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인터뷰] 이수봉 민생당 비대위원장 “시장 보궐선거, 거대양당 아닌 제3지대 단일후보 내야”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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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2-03 03:04:46

    ▲ 이수봉 민생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민생당

    [베타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2개월 앞둔 시점에서 지난 총선 참패로 원외에 머물며 절치부심하는 민생당.

    이런 민생당을 지난해 5월부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이끌고 있는 이가 이수봉 비대위원장이다. 

    이 위원장은 민주노총 정책위원장을 거치며 노동계, 정치계를 넘나들며 사회경제 경책을 총괄하고 대안을 만드는 작업을 해온 장본인이다. 

    이 위원장은 창당주역들이 당을 떠나고 원내 진입에 실패하면서 위기에 봉착한 민생당을 안팎으로 아우르며 당을 재건하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그는 거대 양당이 아닌 제3지대 야당들이 손을 잡고 보궐선거에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내세우는 제3정치경제론과 민생당의 앞으로 나아갈 길, 보궐선거 전략을 최근 여의도 당사에서 권오성 정치학박사가 대담을 통해 살펴봤다.


    -민생당은 지난해 총선 이후 당의 참패로 존립의 위기를 맞아 작년 5월 이수봉 비대위원장 체재로 출범하였다. 출범 이후 그동안 당내의 개혁과 변화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가.

    첫째 미래혁신위원회를 구성해서 당의 정책 노선을 정리하고 제3정치경제론을 만들었다.
    둘째 당내 혁신 주체를 만들었다.
    셋째 보궐선거를 위한 당체제를 만들었다.
    넷째 당사 이전과 당직 구조조정 등 장기전을 대비한 체제를 만들었다.
    다섯째 당내 분열적 세력들로부터 당을 지켜내었다.

    모든 일들이 어려웠다, 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후 완전히 맨붕에 빠졌다. 간신히 비대위를 구성했지만 처음부터 당을 흔드는 세력들이 당권투쟁을 벌였다. 지난해 6개월간은 비대위를 정상화시키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혼란기였다. 그런 혼란에도 불구하고 제3정치경제론을 완성했다. 나는 모든 갈등원인이 결국은 당의 가치 노선이 바로 서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에 대한 여러 가지 음해도 많았지만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의 진심을 입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말씀대로 당의 정비와 비전을 위하여 짧은 기간에 많은 고생을 했는데 앞으로의 당의 진로를 어떻게 끌고 갈 생각인가? 또 제3지대 당으로서의 성공에 대한 대안은 있는가?

    “가짜 진보세력과의 투쟁을 통해 새로운 제3의 진보적 가치를 가진 당으로 거듭 날 것이다.”
    -먼저 민생당의 정치적 의미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민생당은 좌절한 민주화운동세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에 의미가 있다. 민주화운동세대들은 소위 잘못된 사상적 실천적 편항을 가진 정파 세력들에 의해 분열되었다. 김영환 등 주사파 본류는 북한민주화운동 등 부문 운동으로 분산되었다. 또 일부 NL그룹들은 2001년 군자산의 약속 이후 각계 대중조직과 합법 정당조직에 파고들었다. 민주화운동에 우호적인 대중들을 자신들의 지지세력으로 만들고 마침내 집권까지 성공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민중의 삶이나 대중조직의 운동적 발전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양극화는 심화 되고 대중조직들은 역동성을 잃어버렸다. 이 모든 것은 진보세력들이 담론적 힘을 상실하고 권력 쟁취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한 추종적인 분위기는 남한 내 창조적 운동 담론의 발전을 억제했다. 여기에 반발하는 국민 대중들이 안철수 현상을 만들어 내었지만 안철수 세력의 한계로 제3지대 운동은 일차 좌절한 것이다.

    이 좌절한 지점부터 민생당은 시작할 수밖에 없다. 애매한 중도라는 가치를 폐기한다. 민주당이 멈춰선 그 지점에서 민생당은 출발한다. 기득권 담합세력 해체와 존재가치 구현이라는 시대정신을 당의 가치로 하고 내부적으로는 가짜 진보세력과의 투쟁을 통해 새로운 제3의 진보적 가치를 가진 당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호남 정치세력은 민주당 2중대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그것이 호남 정치를 살리는 길이다. 그 길은 민생당의 제3정치경제론을 받아들이면서 가능하다고 본다.

    -제3정치경제론을 한마디로 뭐라고 할 수 있는가

    ‘기득권담합 해체와 존재가치 구현’이다.
    약간만 부연 설명하면 지금 한국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기득권 담합세력들이 한국사회의 동력을 말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경제를 망치는 적은 좌파나 노조가 아니다. 바로 기득권 담합세력이다. 그래서 미국도 그렇게 강력히 반트러스트법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여전히 기득권자들의 담합행위가 노골적이다. 예를 들어 전관예우. 이것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기득권 카르텔인데 이게 마치 관행처럼 되어있다. 엄벌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한국이 발전할 수가 없고 건강한 시장경제가 형성되지 않는다.

    존재가치 구현이란 것은 내가 오래전 2008년 한국에서 최초로 기본소득론에 대한 책을 내면서 쓴 개념이다.
    내가 노동운동할 당시에 노동의 개념을 너무 협소하게 생각하면서 노동운동이 임금극대화전략 중심으로 가는 것이 안타까워서 노동의 개념을 확장하자고 생각하고 만든 개념이다. 이게 4차산업 발전과 연관되면서 급속히 현실적 의미를 갖게 되었다. 시간으로 환산되는 노동만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존재 자체가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회가 된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이라 하지 않고 존재라고 했는가 하면 사람에만 주목하면 결국 주변 환경을 무시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문재인 정부의 슬로건이 바로 ‘사람이 먼저다’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돈 가진 사람이 먼저다‘라는 것으로 변질되지 않았나? 사람을 보기 이전에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먼저 봐야 한다. 가장 아래를 봐야 위의 존재에 대한 존중이 가능하다. 그래서 존재가치라는 개념으로 처음부터 넓게 사용한 것이다.

    ▲ 이수봉 민생당 비대위원장(왼쪽)이 권오성 박사와 대담하고 있다.©민생당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곧 실시된다. 민생당은 후보를 낼 것인가

    “신기득권세력을 구기득권세력이 심판할 수는 없다. 민생당이 심판하기 위해 후보를 낸다
    후보를 낸다. 그 이유는 첫째 지금 보궐선거의 구도는 가짜다. 원래 선거란 구도와 바람. 그리고 인물이다. 그러나 구도 자체가 잘못 짜여지고 있다. 여전히 보수와 진보 혹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구도로 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한국의 갈등구조는 기득권 동맹세력 대 일반 국민들 간의 갈등이 본질이다. 민주당이 국민을 대변한다고? 그건 말짱 헛소리이다. 이들은 이미 신기득권이 되어버렸다. 근거를 댈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다. 부동산만 하더라도 이들 정권하에서 최대로 올랐다. 소득주도 성장이 아니라 불로소득 성장이다. 더구나 박원순 시장의 성희롱 문제로 치러지는 선거이다. 민주당은 후보를 낼 자격조차 없다.
    둘째 그러나 국민의힘이 이런 민주당을 제대로 심판할 수 있는가? 신기득권세력을 구기득권세력이 심판한다는 것 자체가 역사를 뒤로 돌리는 것이다. 그러려면 촛불혁명을 왜 했는가? 결국 현재 보궐선거의 구도는 진보의 탈을 쓴 보수세력 대 짝퉁 보수간의 대결 구도로 되어있다. 이 구도를 기득권 담합세력 대 일반 국민 이익을 대변하는 구도로 바꿔야 하고 그래서 민생당은 후보를 낼 수밖에 없다.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 힘 당과 후보 단일화는 그가 해온 제3지대 정치와는 다른데.

    “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힘과 결별하고 제3지대 정당들과 연합해야 된다”
    어쩌면 이 질문이 민생당이 후보를 내게 된 세 번째 결정적 이유일 수도 있겠다. 안철수 후보는 제3지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아니다. 처음에 안철수 현상으로 새정치를 주장하며 시작했을 때는 많은 기대를 했었다. 당시 나는 민주노총 연구원장으로서 5천 명의 노조 간부들과 함께 새정치를 시작했었다. 그러나 안대표는 계속 좌우를 왔다 갔다 하면서 제3지대 정치의 가치를 세우기는커녕 선거공학적 판단을 거듭했다. 결국 본인이 만든 제3지대 정당인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면서 그동안 제3지대를 힘들게 지켜오던 동지들을 배신했다. 당원들은 졸지에 고아처럼 버려졌고 지도부들의 졸열한 정치행태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서울시장선거의 명분이 문재인 정권심판이고 그 방법으로 야권단일화를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목적도 수단도 잘못되었다. 심판은 아무나 하나? 문재인 정권 심판 자체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심판의 내용은 개혁을 제대로 못 한 것을 비판하는 것이어야지 보수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은 안된다. 더구나 야권단일화라는 수단은 현실적으로는 보수 야합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안철수 대표가 국힘당과 단일화해서 어떤 결과가 될 것인가? 이것은 너무나 결과가 뻔하다. 보수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데 그렇지 않다. 어떤 일도 결국 못하게 될 것이다. 안철수는 김영삼과 다르다. 개혁을 추진할 독자적 세력이 너무나 약하다. 그런 상황에선 보수에 잡아먹힐 수밖에 없다. 개인이 시장이 되더라도 그것은 제3지대 대표성을 가진 시장이 아니라 보수의 얼굴마담으로서의 시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안철수가 그나마 가진 잠재력까지 다 망가지게 만들 것이다.

    - 민생당이 과연 시장선거에 당선될 수 있을까.

    “민생당은 우리나라를 자영업자들의 천국으로 만들 것이다”
    어렵지만 선거구도를 바꾸어 내야한다. 지금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로 되어있다. 이 구도는 허구다. 지금나와있는 어떤 후보도 진정한 갈등구조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한국사회의 갈등구조는 기득권담합세력 대 일반서민의 갈등이다. 이 구조를 반영한 선거구도 바꾸는 것이 민생당의 역할이다.

    민생당은 거듭된 참패로 힘은 약화 되었지만 저력이 남아있는 당이다. 비록 안철수 유승민의 갈등으로 선거에 참패 했지만 지도부는 다 바뀌었다. 지금 새로운 비대위 체제에서 제3정치경제론이라는 이론적 틀을 세우고 근본적 혁신을 위한 정책을 마련했다. 나는 한국 정치가 기득권 담합 세력에 포섭되어 망했다고 보고 있다. 4년에 한번씩 바뀌는 의원들은 기득권을 갖고 있는 고위관료들의 장난을 극복하지 못한다. 그러니 40년 동안 민주화도 했고 정권도 여러번 바뀌었지만 나라는 더 양극화가 심해지고 부동산 불로소득의 나라로 되어버린 것이다.

    서민들은 살 곳이 없다. 다 건설 마피아들과 결탁한 정치세력 때문이다. 고위공무원들과 공기업들은 국민세금으로 배부르게 살고있지만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민주당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있나? 그동안 충분히 봐왔지만 다 말뿐 아닌가? 또 속으란 말인가?
    이제 근본적 정치혁명이 필요하다. 기득권동맹 세력을 해체 시키고 국민 권력을 다시 세워야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제2의 민주화운동이 시작되어야 한다. 국가제도 운영 자체에 시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해서 예산편성과 집행력을 담보해주어야 한다. 관료들의 천국에서 자영업자의 천국. 일반 서민들의 천국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러한 정치혁명은 이번 보궐선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민생당은 이런 가치를 설득하고 알려 나갈 것이다. 당선 여부는 국민들이 판단한다. 민생당은 우리 할 일을 할 뿐이다.

                                             [대담=권오성 정치학박사 (정치평론가), 주권정치포럼 대표, 정리=유주영 기자]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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