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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미래엔 와이즈베리, ‘라이프 프로젝트’ 출간


  • 이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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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5-22 12:01:46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흙수저’, ‘금수저’ 라는 신조어가 일상이 된 현실 속, 과연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미래엔 와이즈베리가 상실감에 빠진 우리에게 70년간의 인간 연구 성과를 집약, 해답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라이프 프로젝트’를 출간한다.

    이 책은 저자가 6년간 ‘라이프 프로젝트’에 관해 연구∙조사한 결과를 집약한 추적 리포트에 가깝다. ‘라이프 프로젝트’는 7만 여명의 아이들을 70년간 추적 연구한 지상 최대 인간 연구 프로젝트의 이름이다. 수만 명에 이르는 아이들의 출생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신상 변화부터 성적, 직업과 소득 등 생애 전반의 모든 정보를 관찰∙기록한 가장 오래된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 밝혀진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인생 초기의 몇 년이 나머지 인생을 크게 좌우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 계층의 영향은 압도적이다.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은 저소득층보다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할 가능성이 컸고, 좋은 성적과 직업을 얻는 확률이 높았다. 세대가 거듭할 수록 소득, 교육 등 다방면에서 계층 간 불평등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지금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에서도 이 문제는 줄곧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이 책에서 저자는 불리한 조건임에도 이를 극복해 낸 보통 사람들의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를 들려준다. 그 성공의 뒤편에는 화목한 가정, 열성적인 부모와 학교,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 실제 프로젝트 연구자들 역시 ‘인생은 유연하고 가변적이기에 우리의 의지로 삶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라이프 프로젝트’의 연구성과는 비단 계층 간 불평등을 밝혀낸 것에 그치지 않는다. 임신과 출산, 교육에서부터 비만과 흡연의 폐해, 환경오염의 영향, 모유수유의 효과성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삶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제적인 정책변화를 야기했다. 엄마들이 임신 중 생선을 먹고 흡연을 하지 않는 것도, 임산부 케어와 출산 휴가 등 정책도 모두 이 연구의 산물이다. 우리 모두가 라이프 프로젝트 연구의 수혜자인 것이다.

    어떤 세대에서도 사회의 불평등은 존재해 왔고, 우리는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해 왔다. 저자 헬렌 피어슨은 이 책을 통해 현대 사회과학의 역사와 이 방대한 연구를 근거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빈부 격차가 만들어 낸 계급의 고착화를 사회적 책임과 공동연대를 통해 최소화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어, 책의 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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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타뉴스 이직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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