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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자전거 전용도로?”···울산 울주군 등억온천단지의 이상한 '자전거 통행' 표기


  • 정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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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4-28 15:33:30

    ▲ 울주군은 등억온천단지에 158억원을 들여 영남알프스웰컴센터를 건립하는 등 산악관광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했다. © (사진=정하균 기자) 

    관광지 좁은 도로에 자전거 통행 표기…사고위험 '아찔'
    울주군, 수백억원의 예산 퍼부으면서도 자전거 통행 위험한 질주 그대로 방치 '빈축'
    인도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등산객들과 이곳을 찾는 야영객들 위험에 '노출'
    인근 주민, 행정당국에 교통사고 예방 위한 대책 마련 요청...아무런 조치 없어

    [울주 베타뉴스=정하균 기자] 울산 울주 신불산군립공원 일원. 이곳은 영남알프스로 일컬어지는 천혜의 자연경관에 이끌린 관광 차량은 물론 잘 닦인 임도에 매료된 산악자전거 매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으로 가는 도로 옆. 마치 술잔을 걸어 둔 것과 같은 모양을 한 하얀 바위가 즐비한 작괘천(酌掛川)은 신선이 머물다간 곳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울산 울주군이 산악관광 메카로 육성하고 있는 상북면 신불산군립공원의 등억온천단지내 좁은 1차선 도로에 자전거 전용 도로에나 볼 수 있는 자전거 통행 표시가 돼 있어 운전자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이곳에 MTB를 타고 오는 바이커들의 왕래가 잦아지자 해당 지자체인 울주군은 당시만 해도 한산했던 일반 차로에 자전거 통행로 표시를 해놨다.

    28일 기자가 찾은 울주군의 대표적 관광지인 작천정에서 자수정 동굴나라와 등억온천단지로 이어지는 작천정 일대 도로는 왕복 2차선의 좁은 길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차량 통행량이 늘었다. 현재 이곳엔 2018년에 조성된 야영장(오토캠핑장)이 들어서 있어 차량 통행이 부쩍 더 늘어났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전언이다.

    ▲ 작천정 별빛야영장에서 등억온천단지로 이어지는 1차선 도로. 차로 위에 자전거 통행 가능 표시가 돼 있어 운전자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문제는 자전거 통행로 표시외에 인도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등산객들과 이곳을 찾는 야영객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사진은 28일 기자가 촬영한 현장 모습. © (사진=정하균 기자)

    문제는 자전거 통행로 표시 외에 인도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등산객들과 이곳을 찾는 야영객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인근에서 10여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55·여)는 "2018년 개장한 야영장(오토캠핑장)으로 인해 도로를 걷는 사람들이 많다. 캠핑장을 조성할 때 인도를 조성하지 않은 까닭을 모르겠다. 분명히 위험하다는 것을 군에서는 알았을 것"이라면서 "낮에도 차량들이 오가며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군에서 하루빨리 조치를 취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외부에서 타고 들어오는 산악자전거와 일반 차량들이 뒤섞이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면서 행정당국에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요청하고 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울주군의 무신경을 탓했다.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바이커 김준성씨(부산 북구)는 "올 때마다 이 자전거 전용 표시가 눈에 거슬린다.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조심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한숨지었다.

    결국 울주군은 등억온천단지 주변을 산악관광메카로 발전시키기 위해 수백억원의 예산을 퍼부으면서도 여태까지도 차량 통행이 크게 늘어난 이곳에 차량과 자전거 통행의 위험한 질주를 그대로 방치 하고 있어, 무책임 행정의 극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왜냐하면 이 같은 사정을 모르는 자동차 운전자의 경우 고불고불한 길에 갑자기 앞에 나타난 자전거를 피하느라 중앙선을 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밤에는 가로등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언제 일어날지 모를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울주군은 국내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이같은 자동차·자전거 동시 운행 1차로를 설치한 지 13년이 되도록 개선할 의지조차 갖고 있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울주군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07년께 자전거도로 조성 바람이 불면서 교통량이 적은 도로에도 자전거 통행 표기가 이뤄진 것"이라면서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울주군은 등억온천단지에 158억원을 들여 영남알프스웰컴센터를 건립하는 등 산악관광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했다.


    베타뉴스 정하균 기자 (a1776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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