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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산시 기장군 정관신도시에 노상 공영주차장이 없는 까닭은?


  • 정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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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4-24 17:20:38

    2008년 4필지 선정됐지만 민간에 '매각'

    [부산 베타뉴스 = 정하균 기자] 정관신도시는 1998년 3월16일 부산시와 주택공사(현 한국주택토지공사)가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 2003년 4월25일 조성 공사를 착공해 2007년 11월9일 공사가 준공됐으며 2008년 9월30일 사업이 완료됐다. 신도시 지구는 공동 주택과 단독 주택, 상업지, 준주거지. 근린 생활, 주차장 용지 등으로 구획돼 개발됐다.

    신도시는 기존 도시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 부진 지역을 신시가지로 개발함으로써 성장 효과를 유도하고 기성 시가지를 중심으로 한 도시 인구의 집중 완화, 교육·산업 등의 육성과 같은 특수 목적으로 개발이 이뤄진다.

    하지만 정관신도시엔 노상 공영주차장이 하나도 없다.

    ▲ 정관신도시 토지이용계획도 © 부산시

    그렇다면 이러한 신도시가 조성될 때 공영주차장 하나 들어서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10년전인 2008년 말 당시 신도시 사업이 완료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타뉴스가 단독 입수한 '정관신도시 토지이용계획도(주차장 용지)'를 살펴보면 좌광천(파란색)을 사이에 두고 공공주택용지, 상업용지, 근린생활시설용지 등이 들어서 있다. 중심 상업지역(빨간색)을 중심으로 주차장 부지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문제는 2008년 정관신도시가 조성 완료될 당시 정관신도시 교통문화 토지이용계획에 따르면 총 10필지(부산시 4필지, 주공 6필지)가 공영주차장 부지로 선정됐지만 모두 민간에 매각된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취재진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수소문 끝에 이 부지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얻은 토지대장을 입수했다. 토지대장을 분석한 결과, 부산시가 민간에 매각한 4필지에 대해 무슨 이유에선지 급하게 소유권이 이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관읍 매학리 715-1번지는 2008년 12월10일 부산시 소유에서 약 한 달이 지난 2009년 1월9일 00종합건설(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시 민간에 매각하는 과정에선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주차장법 제20조 "국유재산·공유재산 처분제한" 묵살

    주차장용지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설결정을 하게끔 돼 있다. 즉 정관신도시의 경우 상업지역의 인접한 곳에 공공복리 및 주민편의를 위해 공영주차장을 조성해야 하는 것이다.

    주차장법 제20조와 21조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토지로서 노외주차장 설치계획에 따라 노외주차장을 설치하는 데에 필요한 토지는 다른 목적으로 매각하거나 양도할 수 없으며, 관계 행정청은 노외주차장의 설치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노외주차장의 설치를 촉진하기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대통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노외주차장의 설치에 관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최소 10년후 주차수요 대비 교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6%에 해당면적을 미리 확보해서 도로주차가 아닌 노외주차장을 설치해야 하는 게 정상"이라면서 "주차장용지는 신도시 주민이 입주하므로 중심상업지역이 활성화되고 지역경제 시너지효과에 한몫을 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정관신도시에 5년전 이사온 류아무개씨(73)는 "주차장법 제20조에도 나와 있듯이, 이 법을 위배한 매각은 대단히 부당한 이분법 행정"이라며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당국을 맹비난했다. 결국 이러한 당국의 무책임한 행정으로 지금의 주차대란이 일어난 셈이다. 그러면서 "노상 주차장 하나 없이 축제행사가 많아 행사 날마다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공분했다.

    더 큰 문제는 정관신도시에는 정관일반산업단지가 2001년 착공, 2007년 준공돼 입주기업체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소유차량이 공단내 도로변에 주차돼 있어 차량통행의 불편함을 끼치고 있다. 기업체 원자재 반입 및 대형차량으로 완제품 출고 시 운행의 불편함이 크다는 게 이들 공단 직원들의 전언이다.

    경기도에서 한 섬유회사에 남품을 오는 김규영씨(45)는 "매번 올때마다 주차하기가 어렵다. 어떻게 신도시를 조성할 때 공영주차장 하나 조성이 안된 것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면서 "이 지역에 하루빨리 공영주차장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정하균 기자 (a1776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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