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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승계 유력 조원태…'첩첩산중'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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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4-18 16:32:10

    ▲ 고(故)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 © 연합뉴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한진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조원태 사장으로 넘어갈 것으로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사장은 한진 그룹 내 현안을 직접 챙기며 조직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한진그룹에 내·외부로 산적한 문제가 쌓여있어서 이를 조 사장이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각계에서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 경영능력은 입증, 신뢰와 회복은 물음표

    조 사장은 오랜 실무경험을 거쳐 대한항공 대표이사 및 한진칼 사장에 오른 만큼 경영능력은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지만, 한진가(家)를 논란의 중심에 서게 했던 갑질 문제로 인한 기업이미지 하락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입장이다.

    조 사장은 지난 2003년 한진정보통신으로 입사해 10년 넘게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여객사업본부장을 지낸 그는 지난 2016년 3월에는 대한항공 대표이사 총괄부사장으로 선임됐고 이듬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그는 시무식 등 그룹의 주요 행사를 직접 챙겼다.

    그러나 ▲ 인하대 부정편입학 논란 ▲ 태모씨 가족 폭행 사건 ▲ `게임하는 데 방해된다``는 이유로 1등석 및 비즈니스석 비행 경고방송 금지 논란 등 각종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로 국민적 공분을 산 한진그룹 갑질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 경영권 확보도 첩첩산중인데 상속세 부담까지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의 경영권 사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한진그룹은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GGI(강성부펀드)는 지난해 경영 참여를 선언하고 지분을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달 대한항공 2019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국민연금도 한진칼 지분 5.36%를 보유 중이다. KGGI와 국민연금 지분이 합쳐지면 18.83%에 달한다.

    물론 조양호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28.95%로 더 높지만, 조원태 사장이 상속 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 경영권 사수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고 있다.

    더구나 조 회장 생전에 조부 고 조중훈 창업주 유산 상속과정에서의 갈등으로 조 사장의 작은 아버지인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이나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도움도 바랄 수 없는 상황이다. 조정호 회장은 "한진칼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 없다. 철저히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 사장이 납부해야 할 상속비용도 만만치 않다. 재계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 가치는 4390억원(16일 주가 4만1600원 기준) 규모로 상속세율 50%로 단순 적용해도 상속세는 22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주식에 대한 상속세는 고인 사망 전후 두 달간 평균 주식 가치를 기준으로 계산하기에 한진칼 주가가 올라가면 상속세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상속세법에 따라 조 사장은 고인이 사망한 달로부터 6개월 이내인 오늘 10월까지 상속세를 신고하고 1차 상속세액을 납부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상속할 경우 할증률 20%가 붙기 때문에 상속세 규모는 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한진그룹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경영 전면으로 나서는 조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시점이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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