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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막장 또 없습니다", 불공정거래 최고봉 현대글로비스


  •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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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10-19 17:41:46

    [베타뉴스/경제=김혜경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조직적으로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매출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같은 행위가 일감 몰아주기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내부거래 줄이기 일환이라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해당 사건은 현대글로비스 내부 직원의 단순 부정이 아니라 회사가 적극적으로 거래구조를 만들고 그 구조를 통해 허위세금계산서 발행을 주도한 것”이라면서 강하게 질타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폐플라스틱을 매입·매출하는 과정에서 340억원의 허위계산서를 발행한 혐의로 올해 7월 경찰에 입건된 바 있다.

    또 2014년 4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중고 자동차를 해외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로 현대글로비스 이사와 법인을 불구속기소한 바 있다.

    글로비스의 재생플라스틱 거래규모는 2011년 23억원으로 시작해 지난 6년간 총1089억원으로 늘었다. 회사 측은 세금계산서와 거래명세서 등 모든 거래 증빙이 있으므로 허위세금계산서 발행이 아닌 담당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심 의원이 글로비스와 거래한 업체를 확인한 결과 사무실의 실체가 없는 유령 회사에 가까웠고, 거래 관계에서 폐플라스틱의 실물이 발견되지 않았다. 물량 이동 없이 계산서만 이동됐다는 것이다.

    심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도대체 어떤 직원이 1000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범죄를 단독으로 저지르냐”면서 “해당 사업자를 인터뷰한 결과, 관련업체 사장으로부터 ‘대기업에서 써달라니까 물건을 받지 않고 인수증을 써줬다’는 증언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김형호 현대글로비스 부사장은 “회사 측에서 거래하는 매입·매출업자는 직접 창구를 가진 경우도 있지만 집하하는 곳을 창구로 쓰기도 한다”면서 “허위거래 계산서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심 의원은 “그러니까 물건은 없고 거래서만 왔다갔다 한 셈”이라면서 “지배구조를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내부거래 규제강화에 대비하거나 비자금을 형성하는 데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을 악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사장은 “현재 폐플라스틱 사업은 규모가 작아 내부거래 비중 줄이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심 의원은 “허위 거래계산서 발행을 통한 거래 구조가 한 개가 아닌 여러 개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반박했다. 실제 글로비스의 내부거래는 2013년 75%에서 지난해 67%로 크게 하락했다.

    심 의원은 “대한민국 대기업이 어떻게 실체 없는 이른바 ‘막장 거래’로 매출을 부풀리고 있는지 개탄스럽다”면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글로비스 김형호 부사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질의한 현대글로비스의 폐플라스틱 거래 흐름도와 관련해 답변하고 있다.


    베타뉴스 김혜경 (hkmind900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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