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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독주’ 속...원화 실질가치는 2010년도 수준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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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2-09-26 12:54:57

    글로벌 달러화 초강세속에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 턱밑까지 치솟았지만, 원화의 실질 가치는 아직 저평가 국면에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26일 오전 9시 개장하자마자 1421.0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장중 142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약 13년 6개월 만이다.

    ▲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원화의 실질 가치는 아직 저평가 국면에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26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결제은행(BIS)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실효환율은 7월 101.4(2010년=100)를 기록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이다.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되었다고 간주한다.

    우리나라 원화는 2010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며 아직 저평가 국면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유럽(90.1)과 일본(58.7)은 기준 연도 수준을 크게 밑돌았고, 미국(129.7)은 오히려 큰 폭으로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킹 달러'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원화가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조사국장은 '주요 20개국(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 참석차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잘 제어한 나라 중 실질실효환율로 봤을 때 통화가 강해진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거기에 포함된다"고 진단했다.

    ▲ 한국 실질실효환율 추이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FRED)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원화 가치만 떨어졌는데, 최근에는 주요국 통화와 약세 현상이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같이 가고 있다"며 "과거 양상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환율이 8월 이후 점점 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2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400원대를 기록했고, 현재 1410원 선마저 위협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급등하는 환율은 곧 기업들의 비용 부담과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경제에 부담을 주게 된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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