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식

[반포재건축 Ⅱ] 조합과 '갈등' 원베일리, 대한민국 1등 아파트 못된다는 불안감이 근본 원인?


  • 유주영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21-02-08 17:14:12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한형기 (원베일리) 조합원이 원베일리에 대해 딱히 애착을 갖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현재 (이웃한) 아크로리버파크에 살고 있기 때문인건지, 아니면 (원베일리 재건축 자문에 대한) 인센티브를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강남 재건축의 '최대어'로 초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서울 반포 신반포3차·경남(래미안원베일리,2990세대, 2023년 입주예정) 재건축사업을 둘러싸고 조합 측과 조합원들간의 공방이 뜨겁다.

    2015년 완공된 원베일리 이웃 대림아크로리버파크는 이미 최고급아파트, 1등 아파트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원베일리 조합원은 그 이후 발전된 설계와 공법으로 짓는 원베일리가 당연히 아크로리버파크는 제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원베일리 조합원들의 상당수는 "현재 상태로는 아크로리버파크보다 더 좋은 아파트, 전국 최고의 아파트가 될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조합원들이 조합을 불신하며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평면도가 공개되고, 지난해 11월 모델하우스를 보고 조합원들은 조합을 불신하기 시작했다. 기대했던 설계 및 자재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원베일리 조합원들은 원베일리 조합원이자 이른바 조합의 '간사'이자 실세로 활동하고 있는 한형기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아리팍) 조합장에 대한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조합원들은 조합측 및 시공사인 삼성물산에 끊임없이 이의제기를 하며 사업 절차 및 내부 콘텐츠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방영된 MBC PD수첩은 한형기 간사에 대한 여러 미심쩍은 부분을 보도했다. 이중 가장 크게 다뤄진 것이 '독일식 창호'(새시)문제다.

    애초에 조합 측은 독일식 창호를 사용할 것을 제시했다. 그러나 조합원들이 검증되지 않은 외국회사인 프로파인사의 제품을 쓰는 것보다 AS가 보장돼 있는 국산 LG창호 혹은 이건창호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한 조합원은 조합 측이 삼성물산 측이 KCC에서 AS를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독일식 창호를 고집하고 있다며 시공사 측에 떠넘겼다고 말했다.

    2000여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원베일리 조합원 모 카페는 이건창호로 의견을 수렴해 이를 조합에 전달한 상태다. 한형기 간사가 '비대위'라고 칭하고 있는 이 카페는 타 조합원 카페와 의견을 조율해 이건창호로 서면동의서를 오는 31일 제출하기로 했다. 한 조합원은 "개인적으로는 LG가 되든 이건이 되든 상관없다. 독일식 창호로 결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의견이 나온 쪽으로 동의했다. LG창호를 선호했던 다른 조합원 카페도 현재는 이건창호로 뜻을 모은 상태"라고 말했다.

    창호는 또 세대 면적에 상관없이 일률적인 크기로 배치됐다고 조합원은 전했다. 그는 "이 독일식 창호를 조립하는 '우신원시스템'이라는 회사는 3000세대 이상의 아파트를 맡아 본 적이 없으며, 이 회사 때문에 아파트가 넓으나 좁으나 획일적으로 설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 원베일리 스카이라운지 심의 변경 내용 ©온라인조합명회 캡처

    ▲ 원베일리 조감도 ©삼성물산 홈페이지 캡처

    조합원들은 우선 '스카이라운지' 설치 취소에 있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웃 아크로리버파크의 스카이라운지는 한강변을 조망할 수 있는 공중카페로 아리팍의 시그니처 건축물로 꼽힌다. 원베일리 또한 스카이라운지 설치가 당연시되고 있었다.

    그러나 조합 및 한형기 간사 측은 원베일리에는 서울시 인허가 관계로 스카이라운지 설치가 불가하며, 아파트동 간 유리통로(스카이브리지)로 이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유리통로의 폭은 9m가 아닌 6m로, 또한 카페식으로 음료와 간단한 음식을 제공할 계획에서 음료만 제공하게 된 것에 대해 조합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3000세대가 이용하기에는 너무 좁고, 시설도 미비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몇몇 조합원들은 한형기 간사와 조합 측이 시·구청과 시공사 측을 핑계로 원베일리의 고급화 노력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6일 온라인 조합원 설명회에서 한형기 간사와 조합측은 아리팍 이후 제재가 생겨 서울시 허가가 나지 않을 뿐더러 재건축분담금, 공기 연장 등을 이유로 스카이라운지는 불가하다고 말했다.

    원베일리 조합원들은 2015년 완공된 아리팍보다 원베일리가 더 고급아파트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스카이라운지부터 틀어졌다고 생각하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원베일리의 층고는 2.5m로 아리팍의 2.6m 보다 낮다. 여기에 2017년 삼성물산이 브로셔에 약속한 것과 달리 방문 사이즈가 천장 끝까지 올라간 형태가 되지 않게 돼 있었던 것이다. 천장 끝까지 연장할 경우 단가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측은 8일 시공사는 설계에 관여하지 않으며 설계사에 권한이 있다고 전했다.

    거실 바닥도 대리석이 아닌 나무로 돼 있고 이마저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다른 조합원은 전했다. 삼성물산 측은 규제를 핑계로 댔다. 대리석으로 바닥을 깔 경우 높이가 높아져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조합이 주선해 삼성물산과 설계사, 그리고 조합원이 회의를 해도 대부분 시공사 측에서는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이 조합원은 삼성물산을 설득하는데 조합이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리팍을 설계했던 바호설계사무소와 ANC설계사무소에 260억을 들여 설계를 의뢰를 했지만 아리팍보다 못한 설계가 돌아왔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뒷베란다에 하향식 대피구, 에어컨실외기 등을 배치해 쓸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든 것, 드레스룸을 확장하지 않은 것 등 서비스 면적을 가져오고 버리는 공간이 없게 만들었어야 하는데 이에 실패했다는 조합원들의 평가가 있었다.

    샤워기도 필요없는 곳에 2개를 설치하고, 안방 화장실에는 샤워부스가 없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설계라는 것이다.

    이 조합원은 "조합이 바호설계사무소와 삼성물산과의 조율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6일 한형기 간사가 비대위 민원사항에 대한 답변을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조합설명회 캡처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를 대비한 보류지 선정 문제도 엉망이라며 한강변이 아닌 안쪽을 보류지라고 말을 바꾸었다. 이어 지난해 7월9일 결정된 사안에 대해 10일 조합이 서초구청에 올린 내용에는 보류지 위치를 바꾸어넣었는데 이를 정비업체의 실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조합 측이 분담금이 올라가고 공기가 길어진다며 여러 요구사항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동호수 추첨 문제도 원베일리 조합원들이 서초구청에 대거 민원을 넣으면서 부각됐다. 순위별로 추첨을 하는데 조합에서 작은 평수가 새로 생긴 것을 알려주지 않아 1+1 신청을 하지 않았고, 추첨도 권리가액 순이 아니었다는 것. 이 조합원은 기준 없는 추첨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합이 90% 이상 찬성이 나왔기 때문에 이 방식을 택했다고 하지만 이는 총회 참석을 서면결의서로 대체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조합원들은 원베일리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최근 몇년 사이에 만들어진 고급아파트보다 특화된 것이 없는 아파트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모양새다.

    또다른 조합원은 "한형기 조합원(간사)이 조합원들과 소통은 도외시한 채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는 데만 치중하고 원베일리 자문에 대한 인센티브도 없어졌으니 빨리 처리해 버리자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반포 재건축>시리즈 글 싣는 순서

    [반포재건축Ⅰ]래미안 원베일리, 재건축의 신을 맞이하다

    [반포재건축Ⅱ] 조합과 '갈등' 원베일리, 대한민국 1등 아파트 못된다는 불안감이 근본 원인? 

    [반포재건축Ⅲ] 재건축의 신, 원베일리 조합원 이의에 답하다..인허가 문제로 인한 설계변경인가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1253695?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