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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무서워 제보 하겠어?"...삼성화재 내부비리 제보업체에 일감 '뚝'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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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3-22 07:39:40

    ▲삼성화재(좌),제보 협력업체(우) © KBS 뉴스 화면 캡처

    삼성화재 내부 임직원의 비리를 제보했더니 보복으로 일감이 뚝 끊겨 망하게 됐다는 기막힌 사연이 전해져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있다.

    21일 KBS 보도에 따르면, 일감이 없어 썰렁한 자동차 변속기 수리 업체. 3년간 사업을 이어왔지만 최근 일감이 뚝 끊겼다. 이대로라면 문을 닫아야 할 상황.

    약 두 달 전 삼성화재 본사에 자회사 임원인 이 모 씨의 비리를 제보한 이후 경영난이 시작됐다.

    협력 업체 대표 A씨는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불이익을 받더라도 내가 당신 먹여 살릴 테니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싸워라" 고 격정을 토로했다.

    제보 내용은 자동차 수리를 맡기는 업무를 총괄하는 삼성화재의 자회사 임원 이 씨가 부인 명의로 자동차 변속기 수리 업체를 차렸다는 것이었다. 제보 이후 지금까지 삼성화재에서 의뢰된 수리는 단 한 건.

    한 달 평균 6건씩 들어오던 것에 크게 못 미친다. 협력 업체 대표 A씨는 "전체 일감의 80%가 삼성 일이었는데 제보 이후에 안 들어오니까 제보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라고 허탈해 했다.

    실제 임원 이 씨의 업체 설립 당시 삼성화재 내부에서 벌어진 일을 보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대물 보상을 담당하는 부서장이 지역 센터장들을 소집해 임원의 퇴직 프로그램이니 이 업체를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는 것. 해당 업체 정보를 담은 공문을 돌리기도 했다. 수리가 필요할 때 활용하길 바란다는 문구도 적혀 있다.

    삼성화재 측은 일이 없어 일감을 못 준 것 뿐이라며 새로운 업체를 소개하는 것도 일상적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새로운 업체를 소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내부 직원의 전언이다.

    삼성화재는 해당 임원을 아무런 징계 없이 사직 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가 뒤늦게 관리 강화를 약속했다.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책임 B씨는 "애니카 손사는 해당 업무 프로세스를 재점검해서 특정 업체가 부당하게 혜택을 받거나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해당 임원은 현재 자신의 배우자 명의의 업체로 출근하고 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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