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들 “학생 지도교수 선택권 박탈했다” 대학본부에 진정서 제출

주임교수 “대학원 운영지침에 의거, 대학원교수회에서 결정된 규정”

전남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논문제출 관련 내규문제로 교수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정치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A씨에 따르면 논문 프로포절 하루 전 학과 주임교수가 작년에 자신이 도장까지 찍어서 본부 대학원에 제출한 논문계획서상의 논문제목과 지도교수 전공이 불일치하다는 이유로 논문 프로포절을 진행하지 않아 박사논문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A씨가 항의를 하자 주임교수는 “조교에게 도장만 찍어주라고 위임한 것이며, 위임한 당시 논문제목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지도교수를 바꾸든지, 논문제목을 바꾸지 않으면 논문프로포절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14년에 개정된 동 대학원 내규에 따르면 교수회의를 통하여 논문제목과 지도교수 전공이 불일치하는 경우 학과회의를 통해 지도교수을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외교학과 B교수는 “학생의 지도교수 선택권을 정면으로 박탈하는 규정이며, 전공불일치에 대해서도 교수에 따라 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를 학과회의를 통한 다수결에 의해 결정한다는 것은 고도의 자유와 자치가 요구되는 대학에서 있을 수 없는 만행이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신문방송학과.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부산대 정치외교학과에 확인해 본 바 지도교수 선택은 학생 고유의 권한이며 논문제목의 선정도 지도교수와 학생이 결정하는 문제이지 학과교수회의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이들 대학들은 박사논문 제출 전단계로서 논문 프로포절 보다도 연구재단이나 일반학술지에 논문을 1편 이상 게재하는 조건을 더 중시하고 있었다. 경북대학교는 박사논문 제출에 어떠한 제한규정도 없었고, 부산대 정치외교학과가 연구재단 등재지 논문 1편, 전북대 정치외교학과가 2편을 요구하고 있었다.

논문 프로포절을 진행하지 못해 논문을 쓰지 못하고 있는 A학생은 학과 주임교수에게 몇차례에 걸쳐 억울하다는 항의를 했고, 도장을 찍어주었던 전 주임교수와 최근 새로 부임한 현 주임교수에게 논문제목을 수정하든지, 지도교수를 변경하라는 말만하고 있을 뿐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다.

A학생은 현재 대학본부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동 대학원 학생들도 이의 부당성에 대해 대학본부와 학과에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또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수료생들은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및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학생 C는 "정치학과 대학원 프로포절이 학생의 논문작성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보다는 갈등 있는 상대교수에 대한 공격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상황이며, 논문프로포절 과정에 인격적 모멸감을 받을 우려가 있어 당분간 논문을 쓸 계획이 없다"고 하면서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정치학과 논문 프로포절 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 “만약 폐지될 수 없다면 지도교수가 중심이 되어 학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포절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동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D는 “지방대학 대학원 입학생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 우리학과 교수들이 제정신인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어차피 박사논문의 경우 5명의 심사위원이 논문에 대해 책임지는 마당에 왜 프로포절을 통해서 학생들의 논문참여 기회를 박탈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임교수 E모씨는 “전남대 대학원 지도교수 운영지침 5조4항에 의거, 1999년 정외과 지도교수 협의회에서 결정했고, 2001년7월 대학원교수회에서도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방계홍 기자 (chunsapa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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