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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 기업 33곳 블랙리스트에 추가…중국 1,721조원 기술 분야 투자로 맞불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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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6-01 10:49:41

    ▲ 미국 트럼프 대통령,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 연합뉴스

    차세대 IT 패권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다툼이 더욱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엔티티 리스트에 중국 기업 33곳을 새롭게 추가했다. 이 리스트는 미국 제품의 수출과 미국 유래 기술 이전 등에 대해 미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기관 및 단체의 블랙리스트다. 리스트에 등록되면 정부 인증 없이는 기술 판매가 불가능해진다.

    미국은 인권 침해와 국가 안보 우려를 블랙리스트 작성의 이유로 들고 있는데, 지난해 8월에는 같은 이유로 화웨이 등 46곳의 기업이, 10월에는 중국 최고 AI 기업 등 28곳의 조직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비슷한 시기 중국 정부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를 개최하고 2025년까지 6년간 AI, 빅데이터, 5G, 산업용 인터넷 등 차세대 첨단 기술에 10조 위안(약 1,721조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계획을 승인했다. 이 계획을 통해 지방정부와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 디지털차이나, 센스타임 등 중국 대표 IT 기업의 협력 아래 첨단 기술 산업을 집중 육성하게 된다.

    중국은 기술에 투자를 늘려 미국에 대한 기술적인 의존도를 낮추고 최종적으로 기술 패권을 쥐겠다는 의사표시를 나타냈다.

    중국 정부의 기술 분야 투자는 기업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해외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기존 점유율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계획에 참여하는 디지털차이나는 IBM, 오라클, EMC 등 미국 기업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중국 기술로 대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의 여파로 미중 정상의 정치적 입지는 매우 위태로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두되고 있는 것이 바로 테크놀로지 내셔널리즘이다. 규제와 자금으로 미국과 중국이 겨루고 있는 것이다.

    AI와 5G, 로봇 기술 등은 미국과 중국 어느 쪽이 기술 패권을 쥘지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다. 기술 패권 전쟁은 세계를 한층 더 분열시킬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은 변화되는 기술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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