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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업체, 경주시가 화랑마을 숙박시설 운영.. ‘피해’ 반발 확산


  • 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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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2-21 08:45:55

    ▲경주시가 운영하는 화랑마을 내 숙박시설. 사진=서성훈 기자

    [베타뉴스=서성훈 기자] 민간 숙박업체가 경주시 화랑마을의 대규모 숙박시설이 생존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민간을 죽이는 것 아니냐”며 경주시의 숙박시설 운영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경주시는 올해 3월까지 석장동 산 105번지(28만여㎡) 일원에 사업비 1009억원을 투입, 교육휴양관광단지 화랑마을을 조성한다.
      
    화랑마을에는 3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신라관(청소년 수련, 숙박시설)이 포함돼 있다. 수련용 숙박시설이 새로 건설돼 청결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4만원 대로 민간 보다 저렴하다.
      
    경주 A청소년 수련원 대표 손모 씨는 “경주시가 수련을 위한 숙박시설을 운영할 경우 피해가 막대할 수 밖에 없다”며 “일반 업자들은 다 죽어라는 소리다. 불국사 숙박업체와 일반 수련원도 다 죽어 버린다”고 지적했다.
      
    손 씨는 이어 “시는 적자가 나더라도 세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망하지 않는다. 반면 민간업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손님이 없으면 죽을 수밖에 없다”면서 “시설의 수준에 따라 손님들이 가는데 새로 지은 화랑마을로 다 가버릴 것이다. 경쟁이 안 된다”고 말했다.
      
    경주의 경우 수련원에 손님이 없어 몇 군데가 문을 닫았다. 불국사 숙박업체는 3군데가 폐업하고 2군데가 경매에 넘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경주시가 청소년들의 경주 방문 수요가 줄어 들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만 늘여 민간을 궁지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과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불국사숙박협회 윤선길 회장은 민간에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경주시 관계자의 주장에 대해 “화랑정신을 알려주는 강당을 만들고 해 교육으로 끝나야 되는데 숙박시설 까지 넣은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화랑마을의 숙박시설을 다른 용도로 변경하거나 제외해야 된다고 지적했지만 경주시는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는 민간업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민간 숙박업체는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시가 외부 청소년을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켜질지도 미지수다.
      
    경주시 관계자는 “외부가 아닌 경주, 포항, 울산 학생들만 받을 것이다.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수련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화랑마을에 입소한 청소년이 외부인인지 감시할 수도 없다.
      
    민간 수련업체는 “외부인과 성인을 안 받는다고 했지만 그래도 오면 안 받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주시 화랑마을의 숙박시설 운영 소식이 전해지자 보문, 불국사 등에서 숙박업체를 운영하는 대표들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숙박시설이 포함된 지도 몰랐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민간을 죽이는 것”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위, 시장 면담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경주시에서 다양한 시책으로 어려움에 처한 민간 숙박업체를 도와주기는커녕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면서 “누구를 위한 시정인지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베타뉴스 서성훈 기자 (ab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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