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경기침체 전조’ 장단기 금리 역전 지속...신용경색 우려


  • 박은선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22-11-29 13:12:02

    2008년 이후 14년만에 발생

    통상 ‘침체 시그널’로 여겨지는 국고채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이 최근 두 달여 사이에 집중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 이후 14년여만이다. 금융기관의 역마진 발생 가능성 때문에 대출 공급이 줄어 신용경색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통상 경기침체의 전조현상으로도 여겨지는 국고채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이 연일 나타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669%로 전일 대비 0.025%포인트 올랐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17%포인트 떨어지며 연 3.606%를 나타냈다.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은 상황으로 이는 지난 21일 이후 계속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은 현상은 지난 2008년 7월 이후 약 14년여 만에 지난 9월 중순 처음 나타나 최근 두 달여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난 9월 22일에는 3년물 금리가 4.104%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4%대로 진입했다. 같은 날 10년물 금리는 3.997%로 3년물보다 0.107%포인트 낮았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은 9월 22일∼10월 11일까지 연일 나타났고 이후 잠시 해소됐다가 다시 10월 14·17일에 반복됐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다가 지난 21일부터 전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원래 만기가 짧은 단기 채권의 금리보다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장기 채권의 금리가 높아야 하므로 올 하반기 들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장·단기물 금리 역전은 사실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최근 국고채 3년물에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반영된 반면, 국고채 10년물은 향후 경기 펀더멘털(기초여건) 전망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어두운 전망을 반영하며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한국은행은 기존 2.1% 전망치를 1.7%로 내렸고,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기존 2.3% 전망치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도 내달 내놓을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내려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은 미국과 한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 긴축으로 가고 있지만 이는 결국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시장참여자들이 예측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역전이 단순히 침체 시그널에 그치지 않고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장·단기물 금리가 뒤집히면 금융기관의 순이자마진이 줄어든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대출 공급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신용경색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1376133?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