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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계, 석 달간 '빚'으로 버텼다....은행 대출 75조원


  • 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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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6-01 18:21:36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3개월 동안 기업(자영업자 포함)과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75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주체들이 코로나19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된 재정 상황을 일단 은행 대출로 연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기업과 가계가 은행에서 새로 빌린 돈은 7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기업대출은 4월 말 현재 929조2,000억원으로 1월 말(877조5,000억원)보다 51조7,000억원 늘었고, 같은 기간 가계대출도 892조원에서 915조7,000억원으로 23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기업과 가계의 은행 대출 증가액이 21조9,000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대출 증가폭은 1년 전보다 3.4배 늘어난 셈이다.

    특히 기업 대출은 전년동기(12조원) 대비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이 중 대기업 대출은 약 21조7,000억원이 늘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약 2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의 경우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출 증가액(9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경제주체들이 갚아야 할 대출을 갚지 못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을 유예하는 조치를 받은 대출도 16만9,000건에 달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대출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는 데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부담도 줄면서 당분간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의 조영무 연구위원은 "최근 상황에서 보듯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 일단락되는 사안이 아니므로 경제주체가 대출로 버티는 상황은 더 길어질 것"이라면서 "결국은 대출 주체의 연체나 금융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등 상황으로 문제가 표면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타뉴스 조은주 (eunjoo@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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