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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발포주 시장 선점… 반전 꾀하나?


  • 김창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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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4-24 17:08:07

    최근 수입맥주의 할인 공세로 인해 국내 주류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되면서 다소 주춤한 모양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이트진로가 가격을 대폭 낮춘 ‘필라이트(Filite)’를 출시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업계 1위(점유율 65%)로 독주하고 있다. 이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맥주시장에서 2‧3위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상승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입맥주의 성장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국내 맥주업체들은 이들에게 뺏긴 점유율을 되찾아 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수입맥주는 불과 7년 전만 해도 시장점유율이 3~4% 수준에 불과했지만 편의점 등의 가격 할인행사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상승하며 작년에만 1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수입맥주는 22만508t으로 2015년 17만t에 비해 29%가량 급증했다. 맥주 수입액도 지난해 1억8626만달러로 전년대비 31.3%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산맥주 시장 규모는 갈수록 줄고 있다. 이미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는 50% 넘는 점유율을 수입맥주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국산 맥주업체들이 수입맥주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현재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국산맥주는 평균 1800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지만 수입맥주의 경우 4캔을 묶어 1만원에 판매하면서 개당 가격이 2500원 선으로 사실상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는 수입맥주 대비 국산맥주의 경우 강도 높은 규제에 묶여 할인행사 등의 가격경쟁력을 펼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할인전략 대신 아예 저렴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오는 25일 출시하는 발포주 ‘필라이트’가 그것으로 맥주와 맛은 비슷하지만 맥아 비율을 낮춰 원가가 기존 맥주 제품 대비 40% 저렴하다.

    발포주는 기존 맥주 공법에 맥아의 함량을 67%이하로 원료 비중을 낮추고 다른 부재료를 사용해 맛과 향이 맥주와 비슷하다. 또한 알코올 도수도 4.5%로 맥주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원가는 1캔(355ml) 당 출고가가 717원으로 저렴해 1만원이면 12개 가량을 구매할 수 있다.

    발포주가 이처럼 저렴할 수 있는 이유는 기타주류로 분류돼 맥주 제품보다 주세가 적기 때문이다. 국내 주세법에서는 맥아 함량이 10%를 넘기면 맥주로 분류돼 72%의 주세가 붙는다. 반면 필라이트는 맥아 함량을 낮춰 기타주류 카테고리에 포함되기 때문에 30%의 주세를 적용받는다.

    앞서 발포주는 일본에서 1990년대 초 등장해, 맥주는 마시고 싶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에게 맥주 대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말 기준 맥주시장 점유율이 약 13.7%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수입맥주가 가정용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이를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카테고리를 늘려가고 있다”며 “필라이트의 경우 그동안 부족했던 가정용시장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하나의 타겟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김창권 (fiance26@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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