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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공룡 건설기계 기업 탄생 초읽기


  • 정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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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12-11 16:51:26

    ▲ (사진 왼쪽부터)현대중공업 사옥, 인천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두산인프라코어 본사 글로벌 R&D센터 ©각사

    [베타뉴스=정순애 기자] 국내 굴삭기 건설장비 시장에 빅딜(Big Deal·대규모 거래)이 추진되는 가운데 기업결합 승인 여부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법인 소송전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국내 건설장비 1위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다. 인수가 성사되면 국내 건설기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 확보와 세계 7위의 공룡 건설장비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반면 기업결합 심사 통과 여부와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 소송 향방 등의 뇌관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두산중공업 등은 자난 10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중공업지주-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이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들 등에 따르면 이번 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코어를 최종 인수할 경우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는 국내 굴삭기 시장 점유율(2018년 국내 생산 기준)을 분석한 결과 두산인프라코어 43.5%, 현대건설기계 32.9%로 두 회사의 점유율은 총 76.4%로 발표했다.

    옐로우테이블(Yellow Table) 등 해외 건설장비 리서치 기관이 발표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세계 건설장비시장 점유율은 3.3%로 전체 9위, 현대건설기계는 1.2%로 22위이며 양 사 점유율은 4.4%로 세계 7~8위권(2019년 기준)이다.

    이로인해 인수가 완료되면 현대중공업이 국내 굴삭기 시장에서 3분의 2이상을, 세계에선 7~8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결합 승인 여부,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 소송 향방 변수

    이 같은 장미빛 전망에 인수전이 진행될수록 독과점 등을 고려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와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 향방에 따른 우발채무 등이 난관이 될 수 있어 본계약 체결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시 국내 건설기계 시장점유율이 60%를 넘게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통과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 독점규제·공정거래 법률에 따라 시장점유율 절반 이상이면 독점으로 간주, 기업결합이 불허될 수도 있어서다.

    현대중공업은 인수가 마무리 된다하더라도 독점이라고 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수가 성사된다하더라도 독과점으로 보긴 어렵다"며 "건설기계시장은 자율경쟁시장으로 가격은 소비자에 의해 결정된다.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을 모두 견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 소송 향방도 인수 추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1년 설립한 DICC에 자금 3천800억원(지분 약 20%)을 재무적투자자(FI)인 IMM·미래에셋자산운용·하나금융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등으로부터 유치하는 과정에서 상장되지 않을 경우 이 투자자들이 두산인프라코어 보유 지분 일부까지 팔 수 있는 계약(동반매도청구권)을 했다.  

    이후 상장이 무산되자 투자자들이 지분을 팔때 인프라코어 측이 비협조적이었다며 2015년 인프라코어를 상대로 주식매매대금 지급 소송을 걸었고 1심에선 두산이, 2심에선 투자자들이 각각 승소했다. 현재 대법원 판결이 남았다.

    두산인프라코어가 패소하면 7천억원~1조원 수준의 우발채무가 발생하게 되는데 두산그룹이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매수자가 추가 비용까지 지불해야 돼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DICC 소송 향방에 따라 매각가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DICC 소송과 관련 결정된건 없다"면서 "실사를 통해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협상과 본계약 시기에 대해선 "실사가 끝나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인수협상단계다. 세부적으로 논의된 건 없다. 시일이 지나야 세부 상황이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인수 절차에 성실히 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본계약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을 지원받을 당시 약속한 자본확충 계획을 이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두산중공업은 클럽모우CC(1천850억원)를, 두산은 두산솔루스(6천986억원·대주주지분 포함)·모트롤BG(4천53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 두산타워(8천억원)를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매각하거나 오너 일가가 보유한 두산퓨얼셀 지분 무상증여를 통해 6천억원 가량의 자본 확충 등을 했다.

    두산중공업이 지난 7일 유상증자를 통해 1조2천125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오는 24일 신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와관련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5.4%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베타뉴스 정순애 (jsa975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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