64비트 (20H2 업데이트 적용)
    드라이버 – 지포스 게임레디 461.92

    CPU-Z를 실행해 코어 i7-11700KF 프로세서의 사양을 확인했다. 사양은 알려진 대로 8코어, 16스레드 구성을 따른다. 이는 이전 세대 코어 i7 프로세서와 동일한 부분. TDP는 125W로 이 역시 이전 세대들과 동일하다. 명령어 세트도 거의 비슷하지만, 이 중 AVX-512F 사양이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설정 배수는 최대 50으로 5GHz까지 작동한다는 점을 암시한다. 참고로 이 프로세서의 기본 작동속도는 3.6GHz다.

    참고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제품은 F형으로 내장 그래픽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안하고 있다. 실제로 K형은 48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으며, KF형은 이보다 약 3만 원 정도 저렴하다. 때문에 별개로 내장 그래픽이 필요한 소비자라면 일반형 프로세서(코어 i7-11700K)를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CPU-Z 벤치마크 테스트

    먼저 CPU-Z 내에 있는 프로세서 비교 테스트를 진행했다. 비교군으로는 비슷한 구성(8코어, 16스레드)으로 제공되는 인텔 코어 i7-10700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확인해보니 싱글 스레드로는 636.3점, 멀티스레드는 6141.5점을 기록했다. 동일한 K형은 아니지만, 이전 세대 코어 i7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싱글에서 약 70점, 멀티에서 약 500점 이상 차이나는 성능이다.

    ▶ 코로나 1.3 렌더링 벤치마크

    이어 프로세서의 처리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코로나 1.3 벤치마크를 실행했다. 프로세서의 3D 렌더링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실행한 결과, 1분 36초가 소요됐으며 처리량은 5.1MRays/s로 나타났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 속도가 낮음에도 처리 속도가 오히려 나아진다면 분명 아키텍처의 변화가 효율에 영향을 줬다고 해석 가능하다.

    ▶ 파크라이 5 게이밍 성능 테스트

    코어 i7-11700KF 프로세서의 게이밍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파크라이 5를 실행했다. 최대한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 하에서 그래픽 옵션은 모두 최대로 설정했다. 수직동기화와 프레임 잠금 등의 설정은 사용하지 않았다. 테스트한 결과, 평균 130 프레임의 기록했다. 추가로 최소 프레임은 106, 최대 프레임은 173이었다.

    8개의 코어에 여유로운 캐시 용량(16MB)과 높은 작동속도가 더해지면서 게이밍 성능은 아쉬움이 없는 모습이다. 현재 그래픽카드 구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RTX 3070 급 이상 그래픽카드나 RTX 2070 급 이상의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함께 구성한다면 최적의 게이밍 몰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체르노빌라이트 게이밍 성능 테스트

    1인칭 슈터 게임인 체르노빌라이트를 실행해 성능을 확인해봤다. 파크라이 5와 동일하게 풀HD 해상도에 그래픽 설정은 울트라 일괄 설정이 적용되어 있다. 게임을 실행한 결과, 평균 105.9 프레임을 보여줬다. 고주사율 모니터를 쓰거나 QHD 해상도급 게이밍 모니터를 통해 게임을 즐겨도 아쉬움은 없는 수치다. 추가로 게임 몰입 안정에 필요한 최저 프레임은 105.9, 최대 프레임은 213.9를 기록했다. 최소 게임 실행 성능을 가늠하는 1% 프레임 수치는 88.8을 기록했다.

    ▶ 레드 데드 리뎀션 2 게이밍 성능 테스트

    오픈월드 게임인 레드 데드 리뎀션 2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게임은 광활한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기에 요구하는 사양이 높은 편이다. 게임의 성능 측정을 위해 해상도는 풀HD, 그래픽은 가장 높은 설정을 일괄 적용했다. 테스트한 결과, 평균 88.5 프레임으로 초당 60 프레임 이상은 유지하는 모습이다. 최소 프레임은 50.7, 최대 프레임은 114.7이다.

    ■ 성능과 잠재력의 조화, 인텔 코어 i7-11700KF

    인텔 코어 i7-11700KF 프로세서의 강점은 기본적인 성능과 이를 더 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기본 작동속도가 3.6GHz에 달하고, 모든 코어가 최대 속도로 상승하는 올-코어 부스트는 4.6GHz가량으로 높기 때문이다. 일부 코어를 적극 활용해 속도를 높이는 부스트 클럭도 4.9GHz, 최대 작동속도는 5GHz에 달한다.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최고 수준의 성능 경험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K형 프로세서이기에 가능한 오버클럭을 적극 지원하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이번 제품은 메모리 동기화 여부에 따른 기어 모드를 두 가지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배수(Ratio)와 내부클럭(Base Clock)을 자유롭게 조절해 더 높은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지원한다. 물론, 이를 모두 적극 활용하려면 Z590 칩셋 메인보드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성능적 부분 외에 이 프로세서는 F형으로 내장 그래픽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대신 가격적인 이점이 있으므로 굳이 내장 그래픽을 쓰지 않는다면 F형 프로세서를 선택해 비용을 조금이나마 절감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소형 시스템으로 외장 그래픽을 쓰지 않거나 혹은 약간의 보험 정도로 내장 그래픽을 둔다면 일반형, 외장 그래픽 위주의 활용 환경이라면 F형이 적합하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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