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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입냄새, 속병이 원인이다?


  • 전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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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4-20 16:18:12

    제과점을 운영하는 이영신(32. 가명)씨의 최근 고민은 손님과의 대화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득세하는 가운데서도 이씨는 4년 동안 열심히 일해 자리 잡은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제과점이 생겼다. 지난해에는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뒤 자신이 꿈꾸는 빵 냄새와 커피 향기로 매장을 가득 채웠다. 전문대 졸업 후 ‘내 가게’의 꿈을 위해 뛴 지난 10년이 보상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2018년부터는 단골 손님들의 핀잔과 장난, 걱정 등 수 많은 얘기를 듣고 있다. 사업에 대한 걱정과 빵, 제과, 커피 문제가 아니라 본인의 입냄새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가게 운영에 온 정신을 다 쏟아 부어 위염에 걸려 고생 중이다. 하루라도 자리를 비우면 매출에 영향을 끼치니 약으로 버티기가 넉 달째다. 속쓰림과 소화불량은 남자친구가 없는 이씨의 동반자가 돼 버렸다. 이러던 중 단골손님이 ‘입냄새’ 얘기를 꺼냈을 때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양치질은 물론 제빵사로 미각을 살리기 위해 입안은 언제나 청결한 상태로 유지하는데 고약한 입냄새가 난다고 손님에게 들은 후엔 손님들과 대화를 꺼리게 됐고,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한의학 박사)은 “입냄새는 단순히 본인의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 악영향 미치는 데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자영업 및 영업 사원들에겐 본인의 수입을 줄이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입냄새가 심하게 나면 보통은 구강 청결 문제를 떠올릴 수 있다. 규칙적인 양치질 습관과 가글 관련 제품을 적절히 사용하면 금새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입 속 문제가 아니라 다른 쪽에서 구취의 원인이 발생한다면 얘기는 달라 질 수 있다. 전문의들은 구강 청결 활동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데도 입냄새가 난다면 몸속에서 고약한 입냄새의 원인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입냄새가 심할 경우 입안에서 나타나는 증상 외에 몸 속 증상도 같이 동반 된다면 환자들은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 한다.

    실제로 해우소 한의원이 지난 2014년 입냄새 치료를 위해 내원한 환자 10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입안, 구강 증상 외에 나타나는 동반 증상으로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위염‘, ’속쓰림‘, ’신물‘ 등의 소화기 증상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 했다. 내원한 1070명 환자들이 호소한 소화기 관련 동반 증상은 1074건이었다. 이외에 코 동반 증상은 143건, 만성피로 등 전신적 증상이 115건으로 나타났다.

    일반인들이 입안, 구강 문제가 아닌 몸 속에서 고약한 구취의 원인이 생긴다고 하면 의아해 할 수 있다. 물론 입 안 청결과 구강 문제가 고약한 입냄새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음식 섭취 때 특유의 향과 입 속에 잔류하는 음식물 찌꺼기는 기본. 소화 과정에서 트림이라도 하게 되면 어떤 밥을 먹었는지 상대방도 금방 알게 된다. 또, 입안은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 되는 곳으로, 호흡시 외부에서 들어온 세균이 치아 사이에 있는 음식물 찌꺼기와 결합하면서 부패가 시작된다. 이때부터 고약스러운 냄새가 나타나게 된다. 또, 치아 관련 질환을 만들기 때문에 더욱 심한 입냄새가 같이 나타난다. 이럴 땐 ‘양치질’만 잘하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해결 될 수 있다. 단순한 입냄새는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입안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해결된다.

    하지만, 원인이 입안이 아닌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이른바 ‘속병이 원인’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게 된다. 전문의들의 설명에 따르면 장기의 건강이 나쁘면 고약하고 골치 아픈 구취가 계속해 생긴다고 한다.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은 “속 쓰릴 때 올라오는 불쾌한 트림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소화불량, 속쓰림 등의 증상과 함께 위, 식도 역류 증상이 있으면 위장에서 가스, 위산 등이 역류하며 소화 되지 못한 음식의 불쾌한 향과 합쳐져 고약한 입냄새를 풍기게 된다. 여기에 소장, 대장 등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필요 없는 것들이 외부로 배출되지 못하고 이때 만들어진 가스까지 합류하면 입냄새의 파급력은 더욱 커진다. 전문의들은 이런 이유로 구강 청결 활동을 열심히 해도 입냄새가 계속되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베타뉴스 전소영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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