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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체제로 전환한 남양유업, 쇄신은? "글쎄…"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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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5-11 10:12:12

    ▲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최근 불가리스 코로나 효과 거짓 논란으로 소비자의 불신이 심화되는 남양유업이 비대위 체제 전환이라는 쇄신책을 내놨지만 업계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10일 남양유업은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영 쇄신책 마련과 함께 대주주에게 소유·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으로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의 정재연 공장장이 맡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위원 구성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대표이사는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비대위는 경영 쇄신책을 마련하고, 최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세종공장의 경우 남양유업 5개 공장 중 가장 큰 생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불가리스를 비롯해 우유·분유 등 주요 제품이 이곳에서 생산되며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각종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했던 이광범 현 대표이사는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만 자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남양유업의 쇄신안에 대해 업계에서는 회의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관계자 A씨는 베타뉴스와의 통화에서 "홍원식 회장도 아예 권한을 다 내놓고 물러나야하고 후임도 아예 관련이 없는 사람이 와서 전적으로 경영에 나서야 한다"며 "과연 홍 회장이나 그 일가가 그렇게 하겠나, 더구나 소비자의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여기를 살리겠다고 오는 전문 경영인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지분율은 홍 회장 개인 지분만 51.68%이고 아내 이운경씨가 0.89%, 홍 회장의 형제인 홍우식씨와 홍명식씨가 각각 0.77%, 0.45%, 손자 홍승의씨가 홍 회장의 증여를 통해 0.0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일 사퇴발표 자리에서 홍 회장은 "회장직을 내려놓고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퇴의사만 밝혔을 뿐 구체적 경영 개선 방안도 내려놓지 않았고 지분 매각 등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되지 않았다. 남양유업 측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홍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기까지) 결단과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사안을 내놓은 게 없다"며 "(후임 경영진에 대한)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는데 언제가 될 진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은 추후 변화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상황이다.

    A씨는 "남양은 항상 그래왔다. 논란이 점화되면 잠깐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잠잠해지길 기다렸다가 똑같은 행태, 아니 더 심한 비위행위를 저지르고 은폐에만 집중해오다가 일이 터지기를 반복했다"며 "이번에도 별반 다를것은 없어보인다"고 전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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