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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금융당국, 리브라 저지 위해 전방위 '압박'


  • 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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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7-14 19:12:42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 의장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페이스북이 개발 중인 암호화폐 리브라(Libra) 구상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 행정부와 금융당국, 의회가 리브라 저지를 위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블룸버그, CNBC 등 외신들은 13일(이하 현지시간) 그 배경으로 2016년 대선에서 확인된 페이스북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리브라 등 암호화폐에 대해 돈이 아니라고 전제한 뒤 페이스북 측에 "은행을 설립하려면 다른 은행처럼 은행 설립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경고했다.

    같은 날 파월 의장도 미 의회 증언에서 "리브라가 개인 및 자금 세탁,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밝히며 리브라의 사업 심사를 "신중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이 지난달 18일 리브라 구상을 발표한 직후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 libra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파월의 태도가 비판적으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미 의회의 강한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미 상하원은 오는 16일 이와 관련한 청문회를 열고 페이스북 관계자에게 리브라 사업의 중단을 요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맥신 워터스 위원장은 이미 지난 10일 "개인의 사생활과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에서 리브라의 개발은 중지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관계자는 여야를 막론하고 미 의회가 리브라에 대해 전방위 압박에 나서는 이유가 페이스북이 개인 정보 유출 등 안전 면에서의 불신이 잇따랐기 때문이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미 의회와의 갈등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가짜 페이스북 계정으로 인한 허위 정보가 유포됐고, 이는 결국 트럼프의 승리에 영향을 줬던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들은 이 사건이 미국 민주 정치의 큰 오점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외 금융당국 역시 리브라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J)의 마크 카니 총재는 "(자금 세탁 방지 등) 대책이 없다면 사업 개시는 없다"고 단언했다.

    리브라는 17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재무 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FRB 등 미 금융 당국은 이 자리에서 리브라 등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대책 마련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은 리브라 논란이 단순한 디지털 자산 논쟁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리브라가 2020년 서비스를 개시하면 27억 명의 유저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국경을 초월하는 거대 기업 또는 국가로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베타뉴스 조은주 (eunjoo@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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