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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덕에 빛 본 ‘와이파이’ 때늦은 논쟁거리로 부각돼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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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3-04 19:32:57

    요즘 들어 와이파이(Wi-Fi)를 쓰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노트북 PC의 무선 인터넷 연결 시에 주로 쓰던 와이파이가 최근 이처럼 사용량이 늘어난 데엔 넷북과 스마트폰의 보급이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무선 인터넷 사용에 최적화 된 이들 기기를 쓰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레 와이파이 서비스를 쓰는 이들도 늘어난 것이다.

     

    노트북 PC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와이파이는 최근 들어 그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프린터 등 주로 PC 주변기기에서 와이파이 기능을 쓰는 사례가 많았으나 요즘엔 와이파이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더욱 늘었다.

     

    휴대용 게임기에서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것은 신기한 일도 아니다. 최근엔 일반 휴대폰도 스마트폰을 따라하며 와이파이 기능을 담기 시작했다. 심지어 와이파이 기능을 갖춘 냉장고도 등장했다. DLNA라는 홈 네트워크 연결 규격이 널리 퍼지게 되면 와이파이는 각종 가전제품들도 와이파이 기능을 기본으로 담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처럼 와이파이가 재조명 받음에 따라 다시금 관련 업계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 스마트폰 덕에 시끄러워진 와이파이 통신 사업 = 기업 입장에서 와이파이는 천덕꾸러기였다. 액세스 포인트(AP)가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그리 넓지 않기에 투자에 비해 얻는 이득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KT가 꾸준히 서비스 해 온 네스팟의 경우 얼마 전까지는 애물단지로 취급 받았다.

     

    스마트폰 보급이 최근 부쩍 늘어남에 따라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KT와 SK텔레콤은 와이파이 투자를 더욱 늘려나갈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현재 국내 무료 와이파이존은 미국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T는 쿡&쇼 서비스를 시작하며 와이파이 권역을 넓힐 예정이며 SK 텔레콤은 와이파이 투자를 재개하는 한편 와이파이 단말기를 꾸준히 내놓을 것임을 발표했다. 그렇지만 두 업체는 상당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SK 텔레콤의 경우 망 인증이 아니라 AP 인증만 되면 쓸 수 있도록 해 가입자 차별 없이 개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언뜻 보면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아직까지는 그 인프라가 경쟁사에 비해 빈약하기 그지없다.

     

    반면 KT는 당분간 망 개방을 할 뜻이 없음을 전했다. 이미 상당 수의 AP를 확보한 KT가 망 개방을 하면 사실상 SK텔레콤에 좋은 일 하는 꼴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SK의 망 개방 발표에 따라 자연스럽게 압박이 들어오는 상황이라 KT는 난처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도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정치권에서는 ‘공짜 무선 인터넷 공약’이 판치고 있다. 스마트폰 특수에 힘 입어 표를 얻어 보겠다는 심산이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공약이 난무하다보니 이통사가 한숨을 내쉴 만도 하다.

     

    ◇ 개인 와이파이, 과연 개방해야 할까? = 개인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와이파이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설 AP 개방에 따른 의견이 분분하다. 사설 AP를 개방하자는 주장을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AP에 암호를 꼭 걸어둬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3G망을 이용해 데이터 통신을 하게 되면 데이터 요금이 나오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자는 먼저 개방된 AP를 종종 이용하게 된다. 사설 AP를 쓴다는 것은 해당 인터넷 망을 나눠 쓴다는 뜻이다. 전송량이 많지 않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전송량이 많거나 접속자가 늘어나면 해당 통신망의 원 이용자가 피해를 보게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암호가 걸려 있지 않은 사설 AP의 경우 원 사용자가 공유를 원하지 않는 상황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암호를 설정하는 법을 몰라 기본 상태로 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용 가능한 대역폭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해당 접속 경로를 통해 다른 사람이 내 자료에 접근할 수도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MyLG070 등 일부 AP의 경우 기본 설정된 비밀번호가 널리 퍼진 탓에 보안 기능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사례도 적지 않다.

     

    기왕이면 다 같이 공짜로 쓰자는 이들과 내 인터넷 회선은 나만 쓰겠다는 이들, 둘 중에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유무선 인터넷 공유기 등을 쓰는 이들은 해당 문제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와이파이에 대한 논란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 정부는 최근 디지털경제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대학, 도서관 등에서도 무료 와이파이 기능을 제제할 것임을 발표한 바 있다. 불법 내려받기 등 저작권 위반을 막기 위한 디지털경제법안이 애꿎은 와이파이를 물고 늘어진 꼴이다. 이로 인해 현지 누리꾼 및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크게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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