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직 LG맨이 말하는, '화학적 결합' 이끄는 700만명의 실체


  • 김세헌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7-07-26 08:19:06

    국내에는 공식적으로 약 300만명, 비공식적으로는 약 700만명의 ‘특별한 존재’가 있다고 한다.

    이들은 리더처럼 직책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의사결정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팔로워처럼 다수는 아니지만 조직의 근본을 이루는 골격과 허리가 되는 사람들로, 이른바 ‘링커(Linker)’로 불린다.

    ‘링커’는 아직까지 생소한 단어이고, 링커 본인들 역시 그 개념과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분명히 기업과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고 리더와 팔로워의 사이에서 그 어느 누구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링커란 말 그대로 ‘링크(Link)’하는 ‘사람(-er)’을 말한다. ‘무언가 두 개 이상의 물질이나 현상, 조직을 하나로 묶거나 결합시키는(link)’ 작용을 하는 것, 혹은 사람‘(∼er)’이란 사전적 의미처럼, 오랜 기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리더와 팔로워를 끈끈하게 이어주며 조직을 지탱해온 존재다.

    이들은 대개 ‘중간관리자’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며 존재해왔지만 그렇게만 규정짓기에는 그 역할과 중요성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

    리더처럼 모두가 다 특정한 직책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리더 못지않은 의사결정 영향력을 지니고 있고, 팔로워처럼 다수는 아니지만 조직의 근본을 이루는 골격이 되고 허리가 되어주는, 조직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계층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리더도, 팔로워도 아닌 다른 사람들’, 그들이 바로 ‘링커’다.

    신간 <링커십>은 ‘왜 인간은 본능적으로 리더와 리더십에 천착하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저자 신인철은 잉글랜드의 캔터베리(Canterbury) 지역을 배경으로 2000년 전 만화 ‘아스테릭스’의 주인공들인 켈트족이 골칫거리 여우떼를 몰아내기 위해 그들의 리더를 뽑는 과정과 1381년 영국 왕 리처드 2세의 폭정을 거부하며 일어난 ‘와트 타일러의 난’, 2000년대 초 켄트대학교에서 있었던 한 실험을 차례로 보여준다.

    그러면서 같은 공간에서 2000년이란 시간을 두고 벌어진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왜 사람들은 끊임없이 리더를 뽑고 그에게 의지하는지 의문을 던진다.

    리더와 리더십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성과와 책임을 묻는 전통적인 방식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리더십의 상대되는 개념 혹은 ‘리더를 만드는 힘’이라고도 불렸던 ‘팔로워십’으로 이어진다.

    팔로워십은 리더에게만 부여했던 과도한 책임과 권한을 나눠가지며 각광을 받았지만, 오래지 않아 그 한계에 봉착한다. 리더와 팔로워, 리더십과 팔로워십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시대가 너무도 복잡해진 것이다.

    리더도 아니고 팔로워도 아닌 사람들, 과거에는 그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했던 ‘다른 그들’의 존재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리더나 팔로워와 달리 링커에 대해서는 조직적이고도 논리적인 인식이나 공감대가 아직 확고하게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조직에서 누가 링커인지’, ‘회사에서 어떤 직급부터 어떤 직급까지가 링커인지’, ‘링커와 팔로워 혹은 링커와 리더 사이의 경계는 어디인지’ 등에 대한 확실한 이론이나 학문적인 연구결 과도 마련돼 있지 않다.

    다만 기업조직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리 고참에서 차장 정도까지가 이에 해당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대한민국에는 약 300만명 이상의 링커들이 존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대상을 공공관청과 교육기관, 민간단체, 사회적 협의체나 일정 규모 이상의 단체로까지 확장하면 그 수는 550만 명에서 700만명까지로 늘어난다.

    사회와 기업, 조직이 이들의 존재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뛰어난 링커를 위해 힘을 쏟는다면 상상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유사한 직위, 직급, 직책, 연령, 경력, 업무능력을 보유한 링커 99명과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LG생명과학 등 기업에서 채용, 육성, 평가 및 조직설계 등 HR업무 전반을 경험한 저자는 현재 LG화학으로 자리를 옮겨 정도경영의 정착을 위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경영학과 문화, 예술, 여행, 미식 등 다양한 분야를 통섭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콘텐츠 프로바이더(Contents Provider) 그룹 '낭만공작소'의 대표를 맡고 있는 등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


    베타뉴스 김세헌 (betterman89@gmail.com)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724238?rebuild=on