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獨 검찰, 디젤게이트 후 보너스 10억원 수수 폭스바겐 빈터콘 회장 등 기소...韓 검찰도 공소장 검토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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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4-26 08:20:07

    최근 독일 검찰이 '디젤게이트' 사건을 일으킨 폭스바겐의 빈터콘 회장 등 5명을 재판에 넘긴 가운데 폭스바겐 측의 수상한 보너스 잔치로도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번에 독일 검찰이 기소한 임원 중 한 명인 폭스바겐 파워트레인 담당 임원인 하노 옐덴(Hanno Jelden)이 디젤게이트 직후 10억 원의 보너스를 받아 독일 검찰은 사건과 관련해 입막음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한국 검찰도 최근 독일 검찰의 공소장 내용을 확인하기로 했다.

    26일 노컷뉴스 보도와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검찰청과 독일 언론에 따르면 독일 검찰은 폭스바겐의 파워트레인 담당 임원인 하노 옐덴에 대해 배임 혐의를 적용해 조사 중이다.

    앞서 독일 검찰은 '미스터 폭스바겐'으로 불리는 폭스바겐 빈터콘 회장 등 5명을 디젤게이트 사건의 책임을 물어 기소했다. 혐의는 사기와 배임, 공정경쟁법 위반, 탈세 등이다.

    독일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의아한 부분을 포착했다. 디젤게이트 파문 직후 폭스바겐 측이 하노 옐덴에게 10억 원에 달하는 상여금을 지급한 것이다.

    하노 옐덴은 폭스바겐의 파워트레인 담당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특이한 점은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디젤게이트와 관련해 기소된 바 없다. 이번에 독일 검찰이 이례적으로 디젤게이트에 책임이 있다며 기소한 인물이다.

    독일 검찰이 하노 옐덴을 기소한 데는 이메일이 '스모킹 건' 역할을 했다.

    브라운슈바이크 검찰청은 폭스바겐 미국법인 디젤엔진 소프트웨어 팀장인 디터 매니겔(Dieter Mannigel)이 지난 2006년 11월, 하노 옐덴에게 보낸 이메일을 포착했다.

    해당 이메일에는 'US 07 프로젝트(미국인증 사기 프로젝트)와 관련해 보쉬와 협의했는지', '일이 점차 커지고 있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독일 검찰은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이 이미 2006년부터 이뤄졌고 하노 옐덴도 깊게 관여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하노 옐덴이 10억 원 상당의 보너스를 받은 점도 포착해 배임 혐의로 수사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독일 언론 빌트는 "디젤게이트에 연루된 다른 임원들이 곧장 계약이 해지됐지만 하노 옐덴은 계속 근무했고 또 연봉 외에도 2년 간 86만 유로의 상여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결국 디젤게이트에 연루된 하노 옐덴이 입막음 등의 용도로 해당 보너스를 수령한 것인지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독일 검찰에 의해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디젤게이트와 관련해 또 다른 사실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폭스바겐 빈터콘 회장은 미국에서 디젤게이트 파문이 일어난 직후인 2015년 9월에서야 조작 사실을 알았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독일 검찰은 '이미 2006년부터 임원들이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공소장에 담았다.

    여기에다 새로 등장한 인물인 하노 옐덴이 10억 원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는 등 배임을 넘어 입막음 등 돈의 성격도 살펴보고 있다.

    12만 대의 차량이 돌아다닌 한국에서도 폭스바겐에 대한 민형사 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다만 한국 검찰이 기소한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 요하네스 타머 전 사장은 지난 2017년 6월 출장을 이유로 출국한 뒤 한국에 돌아오고 있지 않다.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20개월 넘게 도피 중이다. 결국 지난 23일 재판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타머 전 사장이 재판에 잇달아 출석하지 않자 한국 검찰은 전날인 22일, 재판부에 강제 구인을 위한 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검찰은 더 나아가 최근 독일 검찰이 빈터콘 회장 등에 대해서도 기소한 만큼 브라운슈바이크 검찰청의 공소장에 대해서도 사실 조회를 신청할 계획이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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