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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30원 대…올해 환율 어디로?


  • 구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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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2-07 15:30:1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주장하면서 불과 한달 전만해도 1달러당 1200원이던 환율이 벌써 70원이나 떨어져 1130원대다.

    그런데 최근 노무라는 연말 원/달러 환율 1290원을 예상했고, 골드만삭스와 소시에떼제네랄(SG)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일제히 원화 가치하락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도대체 환율, 어떻게 되는 걸까?

    최근 원화강세 배경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약세를 유도한 결과다. 중국, 일본, 독일 등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무역흑자를 내는 수출국들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게 트럼프의 주장이다.

    올해 꽤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듯 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태도를 바꾸면서 트럼프의 약 달러 행진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이 대로면 원/달러 환율은 더 내릴 가능성이 커야 정상이다. 그런데 오른다니?

    지난 해에도 우리나라는 사상 두 번째로 많은 경상흑자를 기록했다. 국내로의 달러 공급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달러 공급이 많으면 원화가치가 높아지는 게 자연스런 결과다. 환율하락이다.


    노무라증권 연말 1290원 예상

    지난달 말 노무라증권은 연말께 원/달러 환율 1290원을 예상했다. 이 예측이 맞으려면 우리의 경상수지가 크게 악화되거나, 최소한 무역환경이 지극히 불투명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노무라 등 투자은행들은 트럼프의 보호부역과 환율 전쟁 등으로 우리 경제가 올 하반기로 갈수록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한 셈이다.

    사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트럼프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면 우리의 대미수출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가 정조준하고 있는 중국이 문제다. 우리 수출 상당부분은 중국을 통해 이뤄진다. 중국의 대미교역 조건이 악화되면 우리도 그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국제원자재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기후변화 협약을 휴지조각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트럼프다. 원자재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도 올해 평균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10달러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 하나만으로 80~90억 달러 가량의 경상흑자가 사라지는 셈이다.

    美, 경상흑자 감축 압력 불보듯

    미국이 환율조작국을 지정하는 기준이 몇 가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흑자규모다. 우리는 현재 7% 가량이다. 실제 미국이 우니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현재의 경상흑자를 크게 줄이라고 요구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사실 우리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그 뿐만 아니다. 최근 중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중립적’으로 바꾸고 있다. 대출 부실을 막고, 위안화 가치하락에 따른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긴축 까지는 아니라지만 지금까지의 행보와 비교하면 긴축이라고 봐야 한다. 전세계 자산가격을 부채질 했던 중국 자금의 해외투자에도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중국은 우리 자본시장에서도 중요한 투자자다. 특히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중국과 홍콩이 최대 매수세력일 정도다. 채권시장의 영향력은 곧 금리시장으로 이어진다. 원화강세가 진행될 수록 중국 외에 다른 해외자본들의 차익실현 욕구도 강해질 수 밖에 없다. 금리와 환율은 불가분이다. 우리나라로 들어왔던 중국 등 해외자금이 유턴한다면, 최소한 더 이상 순유입되지 않는다면 이 역시도 원화가치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불확실성 반영 ‘트럼프헤지’등장

    경제규모에 비해 원화의 국제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다. 가벼운 탓에 쉽게 외부 변수에도, 내부 변화에도 쉽게 큰 움직임을 보인다. 트럼프가 시도하는 새로운 질서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올해는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환경이다. 환율변동폭을 넓게 설정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예측 보다는 대응이 중요한 한해다. 최근 ‘트럼프 헤지(Trump hedge)’라는 용어가 새롭게 사용되고 있다.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가져올 위험을 회피하는 전략이다. 원화가 약해질 것 같으면 달러를 매수하고, 달러가 약해질 것 같으면 금 등 안전자산을 매수하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변동성 확대는 위험이 커진다는 뜻이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그만큼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뜻도 된다.


    베타뉴스 구재석 기자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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