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소셜 마케팅도 '대행'하는 시대가 오는가?

  • 최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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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3-09 05:01:55

    3월 11일부터 페이스북이 페이지 구축에 주로 쓰던 자신들만의 언어인 FBML 대신 iframe이나 플래시, 자바 등의 범용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를 지원한다. 그리 되면 언어에 익숙한 사람들은 페이지에서 더 자유롭게 여러가지 기능이나 표현을 해낼 수 있게 될 것이라 한다. 실제로 페이스북 페이지 안에서 구글독스의 스프레드시트가 구동되는 사례가 보인다.

     

    반면, 기존에 도구화된 문서 편집 앱으로 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었던 탭이나 페이지를 꾸미는 작업이 프로그램 언어를 모르는 일반인들에게는 좀 더 불편하거나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프로그래밍 지식을 갖춘 개발자들에게 코드 활용의 범용성은 높아지겠지만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의 접근성은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기존의 홈페이지 제작 대행 업체나 디자인 대행 업체들의 일거리는 늘어날 여지가 있어 보인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페이스북에 자신들의 회사나 브랜드 소개 페이지를 만드는 것이 기존에 기업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것만큼 당연한 일로 여기는 인식들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줄여서 '소셜마케팅'을 대행해 주겠다는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이게 바람직한 일인지, 혹은 성공적일지에 대한 성급한 판단은 일단 유보한다 할지라도 이러한 움직임은 '소셜의 본질적 의미'에 대해서 다시 번 생각해보게 한다.

     

    트위터의 팔로워를 모아주거나 페이스북의 친구나 팬을 '돈을 받고' 만들어준다는 것이 '소셜마케팅 대행상품'의 핵심 판촉 포인트인데, 과연 내가 스스로 만든 팔로워나 내가 스스로 요청하고 수락받은 친구가 아니라 '남이 대신 만들어주는' 친구나 팔로워가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하는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친교 목적이라면 친구나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굳이 '돈'을 들일 필요는 많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돈을 들여서 팔로워를 늘린다거나 친구 수를 늘린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팔로워나 친구, 혹은 팬을 비즈니스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경우, 각 개인이나 조직이 사귄(혹은 남이 대신 만들어서 물려받은) 친구나 팬들, 혹은 팔로워들을 과연 정상적인 나의 친구나 팔로워로 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친구든, 팬이든, 혹은 팔로워든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은 매우 '개인적'인 행위이다. 이는 기업의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의 관리를 맡고 있는 실무 담당자일지라도 늘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주제이다. 이 때문에 살아있는 실명의 개인을 드러낼 것인가, 아니면 회사이름이나 상품/제품의 브랜드 이름으로 표현되는 기업 이미지나 캐릭터를 내세울 것인가 하는 문제가 기업 SNS 운영시 매우 중요한 전략적 판단 요소의 하나다.

     

    소셜미디어는 본질적으로 '관계의 신뢰'로부터 커뮤니케이션의 기초가 형성된다. 그리고 그 신뢰는 상대방이 익명의 가상체가 아닌 '실명의 개인' 즉 '살아있는 실체'라는 믿음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체가 없는 유령과 친구를 맺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의 경우 개인이 전체나 조직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에 대개는 담당자 개인의 이름을 쓰는 대신 '상호명'이나 '캐릭터'를 사용하거나 '페르소나'(특정 조직의 속성을 대표하여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쪽의 선택으로 자동으로 구독 관계가 형성되는 트위터의 팔로워 관계는 친구 맺기에 대한 '상대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다. 때문에 상호명의 캐릭터나 가상의 페르소나가 계정의 주인이 되면 '나'가 아닌 '남'이 관리를 '대행'하더라도 그 캐릭터나 페르소나의 '요건'을 충족시킬 수만 있다면 운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적지 않은 홍보대행 업체나 광고대행 업체들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기업의 소셜미디어 운영 관리를 맡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소셜미디어가 고객과 더불어 친구를 맺고, 고객이 제기하는 이슈나 질문에 대해 ' 실시간'으로 응답을 주고 받는 '리얼타임 미디어'라는 점이다. 이 말은 고객의 답변 요청에 대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은 사람이 소셜미디어의 관리자가 되는 것이 원천적인 한계를 가질 수 있음을 뜻한다.

     

    작은 중소기업의 경우 이같은 소셜마케팅 대행 업체의 등장이 한편으로는 자신이 직접 관리하기 힘든, 그렇지만 빨리 참여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같은 불안감을 주고 있는 소셜미디어에 응대하기 위해 선택 가능한 대안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을 친구처럼, 친구를 고객처럼' 사귀면서 믿음과 신뢰의 관계를 키워나가야 하는 소셜미디어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는 자칫 나의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남의 손'에 맡기고 저당 잡히는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또 그렇게 맺어진 친구나 팔로워 관계가 '영혼의 교감이 없는' 기계적인 관계로 전락할 위험성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한두 개의 대행업체가 여러 기업의 친구나 팔로워를 만들어주기 위해 무리한 시도를 할 경우 '좋아요 클릭 부대'나 '친구 알바 부대'가 조직되어 이쪽이나 저쪽이나 친구나 팔로워 리스트에 올라온 친구들(?)의 명단이 모두 '그 밥에 그 나물'이 되는 부작용도 발생할 여지가 있다.

     

    페이스북이 기업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 홍보용 [페이지]의 개설을 갯수 제한 없이 허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 계정의 개설 권한을 회사(법인)에게 허용하지 않고 개인(실명의 1인 1계정)에게만 허용하는 이용약관을 고수하고 있는 의미가 무엇일까를 새겨볼 필요가 있겠다.


    베타뉴스 최규문 (letsgo66@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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